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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白雲), 흰구름이 산에 걸쳐 있으면 그림이 된다. 아름다움, 추억, 그리움 등 수 많은 정서를 담은 시와 노래가 된다. 우리나라 산 중 ‘백운산’은 50여 곳이나 된다. 명산에 포천/화천(903m), 정선/평창(1,426m), 함양/장수(1,278m), 광양(1,222m) 백운산은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100대 명산에 포함된다.
원주/제천에 걸쳐 있는 백운산(1,087)은 치악산을 마주하고 있다. 한강기맥에서 분기된 영월지맥상의 치악산 구간인 남대봉(1,180m)에서 백운산(1,086.1m)을 지나는 47km의 ‘백운지맥’은 미륵산(689.9m), 용마산(242.8m)을 거쳐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섬강에 합수한다. 산의 계곡물이 흘러 강물을 만들 듯이 ‘산수’(山水)는 하나가 된다. 용마산 정상에 서면 멋진 세물머리 광경을 볼 수 있다.
흥호리는 남한강과 섬강 그리고 청미천이 만나는 ‘세물머리’ 지점으로 옛 흥원창이 있던 곳이다. ‘세물’이 여주지역을 통과하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한다. 작년 여강 둘레길(140km)에 이어 올해 초 치악산 둘레길(140km)을 걸었다. 오늘 백운지맥의 중심인 백운산에 오르고 보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산맥과 강물의 흐름 속에 있음을 깨닫는다.

백운산을 오르는 코스는 제천시 백운면과 원주시 판부면 두 곳이다. 판부면에 위치한 산림청 소속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백운산길 81)으로 향한다. 원주시 주민이라 입장료는 면제다. 주차비 3천원 내고 1.7km 올라가서 주차한다. 일전에 수련회를 위해 숙박시설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 등산을 위해 다시 찾으니 청량한 계곡 물소리와 우거진 숲이 나를 반긴다.
등검은뻐꾸기가 구슬피 우는지 짝을 찾기 위해 노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뻐뻐꾹 뻐꾹” 소리를 낸다. 일반 뻐꾸기는 “뻐꾹뻐꾹”소리낸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을 뿐 키우지는 않는다. 탁란(托卵)행위인데 새 둥지 짓고, 알 품고, 새끼 부화하고, 키우는 일을 위탁한다. 비정한 생태계다. 3개 코스 중 2코스를 선택한다. 정상까지는 3.7km로 멀지 않지만 경사가 급해 난이도는 최상급이다. 쉬엄쉬엄 걸은 탓도 있지만 4시간 정도 걸렸다.
오르는 동안 등산로 주변에는 쭉쭉 뻗은 나무 아래로 벌깨덩굴, 금강애기나리, 쥐오줌풀, 큰앵초, 두루미꽃, 족두리풀, 애기나리, 은난초, 큰꽃으아리 등 봄꽃이 만발이다. 고광나무는 흰 꽃을 피우고 있는데 철쭉은 기후 탓인지 일찍 피었다 지고 정상부근에 조금 남아 있을 뿐이다. 정상에는 백운산이 양쪽 시에 걸쳐 있어서 그런지 원주시와 제천시가 각각 표지석을 세워두었다. 등산객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백운산에 대한 문화, 역사 이야기를 게시해 주면 좋을 것이다.
2002년 신림청이 ‘세계 산의 해’를 기념해 100대 명산을 선정한 이후 한국의 산하(2012년), 블랙야크(2013년), 월간 산(2018년)에서 지정하였다. 원주/제천 백운산은 그런 명산의 명예와 무관하게 구름을 쉬게 등산객을 받아들이고 있다. 숲을 무성하게 하여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계곡에 물을 흘려보내 강물을 이루게 한다. ‘백운’ 그 자체만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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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