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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직접 고용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임금삭감이 포함된 근로계약 변경을 강요하고 차별적 처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의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이주민센터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 금속노조 현대사내하청지회,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등 전국 이주노동인권단체들은 23일 오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이주노동자 차별과 임금삭감 시도를 규탄했다.
참가 단체들은 “세계 1위 조선소를 자처하는 HD현대중공업이 생산 현장의 핵심 인력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차별과 불이익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조선업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식대 차별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단체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원청 및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면서도 E-7-3 비자를 소지한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식대를 공제해 왔다. 회사는 2023년부터 월 51만6,500원을 공제하다가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2025년부터 중식비 21만 원을 공제하고 조식과 석식은 이용 시 공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에게만 식비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도 차별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HD현대중공업이 2025년도 성과금을 지급하면서 원청 정규직과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는 성과금을 지급했지만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 5월 말 추진된 근로계약 변경이다. 단체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5월 27일 직고용 이주노동자 약 1,600명에게 기본급 삭감과 성과차등 임금제 도입 등을 포함한 새로운 인사제도를 6월 1일부터 시행한다며 근로계약서 서명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회사는 일부 내용을 수정한 계약서를 다시 제시하며 서명을 압박했고, 6월 8일까지를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약서에 서명한 노동자에게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재계약과 향후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조성하며 사실상 동의를 강요했다는 것이 노동자들과 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주노동자들은 해당 계약이 시행될 경우 기본급 약 17만 원, 잔업 30시간 기준 월 급여 약 20만 원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동자들을 S·A·B 등급으로 나눠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까지 도입될 경우 차별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주노동자들은 지난 13일 울산이주민센터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가해 계약 철회를 요구했으며, 17일에는 회사 측의 참가 통제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이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 집회에 참석해 “나쁜 계약” 철회를 촉구했다.
참가 단체들은 HD현대중공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준수와 차별 금지를 약속해 놓고도 실제 현장에서는 이주노동자 차별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주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신규 근로계약 즉각 철회 ▲모든 노동자에 대한 무상 식사 제공 ▲직고용 이주노동자에 대한 성과금 소급 지급 및 차별 없는 지급 ▲직접고용 이주노동자 재계약 보장 등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는 한국 사회와 산업을 떠받치는 노동자이며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주노동자 인권보호를 약속한 정부가 이번 사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울산이주민센터와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관계자들은 대통령실에 관련 서한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면담과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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