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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와 공급망 붕괴를 우려하며 정부에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2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완성차 3사 지부 대표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산업 공급망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사회적 논의 틀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자동차 산업이 기후위기 대응과 디지털 전환의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해외 생산 확대, AI·자동화 도입 등으로 국내 일자리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 국가들의 ‘자국 내 생산’ 강화 정책과 공급망 리쇼어링 흐름 속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수출 축소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AI 도입과 전동화 전환으로 공정이 단순화되면서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곧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삶과 고용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등 외국계 완성차 기업들이 국내 공장의 미래차 전환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도 공급망 전반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의 디지털 전환은 자본이 주도하는 일방통행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동화와 AI 투자만 확대될 뿐 신규 채용은 줄어들고, 기존 단체협약마저 무력화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산업 전환의 결과는 ‘일자리 축소와 양극화’로 귀결될 것”이라며 “노동자가 참여하는 협의 구조 없이는 정의로운 전환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지부 이종철 지부장은 산업 전환기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가치로 ‘노동자 안전’을 꼽았다. 그는 최근 부품사 화재 참사를 언급하며 “원청의 단가 인하 압박이 결국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차의 AI 로봇 도입 계획에 대해 “무인공장 구상에는 인간에 대한 고려가 없다”며 “디지털 전환의 이익을 어떻게 나누고,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아자동차지부 강성호 지부장은 고용 안정 대책으로 정년 연장과 노동시간 단축을 제시했다. 그는 “정년퇴직은 늘어나지만 신규 채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정년 연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시간 노동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 4.5일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지부 안규백 지부장은 중견 완성차 기업들의 구조적 불안을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본사의 전략에 따라 생산 축소나 철수가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노동자와 지역경제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공적 자금과 정책 지원이 투입된 만큼, 고용 유지와 국내 생산을 기준으로 한 강력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완성차 국내 생산 유지 및 확대 △국내 부품 사용 촉진 제도 도입 △연구개발·설비투자·교육훈련 지원 확대 △납품단가 인하 규제 강화 및 납품대금 연동제 보완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노동자 참여가 보장된 노정·노사정 협의체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금속노조는 정부에 노정 교섭 요구서를 공식 전달하며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산업 전환의 방향과 속도는 자본만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노동자가 배제된 전환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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