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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이후, 세계 과학연구 지형은 깊은 변화를 겪고 있다. 영국의 과학기술시설위원회는 예산을 약 3분의 1 삭감하고 대형 과학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의장도 예산 삭감 제안의 압박 속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반면 프랑스는 “Choose France for Science” 플랫폼을 내놓고, 독일은 “1000명+ 계획”을 가동했으며, EU는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선임연구자(Principal Investigator) 지원 한도를 두 배로 늘리는 등 글로벌 과학 인재에게 문을 넓게 열고 있다. 각국 정책의 이런 부침 뒤에는 단순한 인재 이동이 아니라, 글로벌 기초과학 체계의 심층적 구조 조정이 자리하고 있다.
ㅡ 영국·미국의 ‘자금 한파’: 연구 패러다임과 제도 논리의 이중 압박
영국과 미국의 연구비 축소는 단순한 ‘재정 긴축’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 패러다임과 제도 운영 논리에서 비롯된 이중 압박이 숨어 있다.
영국 물리학계를 예로 들자면, 재정 긴축과 정치 주기가 단기 성과 지향을 강화하면서 입자물리·핵물리·천문학 등 분야의 연구비가 과거 수준의 70%로 압축됐다. 대형 과학시설 운영비도 크게 줄었고, 일부 대학의 물리·화학 학과는 재정 압박 속에서 잇달아 폐과됐다. 국제학생 등록금이라는 재원도 더는 ‘외줄’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미국의 경우는 정치화와 주기적 힘겨루기가 더 두드러진다. 연방 연구예산 삭감을 두고 각 진영이 반복적으로 줄다리기를 벌인다. 이런 예산 불확실성은 과학기술 역량을 즉각 약화시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구자들의 과제 전망을 잠식한다.
ㅡ 기초과학의 취약점: 고위험·장주기· 낮은 단기수익
기초과학 연구는 많은 핵심 기술의 ‘원석’이다. 예컨대 의학 영상 기술은 입자 검출기에서 출발했고, 양자컴퓨팅은 초기 양자역학 이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상당수 성과는 적절한 ‘착지’ 기회를 찾지 못한 채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자본시장이 신중해지며 정책 논리가 단기 수익을 강조할수록, 고위험·장주기·낮은 단기 수익이라는 특성을 지닌 기초연구가 가장 먼저 충격을 받기 쉽다.
겉으로 보면 기초과학 투입을 줄이는 것이 예산 성과를 개선할 수 있지만, 그 대가는 미래 돌파구의 ‘원천 수원’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초연구가 의존하는 것이 특정 회계연도 예산 규모가 아니라 안정적 장기 투입이라는 점이다. 연구 생태계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비용 우선”으로 이동하면 인재 양성의 사슬도 위축되고, 청년 연구자의 경력 경로는 더 취약해져 인재 단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ㅡ 유럽의 ‘인재 흡수’ 전략: 기회이자 한계
영국과 미국의 수축은 유럽에겐 인재를 흡수하고 자국의 침체된 연구를 끌어올릴 기회로 보였다. 프랑스는 ‘과학 난민’ 지위와 ‘긴급 과학 비자’를 제시했고, 독일은 과학자 유치를 위한 특별 예산을 확보했으며, EU는 지원 한도를 높이고 장기직 공급을 강화했다. 이는 학술 환경과 안정적 지원이 이제 전략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만 유럽의 ‘인재 쟁탈’은 더 큰 틀에서 보면 단계적 ‘창구 전략’에 가깝다. 프랑스와 독일도 재정 긴축 압박을 받고 있고, EU 전체의 재정 여력도 제한적이다. 이런 정책은 일정 부분 제도적 ‘차익’(套利: 서로 다른 시장 간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거래 기법-주) 성격이 있으며, 영미권의 장기적 연구 이동을 진정으로 받아낼 수 있을지는 유럽의 재정 이행 능력, 내부 조정 효율, 산업의 흡수·연계 깊이에 달려 있다.
ㅡ 다극화로 재편되는 기초과학: ‘돈’보다 ‘제도적 끈기’
현재 글로벌 기초과학 지형은 재편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영미의 수축, 유럽의 수용, 중국의 확대가 맞물리며 혁신은 다극 병립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기초연구를 지속 강화하는 전략적 끈기(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가 특히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융합 협력 플랫폼, 기업 참여 메커니즘, 데이터와 연산(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성과가 응용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원천’ 투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도 설계를 통해 전환(상용화·응용) 효율의 손실을 낮추자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연구의 독립성과 자립을 위한 장기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핵심 과학 문제에서 지속적으로 축적을 유지해야만 기술 변혁의 파도 속에서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ㅡ 중국의 장기 투자: 기초연구 축적과 제도화
서방 국가들의 방황과 대비할 때, 중국은 여러 해에 걸쳐 기초연구 투자와 제도 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25년 중국 ‘10대 과학기술 진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초연구에서 나왔다. 예컨대 ‘인공태양’ EAST의 ‘1억 도-1000초’ 세계기록, 토륨 기반 용융염로의 기술 돌파, 뇌-기계 인터페이스와 양자정보 분야의 지속적 진전 등 중대한 성과의 등장은 모두 장기적 기초연구 축적의 수혜이다.
대표적 제도로 국가자연과학기금이 있다. 기업과 연합해 혁신기금을 조성함으로써 “기업이 문제를 제출하고, 과학계가 답하며, 시장이 검증하는” 연계 메커니즘을 형성해 기초연구 재원의 투입 경로를 넓혔다. 중국의 기초연구 지원의 핵심 채널인 국가자연과학기금은 40년 동안 연구 프로젝트 88만 건을 지원했고, 지원액은 4,608억 위안(약 660억 달러)에 달한다. 그 결과 기초과학·공정재료 등 분야에서 많은 기초적·독창적 성과를 산출했다.
지원 대상의 측면에서는 청년 예비 인재가 기초연구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도 국가자연과학기금 지원 과제에서 45세 이하 책임자가 80%를 넘었다. 이런 체계적 배치는 기초연구의 장주기·고위험이라는 내재 규율에 부응하는 동시에, 제도 설계를 통해 중복 투자와 자원 배치 오류의 위험을 낮추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기반을 다지도록 한다.
오늘날 세계 기초과학 연구가 맞닥뜨린 것은 쇠퇴가 아니라 구조의 재편이다. 그리고 미래의 판을 결정하는 것은 예산의 증감 자체가 아니라, 장기 관점에서 안정적 투입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저력, 그리고 전략적·선제적·체계적인 기초연구 배치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효율과 독립성을 함께 갖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쪽이 다음 과학기술 혁명에서 더 큰 가능성을 갖는다. (저자 오웨이는 저장대 중국 과학교육전략연구원 부연구원)
2026-03-05
출처: 환구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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