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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함계남-양규서-양아름찬꼬뮌이라는 한 가정의 얘기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자책을 했다. 나름 인권운동가로서의 삶을 살아왔다는 내가 이 중요한 사건을 놓치고 살아왔음에 대한 자책감이 밀려왔고, 나는 기록을 보면서 결심했다.
내가 총대를 메야겠구나...
(사실 나는 객관화를 좋아하는 데 양대노총 '직장 내 괴롭힘' 분야에서는 그게 안된다. 그래서 앞으로 활동에서 관통하는 주어는 역시 '나(It's me)'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심을 세웠다.)
나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것은 '방영환'이라는 어떤 택시노조 조합원의 죽음 앞에서 소리없는 통곡을 했다. 그의 유서가 나를 뒤흔들다시피 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대책위원장 김장민 동지
남성화 위원장 동지
양규서 동지·함계남 동지
정상철 동지·정창수 동지
홍성우 동지·이주영 동지
정기진 동지·봉해영 동지
제가 잘못 되더라도 절대 공공운수와 택시지부에게 저를 알리지 말고노동당에 맡기겠습니다. (방영환 열사의 유서)
이 유서의 내용을 접한 그날, 내 주변의 운동가들은 나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당신들은 이걸 왜 이제서야 나한테 가져왔냐고...(그들은 그날을 '크레모아가 터진 날'이라고 불렀다.)
불같으면서도 냉혈한인 저 인간이 드디어 폭발했구나...
방영환 열사의 유서는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고마운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지옥에서라도 너희를 원망하며 지켜보겠다는 각오가 읽혀졌다.
고마운 사람은 함계남과 그의 남편인 양규서와 그들을 위해서 함께 뛰어준 '동지'들이고,
지옥에 가서라도 응징하고야 말겠다는 것은 '노조와 노총'이라는 것이다.
공공운수 노조 조합원으로서 어느 각지역과 각사업장에 더이상 연대도 못하겠군요.
연대투쟁 하면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는 징계를 하는군요.
진정으로 노동해방을 외치며 노동혁명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민주노총 120만 조합원과
26만 조합원이 속해있는 공공운수노조에서 이렇게 현장에서 목숨걸고 악질 자본가와
치열하게 싸우는 조합원을 제제하고, 탄압하는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를 보면서
전국에 활동하고 계시는 민주노총 동지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실는지요.?
그가 분신이라는 극한의 투쟁을 결심하면서 페북(방영환열사 2023년 9월 17일자 )이라는 담벼락에 남긴 메모다.
나는 이제까지 살면서 이런 유서를 본 적이 없다.
환갑을 목전에 두고서, 학생운동부터 따지면 40년 가까운 시절을 운동판에서 굴러먹었다고 자부심 하나로 버텨온 내 삶의 전체를 뒤흔든 이런 절절하면서도 절박한 호소 앞에서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다 내려놓고서 나는 할만큼 했으니 가족을 건사하면서 알콩달콩 인생의 황혼을 장식하리라는 나의 소박한 희망을, 그것을 내려놓아야 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방영환 열사는 함계남, 양규서 동지가 비를 맞을 때 우산이 되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 2023년 7월 11일 : 공공운수노조 [자녀(당시 중1)-배우자] 고공농성 시작
‣ 2023년 7월 14일 : 아동학대로 서울강서경찰서에 고발당함
‣ 2023년 7월 31일 : 상집회의 자료 유출을 이유로 의료연대본부 감봉 2개월 징계
‣ 2023년 8월 25일 : 공공운수노조 (자녀-배우자) 고공농성 철수(46일간)‣ 2023년 9월 7일 : 배우자 양규서 공공운수 사무처 징계회부
‣ 2023년 9월 13일 : 함계남 의료연대 서울지부 징계접수
‣ 2023년 9월 15일 : 방영환 열사 공공운수노조 집행부의 징계사주로 택시지부 징계위 구성
‣ 2023년 9월 26일 :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지원팀장 방영환 분신시도
‣ 2023년 9월 26일 : 방영환 접수된 징계 요청에 대하여 취소 요구 거절
‣ 2023년 9월 27일 : 함계남 ‘중등도우울 에피소드’ 산재승인
투쟁일지 요약이다.
참으로 심난하고 시린 약 2개월 남짓한 투쟁이다.
자신들을 배신한 노조와 노총을 상대로 멈출 수 없는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간절한 호소에 나는 답하려고 한다. 그리고, 반성문은 커녕 그들을 귀뚜라미 벌레보듯이 하는 저것들에게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려고 한다.
풀잎없고 이슬 한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ㆍ ㆍㆍ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 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 수 있을까
(안치환 노래 <귀뚜라미> 중에서)
그들이 보내 온 타전 소리를 나는 들었고,
그 가슴위로 실려가기로 결심했다.
그 길에서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P.S) 어차피 한 번 살다가는 인생이다. 존심이 망가지느니 차라리 삶이 망가지는 길을 선택하는 게 나은 선택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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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식 기고] 나는 왜 양대노총 '직장 내 괴롭힘'에 몰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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