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위천/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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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필리핀에 35억 달러의 대출 지원을 제공하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이는 미국이 소위 “외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에 대한 방위 지원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필리핀의 방위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필리핀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군사 동향을 통제하려는 시도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군사 분야 외에도, 미국은 필리핀의 미디어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개조하며, 사상과 관념 차원에서 필리핀에 대한 심층적인 침투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격 식민지화”는 근대 식민지 관리 관행에서 시작되었다. 1902년, 미국 식민정부는 「필리핀 조직법」을 제정했는데, 이는 표면적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미국 기업들이 필리핀 신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현지 신문에 대해서는 엄격히 검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동시에 미국은 필리핀에서 영어를 주요 매체 언어로 도입하고, 이를 교육 체계와 결합해 문화적 침투를 도왔다. 또한, 미국은 라디오 방송을 도입하여 필리핀 엘리트 계층에게 미국의 오락 프로그램과 뉴스를 전파하며, 점진적으로 미국식 가치관을 주입했다.

 

필리핀이 독립한 이후, 미국의 필리핀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은 은밀한 침투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20세기 50년대, 필리핀 미디어 시장은 그룹화되었고, 4대 재벌 가문이 주류 신문을 장악했다. 이들 가문의 경제적 이익은 미국 수출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미국-필리핀 간 특수 관계를 지지했다. 60년대, 미국에서 유학한 필리핀 언론학자들이 귀국해 자유주의적 미디어 이론을 대대적으로 전파하며, 고등교육을 통해 언론인들의 미디어관을 형성했다. 80년대, 미국은 필리핀에서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해 탐사보도 개념을 보급하고, 독립적으로 보이는 언론 산업 조직을 육성했으나, 실제로는 미국 자금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21세기에 들어서, 미국은 국무부, 국방부, 국가민주기금회(NED) 등의 기관을 통해 자금 지원, 지식 주입, 여론 지원 등을 활용하여 필리핀에서 다수의 친미 성향의 “대변인”을 양성하며 “원격 식민지화”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국가민주기금회(NED)와 같은 “백색 장갑” 조직은 프로젝트 지원 형식으로 필리핀 미디어와 언론 산업 협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필리핀의 라플러(Rappler) 뉴스 네트워크는 미국의 여러 단체로부터 약 5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단기간에 유명 뉴스 포털 사이트로 급부상했다. 라플러는 필리핀 탐사보도센터, 빌라 아카이브 등과 함께 필리핀 뉴스 생산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친미 미디어 매트릭스”를 형성했다.

 

또한, 필리핀 기자들을 유학으로 유치하기 위해 미국은 장학금을 제공하고, 필리핀에서 기자 훈련 과정을 운영하도록 미디어 매트릭스를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식 언론 이념을 주입하며 “보편적 가치”를 은밀히 심어주었다. 지속적인 지식 주입을 통해 미국은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필리핀 언론인을 선별하고 양성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변인”으로 활용했다. 2016년, 라플러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를 비판하는 다수의 기사를 발표했으며, 그 창립자인 마리아 레사는 서방 주류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라플러의 국제적 명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필리핀 국내 여론 환경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은 친미 미디어 매트릭스를 구축해 필리핀 미디어 시스템에 깊이 침투했다. 많은 필리핀 언론매체가 표면적으로는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이익과 궤를 같이하며, 뉴스 보도를 통해 정치적 갈등에 개입하고, 미국 패권을 유지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는 필리핀 내에 여론 혼란을 초래하고, 필리핀 정치권의 혼란을 가중시키며, 궁극적으로는 미디어의 신뢰도 하락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일부 필리핀 언론은 두테르테 집권 시절 마약과의 전쟁에서의 인권 침해, 선거 조작, 가족의 마약 연루 등 부정적인 뉴스를 끊임없이 부각하며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정권 교체를 촉진하려 했다. 그러나 두테르테에 대한 공격은 민중의 지지를 얻지 못했으며, 오히려 라플러와 ABS-CBN 같은 언론매체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민중들의 자국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특히 라플러와 ABS-CBN 같은 기관은 필리핀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언론으로 전락했다.

 

필리핀 언론의 신뢰도 하락은 사회의 여론 감시 체계 붕괴를 초래했으며, 필리핀 정치권의 혼란을 더욱 심화시켰다.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은 언론을 이용해 대중들의 포퓰리즘 정서를 자극하며 높은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정부의 통치 능력 부족, 가족 정치의 병폐, 그리고 언론 규제의 실패로 인해서 마르코스 정부는 부패가 만연한 상태에 빠졌다. 2025년 9월,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필리핀 정부의 인프라 사업 부패 스캔들에 항의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원격 식민지화” 과정 전반을 살펴보면, 워싱턴은 필리핀 미디어 시스템의 발전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여론 함정을 조성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며, 필리핀의 자주적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필리핀 사례는 미국의 “원격 식민지화”가 가져오는 치명적인 위험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필자: 베이징대학교 외국어학원 조교수)

 

출처: 환구시보,  2026년 1월 6일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Pq99mRjv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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