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노동
  • ㅡ "기획된 폭력, 경찰은 방조... 불법파견 은폐 위한 조직적 탄압"
등록일 : 2025.08.22
지난 5월 20일 집회참석자들이 현대차 구사대 폭력으로 망가진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jpg
지난 5월 20일 집회 참석자들이 현대차 구사대 폭력으로 망가진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현대차 구사대 이수기업 폭력사건 진상조사단'(이하 진상조사단)이 21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 구사대와 책임자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특수폭행,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폭력을 방조하고 집회 권리를 침해한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울산북부경찰서장 및 현장 경찰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다.

 

ㅡ 불법파견 인정받은 노동자들 정리해고 후 폭력 사태 발생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출용 차량 이송 업무를 담당하던 사내하청 업체 이수기업의 노동자들은 현대차를 상대로 한 불법파견 소송에서 2024년 대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2024년 9월 이수기업을 폐업시키고 노동자 34명 전원을 정리해고했다.

 

이수기업 해고자들은 집단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2025년 3월 13~14일, 4월 18~19일 집회를 개최했으나, 두 차례 모두 현대자동차 보안운영팀 소속 직원들(구사대)이 천막을 강탈하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ㅡ "조직적이고 계획된 폭력... 여성 참가자 집중 공격"

 

진상조사단 공동단장인 민변 김상은 변호사는 "이번 폭력사태는 기획된 것이었다"며 "4월 18일의 경우 3월보다 많은 500여명의 구사대가 집회 시작 전부터 집회장소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천막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취하고,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폭행 및 상해를 통해 집회 자체를 무산시키려고 했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폭력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으로 보이거나 체구가 작은 연대자들이 많았는데, 현대차 구사대는 전원 남성으로 신체적 접촉으로 인한 성추행 가능성이 많았음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고, 여성참가자 다수가 머리채를 잡히는 등 폭력 및 상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민변 노동위 이선민 변호사는 "현대차는 비정규직노동조합이 설립된 이래로 비정규직노동조합이 진행하던 이른바 '수요집회'에 대해, 구사대를 이용하여 폭력을 행사해왔다"며 "구사대를 이용한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물리적 폭력행사'이며, 이것이 지속적으로 가능했던 이유는 현대차가 구사대에 대한 법적‧경제적 조력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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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구사대 이수기업 폭력사건 진상조사단'이 8월 21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ㅡ 경찰, 폭력 방치하고 피해자만 연행... "현대차의 사병" 비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강솔지 변호사는 "울산지방경찰청과 울산북부경찰서의 행태가 '무능'이 아닌, 구사대의 폭력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사실상 공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경찰은 폭력을 막을 수 있었던 수차례의 기회를 외면했고, 현장 시민들의 거듭된 보호 요청을 묵살했다"며 "폭력이 벌어지는 순간에도 가해자를 제지하거나 체포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화 집회 주최자를 집시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경찰의 행위가 직무유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불법체포·감금, 특수폭행 방조, 집회방해죄에 해당한다며 울산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ㅡ  "불법파견 소송 패소 후 보복... 노동자 권리 주장 봉쇄 의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신하나 변호사는 이수기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불법파견 소송에서 패소한 노동자들에 대한 보복이자, 앞으로 제기될 불법파견 소송의 증거를 없애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신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노동자들에게 당장의 생계를 위협하여 투쟁 의지를 꺾고, 아직 소송 중이거나 소송을 준비 중인 다른 노동자들의 권리 주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기업 해고노동자 김종찬 씨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현대차 자본에 의해 불합리하고 불법적으로 노동하였다"며 "현대차는 그런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불법파견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인 수익을 쌓아 올렸고 그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통해 완성차 업계 글로벌 탑 3를 달성하였다"고 말했다.

 

ㅡ 진상조사단, 현대차와 고용노동부·경찰에 요구사항 제시

 

진상조사단은 현대자동차에 ▲이수기업 해고자들의 즉각 직접 고용 ▲폭력사태에 대한 대표이사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폭력사태 책임자들의 즉각 해고 및 가담자 징계 ▲보안운영팀의 구사대 운영 중지 등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이수기업 해고자들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 ▲현대차 3개 공장의 구사대 운용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했다.

 

경찰에는 ▲폭력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경찰청장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폭력을 방치한 울산경찰청장 등 책임자와 관련자 조사 및 결과 공개 ▲구사대 및 지시자들에 대한 강제수사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창민 수석부본부장은 "현대차는 말합니다. '이수기업 해고는 하청업체 문제일 뿐'이라고.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공정은 변하지 않았고, 업체 사장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노동은 이어졌습니다"라며 "고용승계는 현대차의 책임이었고, 이미 합의된 관례였습니다. 지금 현대차가 저지르는 것은 단순한 무책임이 아니라 법과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은 현재 324일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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