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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사회복지·요양 등 돌봄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로서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하면서, 공공운수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가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실질적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서울시 산하 사회복지 민간위탁 기관 9곳과 시립노인전문요양원 3곳 등 총 12개 기관 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로서 서울시에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약 한 달 뒤인 4월 8일 회신을 통해 “서울시는 노조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교섭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법령 또는 의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 따라 형성되는 근로조건은 노사 간 교섭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서울시의 입장이 개정 노조법의 핵심 규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사실상 임금, 수당, 복리후생, 인력 운영 등에 강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립 요양원과 사회복지 민간위탁기관의 경우, 서울시가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인력 운용, 채용, 급여, 복지조건 등을 포함한 계획을 사전 승인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탁 협약을 통해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 제출과 협약 해지 권한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서울시는 실질적 사용자임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처우 개선과 공공 돌봄 강화 책임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돌봄노동자들은 서울시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와 57개 지방자치단체에도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은 임금체계 개선, 적정임금 보장, 복리후생 확대, 직접고용 확대, 노동조건 개선, 산업안전 강화 등을 주요 요구로 제시하고 있다.
돌봄노동이 대부분 지자체 위탁 구조로 운영되는 가운데, 교섭단은 정부가 수가 체계와 지침, 인건비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사실상 임금과 노동조건을 결정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실질적 사용자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요양보호사 임금은 장기요양 수가 체계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아이돌봄 서비스 역시 정부 지침에 따라 임금 구조가 결정되면서 처우 개선이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교섭 대신 ‘노정협의’를 우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개정 노조법 해석과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우선 협의체를 통해 직종별 의제를 논의하자는 취지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교섭 요구와 별개로 노정협의도 병행할 것”이라며 “공공 돌봄 확대, 표준 임금체계 마련 등 핵심 요구를 중심으로 정부와의 논의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동시에 “협의로 대체될 문제가 아니라 교섭으로 나아가야 할 사안”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돌봄노동자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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