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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국회의원들이 “근골격계 산재 처리 지연 피해 증언대회”를 열었다.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경제적ㆍ신체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현행「산업재해보상보험법」하에서는 산업재해 처리 기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근로자 보호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재해 조사 처리 지연은 단순한 통계를 넘어 근로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은 2019년 평균 186일에서 2023년 214.5일로 증가했으며, 특히 역학조사의 평균 소요 일수는 2018년 평균 385.9일에서 2023년 952.4일로 약 2.5배가 길어졌다.
또한 새롭게 등장한 질병이나 직업병 등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직업 환경연구원 기간 역시 같은 기간 평균 211.8일에서 588.1일로 약 2.8배로 늘어났다. 심지어 산재 승인을 기다리다 치료 시기를 놓쳐 장애를 얻게 되거나, 생계 곤란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역학조사 및 산재 승인 대기 중 사망한 근로자는 149명에 달해,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산재 신청 후 “처리 지연되다 종결”
한국타이어 금산공장과 대전공장의 평균 산재 처리 기간은 각각 270일, 190일에 달한다. 산재 처리 기간이 지연됨에 따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산재가 승인이 나더라도 처리 지연 기간이 치료 요양 기간으로 잡혀 ‘승인과 동시에 종결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재해자들이 죄를 지었다면 열심히 일한 죄입니다. 나는 그냥 열심히 일만 하였는데. 그냥 열심히 일을 해서 골병이 들었고, 산재를 신청하였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불승인. 설령 승인을 받더라도 종결입니다. 내몸이 아파서 국가가 만들어놓은 산재보험을 이용하는데 왜 우리 재해자들이 산재 처리 지연으로 피해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라고 한 노동자는 증언한다.
- 산재 처리 지연은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살인’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2015년부터 산재 신청 건수는 매년 증가하자, 2019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처리 지연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아무런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 재활 보상 팀장, 부장, 지사장, 본부장과 수없이 면담을 진행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지만, 말로만 떠들어 대는 근로복지공단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신속한 처리로 재해자들을 죽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초 산재 처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재활 보상 1부가 조직개편을 하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단은 퇴직자들의 산재 신청 증가를 지연 사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결국 퇴직자는 신청하지 말라는 뜻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타이어지회는 “산재 처리 지연은 우리 재해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내는 살인”이라며 “산재 처리 지연 기간 단축 및 문제해결, 추정의 원칙 확대 적용, 선보장 후평가 도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 금속노조 장창열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산재 처리 장기화는 2차 산재다”라며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은 ▻2022년 182일 ▻2023년 214.5일 ▻2024년 227.7일 ▻2025년 6월 255일로 늘어났으며 , 특히 전체 업무상 산재 신청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2023년 146일 ▻2024년 185.9일 ▻2025년 6월 205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처리 지연은 평균 400만 원이 넘는 진료비와 임금 손실이라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산재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어, 아픈 몸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생계 위협까지 받으며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본은 일하다 근골격계질환이 걸리면 나이 들면 다 그런 것이라며 산재의 원인을 노동자 개인에게 돌리고 있어, 근골격계질환에 걸리고도 ‘어렵고 복잡한 절차와 긴 처리 기간’으로 산재 신청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유명무실한 ‘추정의 원칙’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산재 처리 지연의 근본 원인으로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주 이익 중심 업무 처리, 불필요한 중첩 절차, 실효성 없는 제도, 그리고 사업주의 고의적 방해 등이 지목됐다.
특히 신속한 산재 처리를 위해 도입된 ‘추정의 원칙’은 업무 관련성이 높은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현장 조사를 생략하고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2025년 6월 기준 적용률이 3.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제도 도입 취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태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2021년 금속노조의 문제 제기로 노동부가 약속했던 ‘근골격계 질환 산재 60일 이내 처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39,142건 중 60일 이내 처리된 건수는 12.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과정에서 재해조사 및 처리 기한을 법으로 명시하고, 기한 초과 시 보험급여를 우선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혜경 의원 역시 “이제는 단지 처리 기간을 단축하자는 수준을 넘어 ▻선보장 후평가 ▻질병 판정위원회 생략 ▻추정의 원칙 확대 적용 등 구조적 개편”을 촉구하며, “노동자가 병들지 않고 일할 권리. 아플 때 즉시 치료받을 권리. 병을 산재로 인정받을 권리를 지켜내자”고 덧붙였다.
- 생계를 위협하는 불승인 사례 속출
증언대회에서는 장기간 산재 승인을 기다리며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에서 24년간 취부 업무를 해온 박기수 노동자는 어깨 통증으로 산재 신청 후 8개월 만에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기수 노동자는 여러 병원에서 상병을 확인받고 ‘직업 관련성 매우 높음’ 진단을 받았음에도, 공단 질병 판정위원회에서 의학적 소견과 달리 “상병 미인지”를 이유로 244일 만에 불승인 통보 받았다. 이에 담당 직원의 업무 미숙과 감독자의 방치로 처리 기간이 지연되었지만, 공단이 책임질 일은 없다고 했다.
결국 박기수 노동자는 “소득이 줄어들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며 돈을 빌려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며 "잘못은 있지만 책임이 없다면 아픈 노동자는 누굴 믿고 산재신청을 해야합니까?"라며 토로했다.

경남지부 두산에너빌리티지회 3명의 피해 사례는 34년, 41년, 17년 근무하였으며, 어깨의 충돌증후군이라는 동일한 상병에 대한 불승인 처분을 했고, 기간 또한 4개월에서 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었다.
모두 업무와의 연관성은 인정이 되었지만 41년 근무자는 상병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34년, 17년 근무한 사례는 간헐적 업무이거나 개인의 퇴행성으로 판단하여 불승인하였다. 둘째 사례의 경우에는 상병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첫째 사례와 세 번째 사례는 간헐적 업무이거나 개인의 퇴행성으로 판단하여 불승인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어깨의 충돌증후군의 경우 개인의 퇴행성으로 판단하고 불승인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었고, 이 상병은 나이 들면 자연히 발생하는 질병으로 치부하는 것이 거의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증언자들은 "이것은 이미 정해놓았는데 형식적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재해자에겐 희망 고문이다"고 말하며 "심사 기간이 4개월, 5개월 길어지면서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수술 치료까지 해야되고, 부당한 처분으로 인한 소송이 발생하는 것은 경제적 피해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피해가 동반된다"고 하소연했다.
르노코리아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조립과 도장공장에서 차량에 부품 체결하는 라인 작업을 19년 넘게 일한 정종훈 노동자는 손목 통증으로 산재를 신청했으나 7개월 만에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정종훈 노동자는 4곳의 병원에서 삼각 섬유 연골 파열, 척골충돌증후군의 동일한 진단과 수술 권유로 산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이 주요 상병명을 누락하고 '의학적 소견 상이'를 이유로 불승인 처리됐다.
그는 산재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정상적인 임금을 받지 못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해야 했고, 자녀와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피해 사례들은 근로복지공단의 행정 착오와 부실한 심사 절차가 노동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역학조사 및 산재 승인 대기 중 사망한 근로자가 149명에 달하는 등, 산재 처리 지연이 단순히 통계적 문제를 넘어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임을 시사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증언대회 이후 산재 처리 지연 문제 해결을 의지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시, 이재명 정부의 산재 처리 지연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과 이행을 점검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을 위해 노동부 앞 농성 등 투쟁의 결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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