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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12월 21일 윤석열 탄핵 집회에서 한 중증 장애인이 발언한 내용이다. 현 비상계엄 정국 하에서 장애인들이 처한 처지와 그들의 시각을 잘 담고 있기에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저는 12.3 불법 계엄 사태를 계기로 조직된 중증 장애인 모임에서 대표로 발언하게 된 위유진입니다.
12월 3일, 저에게 스몄던 공포를 선명히 기억합니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국가로부터의 폭력은, 중증 장애 여성인 저에게 피부로 와닿는 위협이었습니다. 삶의 대부분을 장애인활동지원으로 영위하고 있는 저는, 비상 계엄 해제 이후에도 섬뜩함을 떨쳐 낼 수가 없습니다.
만약 비상 계엄이 신속히 해제되지 못했다면. 활동지원사님이 당장 다음 날 아침 출근하지 못하게 됐었다면. 저는 어쩌면 말 그대로, 방 안에서 홀로 죽어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밤 망설임 없이 국회 앞으로 달려 간 동료 시민분들 덕분에, 저는 지금 여기에 여러분과 함께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제가 이 광장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벽을 지나야 합니다.
오늘 이 발언대에 오른 것도, 경사로 설치 문제, 이곳까지 오기 위한 교통수단 이용 문제, 활동지원인과 지원 시간을 조율하는 문제 등 많은 벽을 넘은 끝에야 가능해진 결과입니다.
지난 12월 7일에는 저는 시민으로서 제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곳에서 마주한 건 “왜 휠체어 같은 걸 타고 이런 데에 오냐”는 또다른 폭력이었습니다.
장애인은 남의 투쟁에 느닷없이 끼어든 불청객이 아닙니다. 장애인 활동가들은 처음부터 이 투쟁을 이끄는 구성원 중 하나였습니다.
장애인도 시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 강제로 틀어박히고, 존재가 지워져야 합니까.
우리는 언제까지 ‘나중‘으로 밀리며 오지 않는 우리의 순서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까.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료 시민 여러분, 저 역시 윤석열의 탄핵을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탄핵은 경유지이지, 결코 종착지가 아닙니다. 우리는 탄핵 이후에도, 여성, 장애인, 퀴어, 노동자, 소수자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되며, 끝까지 연대해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 함께 외칩시다.
모든 존재가 지워지지 않는 민주주의 사회를 위하여!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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