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논평
울산함성 편집위
등록일 :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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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

 

1.  3370만 건 개인정보 유출에도 도도한 김범석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다. 약 3,370만 건의 고객 계정이 유출되는 대형 사고였다. 경찰이 쿠팡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사흘째 이어갔고, 시민단체들은 피해자 600여 명을 모아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는 한국 전자상거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다.

 

그러나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쿠팡 실질적 총수 김범석의 태도다.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은 쿠팡 창업자이자, 쿠팡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 의결권 74.3%를 보유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지난 12월 17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청문회를 열고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쿠팡 관계자 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국회 청문회 출석을 끝내 거부하고 버텼다. 앞으로는 미국 법인의 해롤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이 임시 대표를 맡아 사태를 수습한다고 한다. 쿠팡 쪽은 '모회사 출신이 적극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법무총괄을 앞세워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더는 '월급 사장'을 앞세우지 말고 김 의장이 국민 앞에 나와야 한다. 그간 민중들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자체에도 충격받았지만 쿠팡의 대응 태도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2. 미국 로비에만 150억 원을 쓴 쿠팡

 

그런데, 김범석이 이토록 도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쿠팡의 대규모 로비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은 2021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뒤인 그해 8월부터 최근까지 5년간 총 1075만 달러(약 159억2천만 원)를 로비 활동에 사용했다.

 

로비 규모는 해마다 증가했다. 작년에는 387만 달러, 우리 돈 57억 원이 넘고, 올해도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로비스트도 4명에서 출발해 올해 32명으로 늘었고, 로비 대상에는 의회뿐 아니라 상무부, 국무부, 무역대표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까지 포함됐다. 지난해부터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인 NSC까지 로비 범위를 확대했다. 때문에 지난 1월 김범석 의장이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올해 11월까지 정부와 국회 출신 인사 25명이 쿠팡에 취업했다. 2020~2025년 국회 퇴직자들을 가장 많이(16명) 영입한 민간기업이 쿠팡이었다. 이들은 대체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쿠팡에 불리한 규제나 입법 등을 막기 위한 이른바 '대관(對官)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쿠팡은 '배짱'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배경에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대관 조직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미국 정가에까지 손을 뻗친 대자본가를 한국 정부가 감히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속셈이다.

 

실제로 미국 공화당 의원 등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을 엄호하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 소속 대럴 이사 공화당 의원은 23일(현지시각) 우파 매체 <데일리 콜러>에 '미국 기업은 강력한 미국의 대응을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공격한다면서 쿠팡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내 "미국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무실에 대한 반복되는 새벽 급습, 미국 직원에 가해지는 범죄적인 위협, 법정에서 증거조작,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부정들을 보고했다"며 "애플, 쿠팡, 구글, 메타, 넷플릭스, 우버 같은 많은 친숙한 미국 기업들 모두가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3. 쿠팡 사건의 두 가지 측면: 한국의 ‘대미 종속’과 ‘노동착취 천국’ 

 

쿠팡 사건은 우선 한국의 대미 종속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에 로비 자금을 뿌리고 미국 정치권과 유착하면, 한국 정부와 국회의 정당한 감독과 규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Inc)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사실상 미국 회사다.

 

미국 공화당 의원은 "한국이 중국, 쿠바, 북한 등과 같은 정책을 가진 불량국가 대열에 가담했다"고까지 주장했다. 한국의 정당한 법 집행을 '불량국가'의 행위로 매도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미국 정부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쿠팡 주주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며 미국에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쿠팡 주가는 사태 발표 이후 20% 가까이 하락했다. 물론 한국 내에서도 정보유출 피해자 24만 명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범석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번 쿠팡 사태는 결국 한국이 노동착취의 천국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쿠팡과 같은 방식으로 도저히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엄격한 노동법이 있으며, '집단 소송' 제도가 있고, 무엇보다 강한 노조가 있다.

 

쿠팡은 노동자 과로사와 갑질 착취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에도 한겨레의 보도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한국 대표였던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가 숨진 사건 관련해 직접 축소·은폐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쿠팡의 노동 통제와 과로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특별근로감독 등 실질적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김 의장은 예외규정을 이용해 공정거래법상 '총수'(동일인) 지정을 면제받고 있다. 이는 한국의 노동법과 규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다.

 

만약 미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미국에는 강력한 노조가 있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한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하고, 실제로 여러 곳에서 노조가 결성되었다. 또한 미국에는 집단소송 제도가 있어, 기업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쿠팡 주주들이 미국에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르다. 노조 조직률은 낮고, 노동법은 허술하며, 집단소송 제도도 제한적이다. 기업들은 노동자를 착취하고도 솜방망이 처벌만 받는다. 쿠팡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은 노동착취의 천국인 것이다!

 

4. 결론: 반제(反帝) 투쟁과 반독점 투쟁의 과제 일깨워

 

결국 이번 쿠팡 사건은 한국의 노동자계급과 변혁운동에 두 가지 의미를 던진다. 첫째는 한국의 대미 종속 현실이다. 미국에 로비 자금을 뿌리고 미국 정치권과 유착하면, 한국의 정당한 법 집행마저 '불량국가'의 행위로 매도당한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 앞에서 무력하다. 이는 한국의 변혁운동이 반제, 즉 반미 투쟁의 과제를 안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둘째, 한국은 노동착취의 천국이다. 쿠팡은 미국에서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한국에서 노동자를 착취한다. 과로사를 은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다. 그러면서도 미국 로비에는 150억 원을 아낌없이 쓴다. 이는 한국의 변혁운동이 반독점, 즉 반재벌 투쟁의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 과제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쿠팡 사태가 보여주듯, 미국 제국주의와 한국 재벌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쿠팡은 미국 자본의 비호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한국에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재벌이다. 따라서 반제 투쟁과 반독점 투쟁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유는 한국이 노동착취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낮은 노조 조직률, 허술한 노동법, 제한적인 집단소송 제도. 이 모든 것이 외국자본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 노동자에게는 재앙이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장덕준 씨는 당시 27살이었다. 그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김범석은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이 한국 노동자의 현실이다.

 

쿠팡 사태는 한국 사회와 변혁운동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3370만 건의 고객 계정이 유출되었음에도 국회 청문회 출석을 끝내 거부하고 버티는 김범석의 도도함. 미국 로비에만 150억 원을 쓰면서 노동자 과로사는 은폐하려는 쿠팡의 행태. 한국의 변혁운동은 반제(反帝) 투쟁의 과제와 함께 반독점 투쟁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두 가지 과제는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반제 투쟁과 반독점 투쟁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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