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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만든 ‘상생임금위원회’ 스스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핵심문제가 ‘임금’문제이며 ‘임금격차 해소 및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기구라고 밝히고 있다.
자본가들의 나팔수들은 자본가들에 대한 한석호의 “충심”을 응원하며 한석호를 내세워 자신들의 이기적 목적을 관철시키겠노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고용노동부 상생임금위원회를 사퇴하라는 민주노총 요구를 거절했다. 상생임금위에 참여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민주노총 내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청년 비정규직 등 '바깥노동'에 있는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한 공공상생기금 조성과 대기업·협력업체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대임금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개혁 과제다. 우리나라 노동법과 사회안전망은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한 대기업 정규직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구조로 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44.3%에 불과하다. 2000년대 이후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임금과 복지 수준 역시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리고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양대 노총의 주축인 대기업 정규직 강성 노조의 이기적 행태가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노동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하면 경제 성장도, 사회 통합도 어렵다. 한 사무총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스웨덴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 간 임금 격차를 줄여야만 우리 사회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한 사무총장의 이런 충심을 비난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응원해야 한다.([사설] 노동시장 이중구조 깨자며 민노총에 맞선 노동운동 1세대, 매일경제신문, 2023-02-26)
“민주노총 내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청년 비정규직 등 '바깥노동'에 있는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운동”은 과연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의 삶과 권리, 임금수준을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가?
정규직의 임금을 삭감하여 취약한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자는 자본과 권력의 공세는 윤석열 정부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같은 민주당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이를 위해 노동귀족론, 고임금론, 노조이기주의라는 악선전이 끊임없이 동원되었다. 문재인 정권에서도 노동자들과 자기 신념을 배신하고 자본과 정권에 투항한 문성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앉혀 노동자에 대한 공세의 선봉장에 서게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문성현 대신 더 노골적인 극우 인사인 김문수를 그 자리에 앉혀 놓았다는 것인데, 그 기구의 반노동자적 역할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정규직 임금 양보론에 대해 “현금 받고 부도수표 내준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정규직 임금양보와 임금삭감 공세는 분명하고 직접적인데, 이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정규직 노동자들과 공무원들의 전반적인 실질임금 삭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복지 증대로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 역대급으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이 있었을 뿐이다. 물가고의 시대에 낮은 명목임금 인상은 실제로는 실질임금의 하락이다.
또한 정규직 임금양보론은 임금뿐만 아니라 유연안정성이라고 해서 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해서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을 야기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유연안정성은 자본의 시장상황에 따라 노동자들을 쉽게 고용하고 쉽게 자르는 대신에 취업알선, 직무재훈련 등으로 재취업을 보장하고 사회보장 체계 강화로 안정성을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역시 현금 받고 부도수표 내주는 ‘부등가’원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자유로운 정리해고 이후에 동등한 임금과 복지, 노동조건을 가진 일자리 재취업을 전혀 보장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것이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복지 제도의 강화로 연결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정규직 임금양보론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인 실업을 정규직 과보호 탓으로 돌려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를 삭감하여 노조 일반을 약화시키는 방편이 되어 왔다. 역대 정권에서 ‘유연안정성’이라는 자본의 날강도 같은 논리는 지속됐으며 특히 윤석열 정권은 긴축정책으로 노동자 민중 전체의 임금과 복지삭감을 기도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내고 늦게 받고 덜 받는 연금제도 개악까지 추진하여 유연안정성의 실체가 노조말살과 노동자 전반의 삶과 권리의 말살임을 공언하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에 이어 윤석열이 모범적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독일의 하르츠 개혁은 바로 독일의 만성적 실업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실시된 반노동 정책이다. 하르츠 개혁은 “나쁜 일자리라도 실업보다는 낫다”는 기조 하에 저임금 노동시장을 활성화 했다. 또한 파견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기한의 제한(2년)을 없애 파견노동을 확대하는 악법을 도입하고 해고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 범위를 5인 이하에서 10인 이하로 넓혔다. 또한 실업급여 지급도 이전 소득의 53~57%를 받던 것을 기초생활보장 수준으로 낮췄고, 지급 기간도 32개월에서 12개월로 대폭 낮췄다.(이에 대해서는 전혜원 기자, “한국에서 오해 많은 독일의 ‘하르츠 개혁’”, 시사인, 2022.09.29.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러한 전면적인 노동개악 대신 실업률을 낮췄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하르츠 개혁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증대를 실업자 축소로 둔갑시키고 있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은 전반적인 노동자에 대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독일 노동자들의 과거 투쟁의 힘과 권리를 전면 부정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복지제도를 유지하고 살린 부분도 있다.
그러나 노조 기본권 축소를 넘어 노조 말살 시도를 일삼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하르츠 개혁은 자본을 위한 살인적인 노동‘개혁’과 노동악법 도입, 노동자, 노조 죽이기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한석호를 비롯해 스웨덴 모델, 복지국가 모델을 찬양하는 자들은 자본주의 착취사회 철폐 전망은 고사하고 바로 그것이 없기 때문에 만연한 실업과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조건, 비정규직의 확대와 죽음의 외주화 속에서 중대재해로 참담하게 죽어나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어떻게 복지국가로 바꿀지 계획이 전혀 없다. 경사노위 같은 노사정 타협기구가 그 수단으로 제시되지만, 김대중 정권의 노사정협의체에서 정리해고와 파견제를 도입한 이래로 이 기구가 가면을 바꿔 쓰며 노동악법 도입을 정당화하고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키며 자본과 정권의 노동자 착취와 탄압에 복무해 왔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의 간첩조작극을 위한 민주노총과 각급노조에 대한 연이은 침탈과 화물연대 노동기본권 전면 부정과 파업 파괴, 건폭 운운, 노조 회계 투명성 운운하며 ‘범죄와의 전쟁’ 치르듯 노조말살, 노동자 무권리 공세에 앞장서는 윤석열 정권의 무차별 탄압의 시대에 어떻게 이 공세를 뚫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사회로 나아갈지 전망과 계획은 더더욱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