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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디프레세(표준지)>는 1월 26일, 미·유럽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기술 서비스에 심하게 의존해온 유럽이, 미 정부의 명령으로 빅테크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서 ‘디지털 주권’을 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술 기반의 부족과 미국 기업의 견고한 시장지배로 ‘디지털 디커플링’이 쉽지는 않다. 다수의 서방 매체와 전문가들은 글로벌 디지털 생태계에서 유럽이 진정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다변적 협력이 효과적 경로라고 지적한다.[환구시보 편집자 주]
ㅡ “유럽은 더 이상 ‘디지털 세입자’로 남을 수 없다”
“유럽은 미국이 디지털 서비스를 봉쇄하는 악몽 같은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필요 시 그린란드를 무력 접수’하겠다는 위협을 일시 철회했음에도 유럽에 긴박감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경제의 여러 분야를 떠받치는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도구 의존을 줄이는 과제가 유럽에 대두된 것이다. 유럽 관료들이 상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란, 백악관의 행정명령으로 기업과 정부 운영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나 이메일 접근이 차단되는 상황이다.
<프랑스 24>는 미·EU 관계 악화가 유럽의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상당수 데이터가 미국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고,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3사가 유럽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한다. OpenAI, Anthropic 등 미국 AI 기업들도 AI 열풍을 주도하는 중이다.
2024년 유럽 고객의 미국 대형 5개 클라우드 IaaS 지출은 약 250억 달러로, 유럽 시장의 83%를 차지했다. 컴퓨터 서비스 분야에서 EU의 대미 무역적자는 1,500억 유로에 근접한다. 이러한 소수 공급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공공·민간 부문 모두에 주권 리스크를 키우며, 기술 장애·지정학 분쟁·악의적 공격이 광범위한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스웨덴 연구원 RISE의 선임연구원 리노크는 “공공부문과 정부의 보수성과 현상 유지 선호가 수십 년간 누적되면서, 유럽이 미 빅테크 서비스에 거의 전면 의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인민대학교 왕의웨이 교수는 “GDPR과 반독점 벌금으로 미 빅테크를 규율해왔지만, 유럽은 독립적 기술 토대가 부족해 자체 검색엔진·OS가 없고 결국 미국 플랫폼에 종속되어 왔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규제, 단일시장 한계, 위험 감수형 혁신 문화의 부족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EU 간 통상·외교 정책의 균열이 커지면서, 외국 기술 플랫폼 의존이 긴급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UCL의 브리야 교수는 “유럽은 ‘디지털 세입자’ 역할을 멈춰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오스트리아 <표준지>에 따르면 독일정보학회는 미국의 <2025 국가안보전략>과 격화하는 지정학 충돌을 들어 유럽의 ‘디지털 주권’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경고하고, 핵심 인프라 공공조달에서 미 독점기업을 배제할 것을 제안했다.
EU도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2025년 11월 ‘유럽 디지털 주권 선언’을 채택했고, 2026년 1월 22일 유럽의회는 기술 주권·디지털 인프라 결의안을 가결해 유럽형 클라우드와 자주 AI 모델 구축을 지지하며, 공공조달에서 유럽 공급자 우대를 요구했다. 집행위는 ‘디지털 주권’ 신입법을 준비 중이며, 미국 기술의 안보 리스크를 공개 의제로 올렸다. WSJ는 “6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논의”라고 평가했다.
ㅡ 미 테크기업의 대응과 ‘주권 클라우드’ 공방
유럽의 움직임에 미 테크기업들은 총력 대응 중이다. 독일 방송에 따르면 이들의 브뤼셀 로비 지출은 연 15억 유로, 전담 로비스트는 약 900명 규모이다. WSJ는 2024년 미국의 유럽 대상 ‘디지털 전달 가능 서비스’ 수출(광고·AI 도구 등)이 3,600억 달러를 넘었다고 전한다.
2018년 미국은 <CLOUD Act(클라우드법)>를 제정해, 해외에 저장된 데이터라 해도 미국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미 기업들은 유럽 내 데이터센터 확대, 고객 데이터 역외 미이전 약속 등으로 시장을 지켜왔고 오히려 점유율을 확대했다.
최근 미 기업들은 ‘주권’을 전면에 내세운 클라우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일에서 SAP 계열 Delos Cloud와 협력을 확대해, 유럽기업이 자체 보유·관리하는 아키텍처로 MS 서비스를 운용 가능하게 했다. 아마존은 EU 시민 운영, 독일 본사 기반의 ‘주권 클라우드’를 발표했다. 구글도 여러 국가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한 ‘주권 클라우드’를 선보였는데, 프랑스에서는 전적으로 현지 운영의 합작사를 통해 미국의 접근 제한·감시에 대한 방어를 내세운다. 다만 일부 유럽 전문가들은 “CLOUD Act 적용 가능성이 남아 있어 ‘주권 클라우드’는 PR(광고)에 가깝다”고 본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유럽 관료들은 일부 미국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에너지 등 핵심산업 고객이 서비스 중단 시 손쉽게 온프레미스(현장 설치형)나 로컬 공급자(국내 공급사)로 ‘이관’할 수 있게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구글 EMEA 전 책임자 브리는 “각국 정부는 여전히 완전 자국화 해법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다수 파트너 협력의 기술·규모 이점을 원한다”고 말했다.
ㅡ 길은 ‘다변성·복원력·자율성’에 있다
WSJ와 다보스 포럼 현장 증언에 따르면, ‘미·유럽 기술 디커플링’은 반도체·클라우드·AI 모델·소프트웨어 등 광범위한 의존 관계 때문에 실무적으로 매우 복잡하다. 독일 공영라디오는 유럽의 ‘디지털 주권’ 성과가 아직 미미하다고 평가하며, 유럽산 검색엔진의 대중 확산 실패를 예로 든다.
상하이외국어대학 장즈펑 연구원은 “미 빅테크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려는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전략안보를 위한 부분적 성과는 가능하다”라고 본다. 유럽은 클라우드 인프라·기업용 소프트웨어·사이버보안에서 미국 의존이 깊고, 단일시장·기술 주체·인재 저변도 부족하다. 다만 ASML 같은 전략 자산을 통해서 고NA 노광기 기술 라이선스·핵심 부품·정비 등에서 비대칭적 견제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폴리티코> 유럽판은 진정한 ‘디지털 주권’의 3대 축을 다양성·회복탄력성·자율성으로 정리한다. 이는 공장 리쇼어링(자국 회귀)이나 고립을 뜻하지 않는다. 핵심은 ‘선택지의 다변화’ 즉 단일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지 않는 것이다. 신뢰 가능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단일 공급자 종속을 피하고, 에너지·기술·원자재의 충격 시 기민하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해법의 포용성’도 강조된다. 완전한 유럽산 클라우드·AI 대체재 구축에는 수십 년과 수백억 유로가 들 수 있으며, 그럼에도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선전(深圳)과는 경쟁이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정책에 다양성·복원력·자율성을 녹여 글로벌 참여자를 포용하는 ‘올바른 주권’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단기적으로 유럽은 공공부문에서의 개방형 기술 채택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덴마크 일부 지방정부는 행정시스템에서 리눅스, LibreOffice, Nextcloud 등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대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개방원자 오픈소스재단과 유럽 최대 오픈소스 단체 이클립스 재단은 OpenHarmony 기반의 ‘Oniro OS’를 공동 추진 중이며, 글로벌 영향력을 잠재한 분산형 IoT OS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디지털 주권’은 글로벌 투자·혁신에 어떤 변화를 낳을까? 왕이웨이는 “내부 분열과 대미 의존으로 유럽의 진전은 점진적일 것”이라 보면서, 공급망·투자 흐름이 단계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이 AI·자주 OS 등으로 투자축을 옮기면 미국 기술주에 충격을 주는 한편, 글로벌 기술 투자도 균형·다원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는 이 변화가 ‘미국 혁신—중국 적용—유럽 표준’의 구도를 허물고, UN 중심의 국제질서·디지털 거버넌스 규범 협력에서 중국과 유럽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며,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재편을 촉진할 것이라고 본다. 또한 EU가 다변적 국제협력을 전개하면 미국의 디지털 독점을 약화시키고, 혁신 구도를 단극에서 다극으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녹색·디지털·지능 전환이 새로운 글로벌 혁신 성장점이 될 전망이다. (환구시보 주독일 특약기자: 자오둥, 환구시보 기자:리쉰뎬, 환구시보 특약기자:천신)
출처: 환구시보, 2026-01-28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Q8MioY3w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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