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징(黄靖)/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01.11

미국.p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영유권을 군사력으로 빼앗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또한 조만간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칸만'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곧 출범하고, 또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데다, 대법원의 대법관 9명 중 보수성향이 6명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4년간 미국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ㅡ '탈자유화'의 전환점

 

미국 윌슨 대통령(1913~1921)이 주창한 자유주의 국제주의인 '윌슨 독트린'이 미국 정치의 주류가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다. 미국 주도의 연합체제를 구축하여 미국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냉전 종식 후 클린턴 행정부가 내세운 '글로벌리즘' 전략인 '자유가치관'에 기초한 세계화, 미국식 민주주의제도의 세계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세계화, 나아가 미국 주도의 '자유 국제질서'를 미국 동맹체제 위에 구축함으로써, 미국 패권을 영구히 하고 역사를 종식시키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윌슨 독트린'에 기반한 글로벌 전략은 미국의 전략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 역량의 상대적 하락을 초래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자본의 경제적 세계화 과정에서 달러에 의존한 패권의 기형적 확장으로 인해 미국 산업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의 이익을 집어 삼켜 미국 내 빈부격차가 급속히 벌어졌으며, 한때 미국 사회의 중추였던 중산층은 그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하락으로 인해 점점 더 좌절과 분노하고 있다. 반면, 좌파 자유주의자들은 글로벌리즘 전략에서 도덕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유 평등 인권 등 가치이념을 남용하였다. 이로 인해서 미국은 국제문제에서 허울뿐인 이중잣대를 만들고 소프트파워를 급격히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정치적 올바름(政治正确) ' 풍조를 촉발시켜 약자 계층(소수민족, 여성 등)에 대한 보호를 자신들의 입장과 행위, 세력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정치운동인 "흑인의 생명도 고귀하다"  '여성권리'  '동성애족' 등이 판을 치고 있다. 빈부격차는 계층 간 대립을 낳았으며, '정치적 올바름'은 가치관 차원의 '문화전쟁'을 낳았다. 그 결과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민중은 '신분'에 따라 경계선을 긋고, 양립할 수 없는 두 세력이 형성되어 정치의 양극화가 일상화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의 압승은 백인 노동자층과 복음주의자들, 소수 가톨릭 신자들, 그리고 반페미니스트들이 주축이 된 우익 보수파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아래 좌파 자유주의파에 대한 전면적인 청산에 나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MAGA 운동의 근간은 네오-잭슨 독트린(Neo-Jacksonism)이다. 미국 잭슨 대통령(1829-1837)은 "미국이 우선"이라면서 유라시아 구대륙의 일에는 주도적으로 간여하지 않고, 미국 세력을 확장해서 신대륙에서의 미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MAGA 운동 역시 '미국 우선'을 주창하면서 '자유 국제질서'에 관심이 없으며, 전면적인 전략적 수축을 주장하고 정치의 주축을 내부 청산(内卷清算) 에 두고 있다. 승리 직후 트럼프는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정부 효율부'의 설치를 선언했다. 국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이 '체제 밖'의 기구는 건제파(建制派)* 와 '심층 정부'(딮스테이트)를 청산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트럼프는 새로운 선발 기준에 따라 '80세대'를 주체로 하는 젊은 보수집권 그룹을 빠르게 세웠다. 이러한 조치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큰 조치의 시작이다.

 

*건제파(建制派, 건제는 중국어로  '제도' '편제'를 뜻함)는 특정 사회 또는 정치 시스템에서 권력과 자원을 가진 계급 또는 그룹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정부, 공식 기관, 재계, 귀족, 지주 및 기타 지배 계급을 나타낸다. 그들은 권력과 자원을 장악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과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고 사회에서 높은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 건제파와 보수파의 차이는 건제파가 기존의 제도와 권력구조를 유지하는 데 치중하는 반면, 보수파는 보수의 전통적 가치관과 사상을 강조한다. 건제파는 일반적으로 정치 시스템에서 권력과 자원을 가진 집단을 말하며,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여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 그리고 보수주의자는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전통에 치우친 사람들을 더 많이 지칭하는데, 그들은 변화에 반대할 수 있지만 반드시 정치 시스템에 권력과 자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 및 지역에 따라 건제파의 구체적인 의미와 표현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콩에서 건제파는 홍콩의 기존 건제(제도) 및 중앙정부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정당과 애국적인 인사들로 홍콩 정치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건제파는 일반적으로 정치 시스템의 고정된 위치와 영향력을 가진 오래된 정치 얼굴과 깊은 이익 집단을 의미한다.(바이두)

 

마가.jpg

 

ㅡ 미국,  정치·경제의 격동기 돌입

 

향후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 보호주의, 점진적인 관세 인상, 전통적 에너지 산업의 강화, 예산 적자 확대와 함께 규제 강화를 통해 미국 제조업의 부활, 문화적으로 '다문화' 가치 지향에 대한 반대, 반이민, 기독교 신앙에 기반한 '미국적 가치' 강조, 정치적으로 건제파와 '심층정부(딮스테이트)'에 대한 선전포고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좌파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청산뿐만 아니라, MAGA 운동의 '정치적 올바름(政治正确) '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좌파 자유주의세력과 MAGA 운동은 '물과 불'처럼 서로 용납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 양자는 이념적으로 대립될 뿐만 아니라, 이익에서도 제로섬 관계이다. 예컨대 자유주의자들은 트럼프의 경제적 조치가 고인플레이션과 부채 급증으로 경기 침체를 촉발할 뿐만 아니라, 달러 패권의 근간인 미국 주도의 글로벌 '자유무역'을 위태롭게 할 것으로 보고있다. 필경 좌파 자유주의자들의 지원으로 친환경 산업이 번성하였기에, 반 환경정책은 각 이익집단 간의 격렬한 투쟁을 불러올 것이다. 배타적인  반이민 정책은 자유주의파의 사회적 힘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민국인 미국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다. 미국 건제파와 '심층정부(딮스테이트)'는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미국 패권과 복지를 위한 근본적인 토대로 삼고 있다. 동맹국의 이익을 희생하는 '전략적 수축'은 만리장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되며, 나아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근본적으로 깨뜨릴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은 쌍방이 타협하기 어렵게 만든다. 트럼프는 취임 후 '그랜드 슬램'을 앞세워 전면적인 압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좌익 자유주의세력과 '심층 정부(딮스테이트)'는 강력한 저항 및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2026년 중간 총선이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된다. 즉 만약 민주당이 상·하원(최소 하원) 다수를 탈환하면 이는 곧  대규모 반격에 나설 수 있다. 만약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를 유지하게 되면 이는 보수 세력이 승승장구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미국 정치의 양극화된 내분 및 경제 불안은 지속되거나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딮스테이트.png

 

ㅡ 세계 정세 및 중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

 

중국과 미국은 이미 같은 세계에 깊이 뿌리 박힌 두 강대국이다. 따라서 중미 관계의 전망은 세계 구도의 변화 속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인상과 유럽의 높은 '보호비' 강요를 골자로 한 대(對)유럽 정책은 미국과 유럽 관계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즉각 중단' 계획 및 이스라엘에 대한 '무한 지원'은 유럽의 안보 이익을 해칠 수밖에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은 '신대륙'인 미국이 냉전에서 이기고 세계를 제패하는데 큰 버팀목을 제공했으며, 오늘날 국제 질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 경제가 하강하고 정치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관계는 각각 내재된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시기에서 '전환적(转折性) ' 인 악화로 이어지게 되면, 국제정치의 혼란과 무질서를 가중시킬 수 있다.

 

둘째,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적 민족주의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고관세 정책이 19세기 후반처럼 미국 제조업에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당시 '고립주의'적인  고관세의 성공을 위한 두 가지 필수 조건, 즉 영국 '파운드 패권'과 미국의 강력한 제조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미국 제조업이 저조한 근본적 이유는 바로 달러 패권 때문이다. 1971년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 패권을 확립했을 때 미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3.2%를 기록하였는데, 그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미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8%에 불과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위해 노력 했지만, 2023년 미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10.2%로 떨어졌다. 관세 대폭 인상, 예산 적자의 확대, 양적완화의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는커녕  높은 인플레이션, 고채무, 고적자, 심지어는 경기후퇴의 위험까지 안으면서 글로벌 경제무역 질서에 강한 충격을 줄 것이다. 시장에 '값싼' 달러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수출 인플레이션이 커지는 동시에,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금융위기로 이어질 위험성도 매우 커진다. 이러한 모든 위험은 세계 경제에 잠재적 위협이 된다.

 

셋째,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신 잭슨주의'  내부 경쟁의 필연적인 결과로 대외적으로 더욱 공격적인 미국이 될 것이다. 당시 미국은 고립주의를 채택해서 국력을 기르고, 결국 세계로 진출해 글로벌 패권을 추구할 수 있었다. 지금 트럼프 캠프는 '미국 우선'을 내걸고 내부적으로 권력에 대한 정치적 합법성만 제공할 뿐, 동맹을 무시한 전면적 전략 수축은 자기 고립을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더욱 강경하고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다. 강경한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야만 MAGA 운동의 투지와 힘을 결집시킴으로써 대내적으로는 치열한 내전을 제압할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관세 인상으로 협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형세 하에서 세계는 더욱 무지막지하고 예측이 어려운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높은 불확실성과 공격성으로 인해  한층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먼저 "철을 두드리려면 반드시 스스로 강해야 한다(打铁还须自身硬) "는 원리대로, 스스로 평화적 환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중국은 주변 지역의 전쟁과 혼란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해 중국은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둘째, 어떠한 무지막지한 협박과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하고 저항해야 한다. 차기 미국 정부는 최대 이익을 쥐어짜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최대 압박'과 '예측 불가능성'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워싱턴의 끝없는 욕심(得寸进尺)의 이면에는 변덕이 자리 잡고 있다. 단호한 투쟁이 결여된 타협은 상대방의 욕심을 더욱 자극할 뿐이다. 논리와 근거에 기초한 강경 태도만이 변화와 타협을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미국 통치집단 내부 또한 결코 철판같지 않다.

 

셋째, 흔들림 없이 개혁개방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 개혁의 근본 목적은 경제를 잘 발전시키는 것이다. 결국 "발전만이 확실한 도리"(发展才是硬道理) 라고 할 수 있다. 개방은 포위와 '디커플링'에 대처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다. 한편으로, 외국의 벗이 찾아 오고 상호 이익이 되는 일은 환영한다. 다른 한편, 중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走出去) 최대한의 지원과 장려를 하며, '일대일로' 건설의 강도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협력과 상생의 기초 위에서, 산업 체인 및 공급 사슬을 더욱 확장하여 생산과 공급 사슬의 유연성을 강화토록 한다.

 

중국은 최근 무비자 정책의 확대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png
중국은 최근 무비자 정책의 확대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넷째, 평화· 안정· 발전은 대다수 사람들의 염원이며 요구이다. 그 때문에 명분을 얻을 수 있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자간 기제(메커니즘)는 오늘날 국제 질서의 기본 기반이며, 다자주의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필수 조건이다. 또한 상호 호혜의 경제 및 무역 거래는 모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플러스 게임'(제로섬 게임의 반대-주)이다. 일방주의, 보호주의, 집단적 탈퇴, 심지어는 관세 협박에 의존하는 것은 추세를 거스르는 행위이다. 따라서 중국은 주변 국가·지역들과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유럽, 라틴 아메리카, 중동 및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적극  발전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이 좋아져야 중국도 좋아진다." 오늘날 이말은 더욱  올바르다. (저자: 상해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미국과 태평양지역연구소 주임)

 

2025.01.10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L0XxCk5qD9

 

[울산함성 무료구독 신청]  https://t.me/+ji13hLs-vL83ZTBl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우크라 의원 "젤렌스키, 5년 만에 1000억 달러 축적"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01.13(669)]

2025.01.14

미·중 간 ‘보이지 않는 전쟁’ - 라스베이거스 박람회(CES)

2025.01.13

 '미래' 겨냥... 한중일 협력 올해 기대할 만

2025.01.12

'신 잭슨주의'를 신봉하는 미국, 세계를 어떻게 강타할 것인가?

2025.01.11

인도네시아 브릭스 공식 가입, 올 최소 9개국 확대 전망

2025.01.09

서방은 티베트 지진 구조에서 무엇을 봐야 하나

2025.01.09

시리아 전복한 HTS 수장 알-졸라니는 유대인 모사드 요원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12.31(668)]

2024.12.31

삼성전자 인도공장 노동자들의 파업과 인도 노동계급의 단결

2024.12.31

서구의 절반은 파멸할 운명에 처해 있다

2024.12.30

中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 2연패 ‘경쟁력 덕분’

202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