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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회의 청문회 장면(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직접 상관 없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또는 중국 국기를 단 선박에 대해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보호주의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 3월 24일 열린 청문회는 미국 정치인들의 보호주의적 집착과 글로벌 산업망의 현실적 요구가 충돌하는 현장이 되었다. 이 자리에는 300개 이상의 미국 연방, 주 및 지방 무역 협회와 수백 개의 기업, 개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발언을 요청했으며, 대다수가 항만 이용료 도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단독적 정책이 초래할 역효과를 미리 보여주며, 보호주의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비인기적인지 다시 한번 입증했다.

 

ㅡ 미국 기업들의 반발:  보호주의의 역설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은 항만 이용료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업계 관계자들은 항만 이용료가 관세보다도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는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항운협회(American Shipping Association)의 CEO인 케이시 메트카프는 "중국산 선박을 대체하는 것은 단순히 스위치를 켜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의 국제 해상 화물 운송사인 코스트 해운(Coast Shipping)의 선박 24척 중 16척이 중국에서 제작된 선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회사의 CEO는 청문회에서 "중국산 선박에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의 모든 해운사를 파괴할 것"이라고 증언했다.

 

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항만 이용료가 미국 조선업 부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미국 해운사와 중소 항만의 생존을 위협하고 물가 상승, 수출 감소, 고용 축소, GDP 하락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산업 부흥"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보호주의 정책이 결국 자국민의 생계를 가장 먼저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ㅡ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과 경제적 손실
항만 이용료 도입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해운업과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해운협회(World Shipping Council)의 CEO인 조 크라메크는 항만 이용료가 컨테이너당 600~8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각국 선주들은 미국 항만 기항을 줄이게 되고,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인접국 항만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글로벌 해운 비용 상승은 결국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지중해 해운(Mediterranean Shipping)의 CEO는 항만 이용료가 매년 약 200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리브해 지역 국가 대표들은 이 조치가 해당 지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항만 이용료는 아직 청문회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일부 선주들은 미국 수출업체들에 대한 운임 견적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 조치가 단순히 국내 문제를 넘어 다자간 무역 체계에도 손상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ㅡ 중국 조선업 성공의 본질과 미국의 선택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 조선업의 성장을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 때문이라고 단순화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중국 조선업은 전 산업망의 협력과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해왔다. 한 해운사의 CEO는 2012년 당시 5척의 선박을 주문하려 했으나 일본 조선소는 입찰을 거부했고, 한국 조선소는 주문량이 적다며 거절했으며, 미국 조선소는 "군함 제작으로 바빠 7년 후에야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반면, 중국 조선소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복잡한 설계의 선박을 즉시 제작할 수 있었다. 이는 글로벌 조선업 구조 변화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이 조선업을 부흥시키길 원한다면, 보호주의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폐쇄적이고 비현실적인 보호주의는 미국 조선업의 쇠퇴를 가속화할 뿐이다.

 

ㅡ 보호주의의 정치적 의도와 그 한계
일부 국제 여론은 미국의 이번 조치를 경제적 고려보다는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보호주의는 승자가 없는 게임이다. 개방과 협력만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이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는 행보를 지속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자국 기업과 국민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역시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연결된 나라로서, 미국의 일방적 보호주의 정책이 초래할 혼란과 비용 상승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해운과 물류비용 증가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와 생산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속에서 균형 잡힌 외교와 경제 협력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다자간 무역 체계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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