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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민연금은 외교 실패의 방패막이가 아니다
2025년 11월 말부터 한국의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외환 시장의 불안정은 곧 물가 상승과 금융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지며 서민 경제를 위협한다. 수입물가 상승, 대외채무 부담 증가, 금융시장 불안 등 환율 급등의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환율 안정'을 명분으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월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키기 위한 뉴프레임워크 구축 논의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1,322조원 가운데 44%인 581조원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되어 있는데, 이를 환율 안정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 안정의 조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지를 씌웠지만, 이는 민중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당리당략적 목적으로 동원하려는 위험천만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국민연금 동원 움직임의 이면에는 훨씬 더 심각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 바로 이재명 정권의 외교적 실책, 즉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따라 매년 2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이다. 이 막대한 규모의 외화 유출 부담은 이미 국내 외환 시장에 끊임없이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의 환율 급등은 이 구조적 취약성이 표면화된 결과다.
민주당이 국민연금의 외화 자산을 환율 안정에 투입하려는 것은, 이처럼 거대한 외교적 실패와 그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국민연금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이용해 임시방편으로 가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노후 보장을 위해 투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용되어야 할 국민연금이, 정권의 외교적 실책을 은폐하고 단기적인 금융 시장 안정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정략적 동원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2. ‘한국형 국부펀드’의 실체: 국민 세금으로 재벌의 위험을 분담
국민연금 동원 논란과 함께, 민주당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 계획 역시 그 목적의 순수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국민 세금 등으로 조성될 이 펀드는 M&A, 부동산, 그리고 AI 투자 등 국책 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 계획의 실상은 국민의 세금과 공적 자금을 동원하여 SK, 삼성 등 거대 재벌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동원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책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천문학적인 규모의 공적 자금이 재벌들의 신규 사업이나 위험 부담이 큰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이다.
이러한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공공화’라는 재벌체제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점이다. 펀드가 투자한 사업이 성공할 경우, 그 이득과 과실은 대부분 해당 사업을 주도한 재벌 기업의 주주와 경영진에게 돌아간다. 반면, 투자가 실패하거나 사업이 좌초될 경우, 그 손실과 위험 부담은 고스란히 펀드의 재원인 국민의 세금과 공적 자금이 떠안게 된다.
결국,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 국부펀드는 재벌의 혁신을 돕는다는 명분 아래, 재벌이 져야 할 사업적 위험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위험한 통로가 될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과거 외쳐왔던 '경제 민주화'나 '공정 경제'의 가치를 스스로 배반하는 행위이며, 이미 스스로가 재벌체제와 공생하는 지배 세력의 일원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3. 민주당은 노후자금에 대한 정략적 손길을 거둬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 개개인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 안전망의 핵심이기에, 정부가 함부로 손댈 수 없는 성역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환율 방어라는 단기적 정치 목표, 그리고 재벌 지원이라는 목표를 위해 국민연금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민중의 마지막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정략적 목적으로 손대지 말아야 한다. 국민연금의 운용은 오직 가입자들의 이익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정권의 단기적 치적이나 외교적 실패를 가리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국민연금은 현행 재벌체제를 유지하고 지원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재벌 개혁’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이미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재벌 기업의 최대 주주 중 하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견제하고, 부당한 경영 세습을 막으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데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 나아가 국민연금의 지분을 늘려 재벌 기업을 사실상 공기업화하고, 그 경영을 노동자·소비자·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구조로 전환하여야 한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당임을 자처한다면, 당리당략과 재벌의 이해관계에 굴복하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민중의 노후 자금과 세금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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