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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성격을 제대로 보고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퇴진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세의 성격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전망과 과제를 내오는 것은 사업과 투쟁의 목표와 방침을 내오는 기본전제다. 특히 지금처럼 세계질서가 근본에서 바뀌는 대격변의 시기에 진보적 관점에서 정세에 대한 바른 이해와 통일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질서 대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진보적 관점에 의거한 정세인식 통일성은 여전히 미흡할 뿐 아니라 잘못된 주장마저 공공연히 제기되어 공동 실천에 여러 어려움을 낳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정세인식의 문제점은 현 세계질서 전환기에 대한 이해와 소위 양비론 그리고 윤석열정권의 성격과 전망 등이다.
1. 미중패권 경쟁시대가 아니다
먼저 세계질서 전환과 관련하여 정부와 거의 모든 언론과 학계, 일부 진보진영은 현 시대를 미중패권 경쟁시대라고 규정한다. 흔히 미중전략경쟁이란 어려운 표현을 쓰기도 하나 핵심은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지금의 세계질서 전환이 과거 전환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과거 영국에서 미국으로 패권이 넘어간 것과 유사한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미 중 모두 패권을 추구하는 패권주의 국가라는 동질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이 사회주의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패권을 추구하는 팽창주의(제국주의)이자 권위주의 국가이기에 그래도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익숙한 미 패권체제에서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바이든 정부의 민주주의대 권위주의라는 신냉전 프레임은 미국의 전 언론, 학계 등을 동원한 허위선전, 가짜뉴스와 결합되어 세계로 전파되었고, 한국의 정부, 언론, 학계 지식인도 거의 모두 이들의 앵무새가 되었다. 그 결과 한국인 81%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세계에서 중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보도(22.12.27)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세태는 일부 좌파적 운동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중국체제와 성격에 대한 비판, 미중 양국에 대한 양비론적 비판으로 사실상 미국을 옹호하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의 세계질서 전환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패권이 없어지는 새로운 질서가 수립되는 것이다.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명실상부 새로운 세계질서, 다극화 세계질서를 주체적으로 세우는 과정인 것이다. 다극화 세계질서는 미국처럼 일극패권국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극이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호혜와 평등, 견제와 균형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세우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은 참가하는 모든 국가들이 주권국가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평등과 호혜의 관계에는 지배와 예속관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극화 세계질서에서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 모든 예속국가들은 자국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선행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중남미 거의 전역에 진보적 자주정권이 들어서고, 중동의 친미국가들이 탈미화 하여 자주적 태도를 분명히 하고, 아프리카연합(AU)국가들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세계사적 대 변화다. 이들 나라 모두는 중러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고, 맺으려 하고 있다.
미국의 지배와 예속, 압박과 간섭에 시달리던 수많은 신흥국(global south)들이 이제 자주적 정권, 자주적 정책을 내오면서 미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들이 주역인 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2월 새로운 국제안보질서인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의 원칙을 발표하였다. 이 6개 원칙에는 주권평등과 냉전적 사고, 일방주의, 패권주의 반대 등이 제시되었다. 이렇듯 평등과 호혜의 새로운 세계질서 건설에 한국, 일본, 유럽과 같은 예속국들은 참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다극화 세계질서는 패권이 아예 없어지고 오직 주권국가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자주의 신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세계질서 전환을 위한 투쟁은 인류의 자주적 염원에 부응하는, 더 이상 지배와 예속 관계를 허용하지 않는 인류사적 진보다.
2. 양비론은 틀렸다.
다음의 문제점은 소위 양비론이다. 이전부터 양비론은 사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민중요구에 부응하는 어떤 현실적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기회주의적 입장임이 지적되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진보진영 내에는 미러, 미중, 북미 양비론이 독버섯처럼 번져 올바른 교양 선전과 투쟁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2월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북미 핵무력을 모두 반대’해야 한다는 결의가 통과된 것은 양비론 폐해의 단적인 사례다. 이 결의는 한미연합군사연습 반대투쟁에 북 핵무력 반대 투쟁도 같이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들 양비론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이다. 사태의 원인인 미국의 책임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로서 빚어진 사태에 대한 북중러의 책임을 같은 수준에서 제기하여, 결국 문제의 원인을 희석시키는 것이 양비론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책임은 미국과 나토에 있다. 그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우크라이나 나치를 무장시키고, 러시아계 주민을 학살하여 러시아의 반격을 유도했음에도 러시아의 책임만을 부각하고, 전쟁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는데 러시아를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자들이 먼저 사죄하고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지 않고 심지어 사회진보연대 주장처럼 러시아 공격에 희생되는 우크라이나 민중과 연대하자는 식의 주장은 그들을 지원하는 서방과 함께 하자는 주장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 한반도 전쟁위기의 원인도 미국에 있다. 미국이 50년대부터 남쪽에 전술 핵무력을 배치하고, 76년부터 한미핵전쟁 훈련을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각종의 핵위협 훈련으로 북을 긴장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거꾸로 쿠바사태처럼 만약 북이 미국 앞바다에 가서 훈련했다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 것 같은가. 쿠바사태 때 미국은 3차대전을 운운하며 일촉즉발로 나아갔다. 미국이 핵공격을 준비하는데 북이 가만히 앉아 비핵화만을 염불했다면 어쩌면 한반도에는 벌써 전쟁이 터졌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미국의 이라크, 리비아 침략사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의 핵무력을 내려놓으라고 하기 이전에 미국부터 먼저 핵무력을 폐기하라고, 핵공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전략자산을 동원한 핵 위협에 의해 야기된 전쟁위기의 원인이 해소되어야 결과인 북의 핵 대응도 해소되는 법이다.
그리고 전쟁위기 문제, 핵무력 문제를 북미가 동시에 해결하자고 한다면 그것도 좋다. 이미 지난해 미 외교협회(CFR) 리차드 하스 회장은 ‘북에 제재해제하고 핵군축’ 할 것을 미 정부에 제안하였다. 핵군축을 하려면 상호 인정해야 한다. 적대관계에서는 핵군축 협상을 할 수 없다. 조미가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수교및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정전상태는 완전히 종식되고 한반도에는 항구적 평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렇듯 상호 신뢰가 회복된 전제위에 핵군축(비핵화)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전쟁위기, 핵무력 문제를 항구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진보진영은 마땅히 한미 전쟁연습 중단과 평화협정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이것이 양비론을 극복하는 길이다.
3. 윤석열 정권은 이명박근혜정권의 연장이 아니다.
또 하나 정세인식의 문제점은 윤석열정권을 과거 이명박근혜 보수정권의 연상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이 민주당 정권과 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 역시 그러하다는 식으로 이어졌다. 이런 성격규정은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는 데 커다란 장애를 조성하였다. 이 연장선상에서 집권 초기 퇴진 명분이 약하다거나, 대중 준비정도가 미흡하다는 식의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과거 보수정권의 연장선상이 아니다. 윤석열정권은 미 패권 몰락기 미국 이해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정권이다. 즉 윤석열정권은 미 패권몰락의 위기상황에서 채택한 신냉전 대결전략을 실행하는 돌격대로서, 미국과 국내 소수 친미지배세력의 이해만을 지키기 위한 파쇼적 검찰독재정권이다.
이런 요구에 부응해 윤석열정권은 대외적으로 미국 요구를 어김없이 집행하는 돌격대 정권이자, 일본에 대해서도 굴욕적 협력을 추구하는 최악의 친미친일정권으로 자리잡았다. 대내적으로는 노동탄압, 공안탄압, 야당분열 등 반노동, 반민주 파쇼적 정책을 강도높게 시행하면서, 그 친위세력들에 의한 정부기관 장악, 여당 장악 등 소수의 파쇼지배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여론지지 등 국민적 비판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들은 예상되는 경제위기, 고조되는 사회적 갈등을 전쟁위기 조성을 통해 덮으면서 더욱 파쇼적 공안체체로 나아갈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민주당은 물론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과도 다른 점이다.
윤석열 정권은 이명박근혜가 아니라 미국이 개입하여 쿠테타를 일으켰던 파쇼적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과 그 맥을 같이한다. 이는 한편으로 한국이 반동의 시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우려되는 점이지만 다른 한편 그간 이룩한 불평등에 기반한 제한적 민주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계기이기도 하다. 윤정권의 등장으로 한국 민주화의 허상은 무너졌다.
윤석열정권은 한국의 젤렌스키로서 미국의 패권몰락을 저지하기 위해 북중과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그 정지작업으로 전방위적 공안 탄압과 야당 분열및 파괴를 집권 초기 주요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내 주요 산업과 기술의 미국 이전을 방해 없이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 모두가 미국의 신냉전 전략에 철저히 복무하는 것이다.
이미 윤석열 정권은 반북, 반노동, 반민주, 반평화 정책을 노골화 하여, 전쟁위협은 물론 정권 최대 위협세력인 노동운동부터 간첩조작, 지원금 사용 문제를 걸어 고립 말살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반노동을 반북과 연계지어 노동운동을 아예 말살하고, 전 노조의 어용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어서 노동진영부터 시작된 공안탄압은 바로 일반 시민, 언론, 학교, 종교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동시에 진행 중인 정치권 분열과 통제 강화, 언론 길들이기는 내년 총선 승리와 장기집권의 길을 열려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전반을 공포와 탄압이라는 반동의 시대로 회귀시킬 작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다. 그 수단으로 방첩사라는 옛 명칭을 부활시키고, 국정원의 옛 직원들을 복귀시킨다는 것 자체가 이들이 어디를 지향하는지 보여준다. 윤석열 정권은 다시 한 번 박정희, 전두환 시기의 파쇼독재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민중을 위한 경제, 사회복지정책은 없다.
이제 윤석열은 한 발 더 나아가 3.1절 기념사를 통해 친일파였던 박정희도 감히 하지 못한 친일망발을 늘어놓았다. 야당조차 매국노 이완용 발언이라고 성토했듯이 윤석열은 친일민족반역자로서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였다. 여기에 강제징용 제3자 대리변제라는 주권의식이라고는 아예 없는 오직 미일 상전만을 모시는 사대주의 정권이라는 것도 스스로 증명하였다. 헌법정신을 부정한 반헌법, 반민족, 반민주의 전형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 “매우 지지”한다고 만족을 표시하고, 바이든이 ‘한일관계 획기적 새 장을 열었다’고 환영할 정도로 윤석열 정권은 역대 최악의 친미친일예속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렇게 발악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노골적인 친미친일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내 친미지배세력이 미 패권몰락기에 자신들도 몰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들은 예견되는 자신들의 몰락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미일에 의존하면서 독재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인민의 뜻을 저버리는 나치와 일본 군국주의가 결국 무너지고 지금까지도 지탄을 받듯이, 윤석열 정권도 구체제의 마지막 정권이 될 것이다.
이제 전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성격을 제대로 보고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퇴진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