• ㅡ 이재명 후보의 ‘노동’ 답변, 어디까지?
등록일 : 20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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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제조업·노동위기, 대선 후보는 어떻게 답했나?

 

2025년 5월 15일~23일, 「양대노총 제조연대」가 국내 제조업 공급망과 일자리 위기에 대한 정책질의서를 21대 대선 주요 후보들에게 보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등 제조업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의 연대체가 직접 후보자들에게 산업정책, 노동시장정책, 노사관계 정책 등 4개 영역 13개 항목에 대해 찬반 및 구체적 입장을 물은 것이다.

 

이번 질의서에 답변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민주노동당 권영국 두 명뿐이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아예 회신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질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가운데 차기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재명 후보의 답변에 노동계와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어떤 정책에는 명확한 찬성을, 어떤 쟁점에는 소극적이거나 유보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본 해설 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응답 내용을 중심으로 각 정책 영역별 해설과 의미, 한계,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1. 산업정책·노동시장정책 수립 과정에 노동조합 참여:  민주당은 왜 ‘소극적’?

 

① 정책 수립·집행·평가 과정에 산별노조 참여 제도화
-이재명 후보 입장: 반대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양대노총 제조연대는 “산업정책이나 노동시장정책 수립·집행·평가 과정에 유관 산별노조·연맹의 참여를 법률 또는 시행령으로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산별노조 대등 참여 모델’을 본뜬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산업발전법, 산업전환고용안정법 등은 산업진흥법으로, 산별노조·연맹의 참여 규정은 법체계상 맞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존의 정책협의 구조(탄소중립위원회,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내에서 노동계 참여 확대는 찬성하지만, 제도적·법적 참여 보장에는 소극적이다.

 

② 기존 협의구조 내 노동계 참여 확대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탄소중립위원회, 고용노동부 관련 각종 위원회에 노사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며, 기존 협의기구의 노동계 참여 강화에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기존 제도의 보완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노조의 ‘실질적’ 정책결정 참여라는 노동계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③ 비제도적 산업·업종별 협의구조 마련
- 이재명 후보 입장: 기타(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 활용)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노정협의, 업종별 노사정포럼 등 비제도적 협의구조 마련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 활성화에 찬성”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노사정 대등 참여’ ‘노정교섭’ ‘초기업교섭 활성화’ 등과는 거리가 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의견수렴 구색 맞추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설] 이재명 후보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실질적 참여를 제도화하는 데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기업의 경영자율성’ ‘법체계상 한계’ 등을 이유로 들지만, 실제로는 재계와 보수언론의 반발,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노동계의 ‘정책결정 동등 참여’ 요구는 사실상 어렵다는 뜻이다.

 

권영국 후보.jpg
권영국 후보

 

2. 제조업 공급망·일자리 보호 정책: ‘공감’과 ‘실행’ 사이

 

① 국내 생산기반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연계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공급망 안정화 정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연계”에 찬성을 표시했다. 특히 “중간재 수급 촉진을 위한 기업 지원 정책 강화, 고용 창출과 연계해 설계”라는 요구에 동의했다. 이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프랑스 산업 르네상스 정책 등 해외 사례와 같은 방향이다.

 

② 공정한 원하청 질서 확립, 불공정거래 근절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원하청 위수탁관계에서의 불공정행위 근절과 피해구제지원 강화”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 중임을 강조했다. 또한 “납품대금 연동 대상에 에너지요금 등 경비를 포함하는 정책을 총선공약에도 반영했고,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 발의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③ 공급망 실사제도(하청 인권·환경 보호)
- 이재명 후보 입장: 기타(검토 및 업계 논의 필요)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EU의 공급망 실사법(CSDDD)처럼, 기업이 하청기업의 인권·환경 보호까지 책임지는 제도 도입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노동 등의 사례를 참조하여 공급망 실사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가 우선”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중소기업 부담, 대외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해설]  이재명 후보의 제조업·공급망 정책 답변은 “실질적 일자리 창출”과 “공정경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실사 등 국제적 기준 강화에 있어서는 경제계와의 조율,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 등 점진적 접근을 택했다. 노동계의 “노동자 참여 보장” “하청노동자 권리 보장” 등 요구와는 뚜렷한 온도차가 있다. 

 

3. 인구구조 위기 대응 노동시장 정책: ‘질 좋은 일자리’에 방점

 

① 청년·고령·여성 대상 고용장려금 확대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청년, 고령, 여성 등 소외계층의 고용률 제고를 위한 채용 장려형 고용장려금 정책 강화”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실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고용장려금 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② 정년 연장 및 국민연금 수급 연계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국민연금 수급과 연동해 소득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정년 조정(고령자고용법 개정)”에 찬성하며, 당내 ‘정년연장 TF’에서 노사 및 청년 이해당사자들과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 논의는 고령화 시대의 핵심 과제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협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해설]  이재명 후보의 인구구조 대응 정책은 ‘일자리의 양’보다 ‘질’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청년·여성·고령자 등 취약계층 고용 확대, 정년 연장 논의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제라는 이유로 민주당이 집권한 후 점진적 추진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 창출” “노인 빈곤율 해소” 등 구체적 실행계획을 주문하고 있다.

 

4. 국제노동기준 부합 노사관계 정책: ‘노동조합 권리’에 대한 유보적 태도

 

① 노조 회계공시제도 폐기
- 이재명 후보 입장: 기타(재검토)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윤석열 정부의 노조 회계공시 제도(조합비 세액공제 조건 등)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모범에 위임없이 시행령을 통해 강제한 반노동적 행정명령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정권의 대표적인 노동탄압 정책에 대해서조차 즉각 폐기를 약속하지는 않고, ‘재검토’라는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② 근로시간면제제도(일명: 타임오프제도) 상시 감독 중단 및 노사자율 원칙
- 이재명 후보 입장: 기타(노사자율 원칙 동의, 실효적 방안 마련)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노사자율 원칙에 동의하나, 현행 법질서가 실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즉,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구체적 실행계획은 밝히지 않은 모호한 답변이다.

 

③ 방위산업체 노동자 쟁의권 보장
- 이재명 후보 입장: 기타(적용 실태 및 적용여부 검토 후 판단)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헌법 및 노동조합법상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쟁의권 제한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적용 실태 및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 후 판단”이라는 유보적 답변을 내놓았다.

 

④ 노조법 2·3조 개정(국제노동기준 부합)
- 이재명 후보 입장: 찬성
- 권영국 후보 입장: 찬성

 

이재명 후보는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노조법 2·3조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권하에서 민주당이 두 번씩이나 법률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표면상 반대할 명분이 없었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국회에서 통과될 때 또 얼마나 ‘야당과의 협의’를 명분으로 본래의 취지를 왜곡시킬지 모를 일이다.

 

5. 총평ㅡ‘협의’에는 찬성, ‘법 제정’에는 확답 피해

 

이재명 후보는 제조업 공급망·일자리 보호, 고용 창출, 공정경제 등 주요 정책에는 전향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노동계가 정작 요구하는 ‘노동 3권 강화’ ‘노조 탄압 행정명령 폐기’ ,노동조합의 정책결정 참여 제도화 등 쟁점에는 신중하고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대선에서 표를 의식해 민주당이 ‘친노동’ 이미지를 유지하되, 재계·중도층 반발을 감안한 ‘눈치 보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노동계는 “노동자 참여 보장, 실질적 권리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의 노선은 사회적 합의와 점진적 개혁에만 방점이 찍혀 있다.

 

양대 노총 관계자는 “후보자의 답변 이행 여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도 공약 이행을 강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 민주당에 대해서 어떻게 강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같은 설문 내용을 조합원에게 널리 알리고, 의식화에 활용함으로써 실질적인 강제력을 형성하지 않는한, 단지 말과 종이 상의 협약만으로는 민주당의 변심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다.


별첨_양대노총_제조연대_정책질의_답변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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