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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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도 인간처럼 부드럽고 민감하며 온도까지 느낄 수 있는 ‘피부’를 가질 수 있을까?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런던대 연구팀이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새로운 성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압력, 온도 등 다양한 자극을 동시에 감지하고, 여러 접촉 지점도 구분할 수 있는 신형 유연 전도성 로봇 ‘피부’를 개발했다. 논문 제1저자인 케임브리지대 공학 박사 데이비드 하드먼은 본지 인터뷰에서 “이 ‘피부’는 단일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하나의 센서만으로 여러 자극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고 복잡한 형태로 성형이 가능하다”며 “이는 과거에는 어렵던 일”이라고 밝혔다.

 

인간 피부에는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이 분포하며, 신경 말단과 특수 수용체가 표피, 진피, 피하조직에 넓게 퍼져 있어 내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다양한 감각과 신경 반사를 일으킨다. 기존 로봇 ‘피부’는 주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에 의존해 표면에 많은 미니 센서를 깔아 인간 신경계를 모방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연성·경성 소재가 분리되기 쉬우며, 구조가 취약하고 센서 간 신호 간섭이 많아 대면적 적용이 어렵고, 인간 피부의 종합적 감지 수준엔 크게 못 미쳤다.

 

이번 영국 연구팀의 주요 돌파는 로봇이 하나의 센서로 여러 자극을 판별하게 한 것이다. ‘임피던스 단층 촬영’이라는 감지 방식으로, 단일 수화젤 필름 주변에 32개 전극을 배치해 매 4개 전극이 하나의 측정 단위를 구성, 86만여 가지의 전류 경로 조합을 만들어 고밀도, 전면적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예를 들어 연구진은 한 쌍의 전극을 이용해 수화젤 ‘피부’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고, 온도 상승, 습도 변화, 물체 접촉 등 외부 조건이 변하면 수화젤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전류가 변한다. 다른 쌍의 전극은 이 변화를 실시간 감지한다. 전류 패턴의 차이를 분석해 시스템은 피부가 어떤 자극을 받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피부’는 매 순간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으므로 생성되는 ‘전기 신호’도 매우 복잡하다.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도입해 시스템이 어떤 전극 조합이 특정 자극을 가장 잘 구분하는지 스스로 학습·인식하게 했다. 쉽게 말해, 전극이 ‘신경’ 역할을 하고, 인공지능이 ‘뇌’가 되어, 특정 전기 신호를 ‘뇌’가 해석해 대응하는 ‘감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로봇도 ‘촉각 시스템’을 갖게 됐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혁신은 사용된 유연 소재에 있다. 이 소재는 수화젤로, 친수성이 매우 강한 3차원 네트워크 구조의 젤이다. 전도성이 뛰어나고 부드러우며 기계적 힘, 온도, 습도에 모두 민감하다. 복잡한 형태, 예를 들어 실제 크기의 성인 손바닥 모형 등으로 직접 성형할 수 있다. 수화젤로 만든 인공 ‘피부’는 더 부드럽고 촉각이 있어, 고도로 생체모사되고 성능이 안정적인 차세대 인공피부 시스템의 소재적 기반을 마련했다.

 

“수화젤과 임피던스 단층 촬영 기반의 다중 모드 센싱 기술은 로봇 감지와 소재 과학 분야의 새로운 돌파이자, 계산 지능과 생체모사의 융합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베이징대 첨단제조·로봇학원 교수 위쥔즈는 본지에 “이 연구는 한 겹의 수화젤, 한 줄의 전극, 한 세트의 인식 시스템으로 인공피부의 기존 설계 한계를 돌파했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유연 소재가 복잡한 정보를 ‘학습’하게 했습니다. 인공피부가 인간 피부처럼 환경을 정밀 감지할 수 있다면,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경계가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과가 비록 두드러지지만, 이 기술은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수화젤은 공기 중에서 수분이 날아가 쉽게 갈라지고, 고온 환경에서는 성능이 불안정하다. 현재 시스템은 전 영역 스캔에 시간이 오래 걸려 고속 상호작용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안정적인 신형 수화젤이나 대체 소재 개발, 알고리즘 최적화로 반응 속도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로봇에 ‘피부’를 만드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위쥔즈 교수는 “‘촉각’은 로봇에 단순히 감각 하나가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 능력을 높여 더 복잡한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향후 이런 인공피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의료 건강 모니터링, 스마트 웨어러블, 스마트 의수, 산업 제조,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전망이다. 또한 이 기술은 유연 전자, 스마트 소재, 뇌 모사 감지 시스템 등 첨단 과학기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12-22 

(원문보기) https://tech.huanqiu.com/article/4PdueYNq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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