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규서 51일·함계남 64일째 농성…민주노총 총연맹 위원장 후보들에게 문제해결 요구
등록일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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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연맹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외벽에
양규서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의 고공농성 포타렛지와 밧줄이 설치돼 있다. 

 

민주노총 건물 외벽과 입구 앞 천막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양규서 조직국장이 총연맹이 입주한 경향신문 사옥 외벽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시작되었다. 이 건물 앞에서는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해고자 함계남씨가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양 씨의 고공농성은 9월 6일, 함 씨의 천막농성은 8월 24일 시작됐다. 10월 26일 기준 고공농성 51일, 천막농성 64일째다. 두 사람은 각각 17일과 20일 단식을 마쳤지만 농성은 중단하지 않았다.

 

농성 장소는 민주노총 총연맹이 입주한 정동 경향신문 건물이다. 민주노총·한국노총 사회적해고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추위가 다가오면서 방수포와 이불이 바람에 날리는 등 농성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고와 징계, 엇갈리는 양측 주장

 

함계남 씨는 9월 7일 입장문에서 "한 사람은 천막에서 단식으로, 한 사람은 고공에서 목숨을 걸고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 씨는 노조 내부의 직장 내 괴롭힘을 문제 삼은 뒤 해고되었으며, 양 씨는 관련 문제를 제기한 뒤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함 씨는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가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쪼개 운영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함 씨 측은 해고 경위 규명과 보복성 징계 철회,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다. 고 방영환 열사와 관련한 징계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답변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징계 사주 의혹은 함 씨 측이 제기한 주장으로,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함 씨 측 대리인인 이민석 변호사는 임금대장이 작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자료를 노동청과 법원에 제출한 것은 정당한 권리 구제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조 활동가라는 지위와 노동자라는 지위는 구분해야 하며, 증거 제출을 이유로 한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9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함 씨 측 주장에 반박했다.

 

지부는 함 씨가 2019년부터 4년간 총 2,047시간의 시간외수당을 요구했으며, 이 가운데 업무와 무관한 개인 일정과 자발적인 뒤풀이 시간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위원회 회의록 등 내부 자료를 노동청과 검찰, 법원에 제출한 행위도 노조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지부는 업무 조정과 휴가 등 함 씨의 여러 요구를 받아들였고 시간외수당 일부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법원 판단에서도 함 씨의 요구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해고가 5인 미만 사업장 규정 때문이라는 함 씨 측 주장과 달리, 지부는 그러한 이유로 해고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부는 입장문에서 함 씨 부부에게 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임금체불과 해고 사유, 내부 자료 제출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함 씨 측은 지부가 임금대장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총연맹과 공공운수노조 중앙 차원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임원선거, 후보들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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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직선 5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농성은 민주노총 제12기 지도부 선거와 맞물려 있다. 새 지도부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기호 1번 엄길용·이승현·박옥주, 기호 2번 양경수·정재범·엄미경, 기호 3번 김민영·문화현·안지섭, 기호 4번 최준식·최희선·황우찬 후보조가 등록을 마쳤다. 조합원 약 97만 명이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투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각 후보조는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 임하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기간을 노동자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으로 선포한다"는 구호도 내걸었다.

 

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다. 양경수 후보는 당선되면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어 복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준식 후보는 산별노조 등 기반 조직의 논의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엄길용 후보는 사회적 대화에 반대하며 의제별·사안별 교섭을 주장했고, 김민영 후보는 경사노위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과 교섭 전략을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조직 내부에서 제기된 해고와 징계 문제 역시 차기 지도부가 외면하기 어려운 과제다.

 

민주노조  내부 상근자의 해고와 징계 문제를 둘러싼 벼랑끝 투쟁은 한국 노동운동의 현주소와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 본질은 제국주의 단계로 발전한 남한 독점자본주의가 베푸는 한줌 떡고물을 어떻게 나눠먹을 것인가를 두고 아귀다툼하는 개량주의·조합주의 정파운동이다. 

 

그리고 이를 마치 "노동자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거나, 말로는 이 노선을 비판하면서도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본질적 혁명운동을 가로막는 체제안전판 조합주의 운동을 좌파라고 주장하는 자기모순적 노동운동이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 있었던 전 전교조 조합원 고재성 씨는 대책위 참가자들이 민주노총 총연맹이 입주한 건물 입구에서부터 제지당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후보들이 건물을 나서자 대책위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했지만, 후보들은 별다른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났다는 게 고 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 민주노총 측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농성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천막 앞에는 "민주노총 선거 입후보자들은 양규서·함계남 조합원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놓여 있다. 하단에는 대책위 명의가 표시되어 있다. 현수막에는 "부당해고 부당징계 긴급구제·원직복직!"이라는 요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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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원들이 기자회견이 있는 시간에 건물 밖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양경수·엄길용은 양규서·함계남 문제 해결하라!",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대책위는 '두 사람이 요구하는 것은 특정인의 처벌이 아니라 독립적인 조사와 일터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노동자의 권리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 조직 내부에서 제기된 해고와 징계 문제에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민주노총 지도부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요구할 계획이다.  농성장 앞은 지나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민주노총 이 두 조합원의 징계와 해고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말한다. 이 요구에 민주노총 총연맹과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후보자들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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