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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확대하고,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 무인 소해전력 등을 추가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아덴만 중심의 대해적 작전에서 벗어나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에 한국군을 끌어들이려는 위험천만한 결정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해적 활동 증가에 대한 대응, 국제 해상교통로의 항행 자유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전쟁에 관여하지 않고 한국군의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면서 왜 전쟁의 한복판을 향해 군사자산을 확대 투입하는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결이 벌어지는 지역에 한국 군함과 초계기, 소해전력을 전개하는 것이 어떻게 전쟁 불관여인가?
이번 조치는 국민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에 한국군을 동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기존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설정되는 작전구역의 끝인 오만 두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직선거리는 약 650㎞에 불과하다.
이번 조치는 결코 단순한 작전구역 조정이 아니다. P-8A 해상초계기와 EOD팀 30명, 초계기 운용인력 등 75명을 추가 파견하고 무인잠수정(UUV), 무인수상정(USV), 수중무인탐사기(ROV) 등 소해전력까지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파견 인원도 기존 320명 이내에서 약 395명으로 늘어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 파견 연장안에 기존 임무 외에 ‘국제 해상교통로 상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을 추가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종식되거나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등 이른바 ‘허용적 환경’이 조성되고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뢰 제거 작전 등에 참여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의 기뢰 제거와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의 군사적 정찰·초계·해상작전 지원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작전구역을 분쟁지역 가까이 확대하고 군사자산을 사전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향후 군사적 개입을 준비하는 행위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장난으로 전쟁의 위험을 피할 수는 없다. 한국군의 군사적 활동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전략과 연계되는 순간, 우리 군함과 장병, 우리 선박과 해외 국민은 보복과 공격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청해부대는 이미 미국 주도의 연합군 작전체계와 연결되어 있다. 2009년 파병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해군사령부(CMF·Combined Maritime Forces)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CMF 예하에는 아덴만과 소말리아 인근 해역의 대해적 작전을 담당하는 연합기동부대 CTF-151이 편성되어 있으며, 청해부대는 이 부대와 연계된 다국적 연합작전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작전구역 확대와 추가 전력 배치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작전과 무관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누가 믿겠는가? 한국군의 군사적 활동이 미국의 군사전략과 연결될수록 이란의 보복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한국 선박의 안전 위협과 중동 지역 우리 기업 및 교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 군함과 장병 역시 군사적 충돌의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원유 수송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 해상보험료 상승,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한국 경제가 입을 피해도 막대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을 전쟁의 위험 속으로 밀어 넣고 경제적 재앙까지 자초하려는 것인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군사적 대결의 확대가 아니라 안정적인 해상교통로의 확보와 외교적 긴장 완화다. 미국의 군사전략에 맹목적으로 편승해 분쟁지역에 군사자산을 투입하는 것은 경제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를 키우는 무책임한 선택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정은 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외교적 협상과 국제적 협력을 통해 보장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적 요구와 동맹국의 압력에 굴복해 우리의 군사적 활동 범위를 결정하는 굴종적인 외교를 중단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방법도 군사적 개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교적 중재와 긴장 완화 노력, 인도적 지원, 해상 안전을 위한 비전투적 협력 등 평화적 수단을 우선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생명을 위협하고,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며, 국가 안보마저 위태롭게 하는 정부의 중동 꼼수 파병 방침을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엄중히 요구한다.
–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와 추가 군사자산 파견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과 미국 주도의 항행의 자유 작전 불참 원칙을 명확히 천명하라!
–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완화와 해상교통로 안전을 위한 외교적·평화적 협력에 적극 나서라!
– 국회는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와 추가 전력 파견, 미국 주도 연합작전과의 연계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고 위험천만한 임무 확대를 단호히 저지하라!
2026년 11월 5일
자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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