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함계남(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해고자)
등록일 :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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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게시된 공공운수노조 산별투쟁 웹자보


해고가 되고 나서부터 주변의 많은 친구와 선·후배들로부터 걱정과 지지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운영하고 노동인권 강의, 성희롱 예방 강의, 파산법 제도강좌, 노동조합 활동 등을 하면서 주로 제가 했던 역할이었는데 입장이 바뀌다 보니 아직 익숙하지 않아 미안한 마음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곱씹다가 2023년도 6월 23일 공공운수노조 자유게시판에 절실한 마음으로 올렸던 글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 의료연대 서울지부 노동조합에서 권고사직에 해고라니요? 조합원의 응원과 함께 투쟁을 시작합니다.”

 

너무 긴 이야기고 너무 힘든 이야기입니다.

원치 않는 투쟁이고, 하고 싶지 않은 투쟁입니다.

노동조합을 상대로 투쟁하게 된 지금 저 또한 많이 힘이 듭니다.

 

대구에서 근무하는 배우자(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 조직국장 양규서)도

"폐쇄공간에서의 불안과 빈맥, 숨막힘 등으로

5월 11일부터 서울 녹색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검진을 받고

5월 22일부터 공황장애로 치료 중입니다.

공황장애로 전철과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였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 한 일입니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저는 미안함과 무서움에 피눈물이 흐릅니다.

 

이 모습을 본 아이는 집이 풍비박산 나겠다며

매일매일을 불안해하며 노동조합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퇴근하는 저에게 해결되었느냐고 묻고 또 묻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는 어느 공간에서든 지켜져야 하고

지켜지지 않을 때는 투쟁해야 한다고 교육했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저 또한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에서 자부심을 가지며 일해왔던 것처럼,

다시 희망과 즐거움을 가지고 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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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 서울지부에서 함계남의 휴직 등을  받기위해 2023.7.11~8.25(46일간) 공공운수노조 옥탑에서 고공농성을 하였다.

 

이렇게 제가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던 것은, 도저히 의료연대 서울지부에서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으로서 서울대병원 분회에 영향력도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원장 현장조직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그때는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회복 할 시간을 가져야 살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에, 당시 제가 호소할 수 있는 절실한 통로는 서울대병원의 소속 위원장 뿐이었습니다. 

 

많은 경우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생존의 법칙은  “돈과 권력, 조직과 명예” 쪽으로 갈아타야 떵떵거릴수 있음을 알지만 ,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것들을 비켜설  것이고, 적어도 노동조합에서 해고까지 강행하는 염치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직장과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해고되어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대학 동아리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알지 못하는 지구촌 반대편의 친구'들도 돕는데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 이후 연락한번 하지 않은 저에게 도움이라니....미안해서 안되지....친구들은 말했습니다.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 계남이가 살아온 인생에 경의와 존경을 보내고 싶다. 
아무나 못 하는, 이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고 해왔다고.... 
학창 시절 가졌던 신념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대단해. 
잘 살아왔어. 계남아. 

잘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마음을 모은 것 같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주길 바란다. 
대학 때 동아리 방에서 항상 씩씩했던 계남이를 늘 기억하고 싶다, 화이팅~~

 

일상 생활에서 그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는데 ~~~~ 단지 20대 학생 시절 알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잘 이겨내라고 지지와 격려를 전해준 친구들이 고마움을 넘어 존경스러웠습니다.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패권과 분열 분파로 서로 갈라치고 찍어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말입니다.

 

저는 몸이 건강한 사람이었습니다. 2019년 서울대병원 정규직 전환 투쟁과 서울대병원 임대로 운영하는 직원 식당 임단협 체결 투쟁을 전개하면서 몸과 정신이 아프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아프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터치 만해도 먼지가 되어버릴 것 같은 번/아/웃’의 상태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저 또한 '뭐 그 정도까지' 라고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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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이 상황을 잘 아는 2021년 지부장이었고 현 의료연대본부장은 ‘건강할 때만큼 일하지 못할까 봐’ 그만두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프면 회복할 시간을 가지면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서울대병원에 일하는 노동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에서 근무하는 저에게도 주어져야 합니다.  

 

지금은 조직의 권력 안에 있기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윤석열이 국민에게  대통령에서 쫓겨났듯 ‘올바르지 못한 사유화 된 권력’은 영원할 수 없으며 초라한 것입니다.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에서 일할 권리이며, 이는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을 보장해야 할 권리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은 1991년부터 ILO에 가입하여 이러한 권리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의료연대 서울지부의 원청(!)입니다. 
서울대병원 사업장에서 정규직 전환 담당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노동조합 상근 활동을 결심한 것은 민주노총 사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정규직 전환 투쟁을 하면서도 연대 투쟁을 조합원들과 함께 참여했던 것은 사업장을 넘어 민주노총이 법 사각에 있는 노동자들의 불평등과 불합리, 불공정을 바꿔내기 위해 노동계급의 맨 앞에서 투쟁하는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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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8  의료연대 직장 내 괴롭힘 대책위가 민주노총앞에서 기자회견 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직장내 괴롭힘과 해고라는 문제가 발생했고, 그러자 공공운수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지부와 별개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본가들이 원청을 감추기 위해 ‘다단계 하청구조’를 만드는 것처럼.....노동조합인데도 선을 긋고 은폐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것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인데 그냥 '서울지부'라고만 한다고 그리 되는 것입니까? "다단계 악덕 사업주 비판하면서 '노조 내 채용간부 해고'  '5인미만 법적용 제외'라고 별개라고 선을 그으면서, 밖으로 '단결 투쟁'하자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면 정말로 그리 될 수 있는 것입니까? 

 

공공운수노조는 심지어 "해결할 수도 없는 의료연대 서울지부 사건으로 공공운수노조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했다고 양규서 국장은 10개월 징계"를 받았으며, 또 "고 방영환 열사는 고공농성을 지원했다고 공공운수노조의 ‘징계 사주’를 받고 택시 지부 운영위에서 징계위가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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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이후 두번의 징계, 10개월 정직을 받은 양규서(함계남 배우자) 공공운수 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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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의 ‘징계사주’에 의해 택시지부 운영위에서도 징계위가 구성되었으며, 생전 방영환 열사(고공농성 지원팀장) 페이스북내용

 

저는 의료연대 서울지부에서 분회 담당 외에 연대 사업과 상급 단위와 소통업무를 하며,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투쟁 시 각 분회와 조합원 참여를 독려하였습니다. 그런데 서울지부와 공공운수노조가 별개라고 하니.....

 

갈수록 자본가들도 ‘다단계 하청 구조’로 계층화되어 자본과 노동의 모순을 분절화하고 은폐하는 체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독점자본의 이윤은 제국주의 금융 수탈의 대상이 되어, 나라가 잘될수록 노동자 민중의 삶이 척박해지는 참담한 시기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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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중 비와 더위를 막기위해 정비하고 있는 생전 방영환 열사와 양규서국장

 

이런 살벌한 시기이기에  노동조합 내부가 잘못되었다면 그것부터 바로잡아 급변하는 사회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는 변화와 전환의 중심 조직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내부 문제라해도, 영원히 감춰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썩은 것은 도려내고, 곪은 곳은 짜내야만이 '향기로운 냄새가 나며 새살이 돋는 것'이 자연스런 이치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선배 열사들과 활동가들이 큰 투쟁을 만들기위해 노력 했는지.... 왜 우리는 산별노조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는지 되돌아 봐야 할 때입니다.

 

산업별 노조의 탄생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났습니다.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 전반의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산업별로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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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노동자 대투쟁 모습(나무위키)
 

더 이상 미루지 마십시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한 몸입니다. 

악덕 사업주 비판하면서, '노동조합 내  다단계 하청 구조’ , '5인 미만 사업장 꼼수' 내려놓고

민주노총과 공공운수가 서울지부 해고 문제 직접 해결해 주십시오.

조합원들이 노동조합과 노조 간부들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결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힘들겠지만, 담대하게  '노동자 민중 중심 세상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작동 시켜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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