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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는 20일 정부가 입법예고를 준비 중인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령안이 “법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며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전날(19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하위법령 개정 방향이 “원청 사용자 책임을 약화시키고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제약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원청·하청 창구 단일화는 법 취지에 역행”
금속노조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원·하청을 묶는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다. 노조는 “현행 창구 단일화 제도는 원래 기업 내부 교섭을 전제로 한 것이지, 원·하청 같은 초기업 구조를 염두에 둔 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 7월 현대제철·한화오션의 교섭거부 사건에서 법원이 원청과 하청을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히 판단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새로운 시행령에서 원·하청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법원의 판단보다 후퇴한 입장”이며, 결과적으로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교섭단위 분리 기준 추가해도 하청 교섭권 보장 없어”
두 번째 쟁점은, 교섭단위 분리 제도다. 정부는 "교섭단위 분리 시 고려 기준을 △노조 조직범위 △이해관계 공통성 △대표성 △갈등 가능성 △당사자 의사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교섭단위 분리는 ‘사업장 단위’를 나누는 제도이지 노조를 나누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특히 정부가 시사해 온 ‘상급단체별 교섭단위 분리’는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지금까지 교섭단위 분리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해온 만큼, 시행령에서 일부 기준을 추가한다고 해서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분리가 허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결국 "정부 방침은 하청 노조의 실질적 교섭권을 보장하기보다 교섭 구조만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는 게 금속노조의 판단이다.
“사용자성 판단 자문위는 사실상 ‘원청 교섭 허가제’”
세 번째 문제로, 금속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사용자성 판단 자문위원회’를 지목했다. 정부는 원청이 사용자성을 부정해 소송으로 끌고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이 위원회가 ‘교섭의제별’로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하게 될 경우, 실제 교섭이 자문위를 거쳐야만 가능한 구조가 되어 “원청 교섭을 사실상 ‘허가제’로 만든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현장의 실질적 지배력은 의제마다 천차만별인데, 외부 자문위가 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문위가 오히려 원청의 소송 남발을 조장하고 하청 노조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섭단위 쪼개기 남발되면 교섭은 끝없이 지연될 것”
네 번째 문제는, 교섭단위 분리의 남용 가능성이다. 현행 제도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접수되면 기존 교섭이 중단된다.
노조는 “새로운 하청 업체에 노조가 생길 때마다 기존 교섭이 중단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는 "어용노조 조직·활용을 통해 교섭을 지연시키려는 자본에 악용될 여지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행령 꼼수 아닌 원청 교섭 촉진”
금속노조는 현재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이 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이미 원청 교섭이 정당성을 인정받았음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은 기업들에게 ‘더 미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만 줄 것”이라며 “개정 노조법의 목적이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이라면 정부가 가장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은 원청 교섭 촉진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시행령안 즉각 폐기하라”
금속노조는 “이번 시행령안이 개정 노조법의 핵심 취지인 원청 사용자 책임 강화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 확대를 오히려 무력화한다”고 규정하며, ‘시행령안의 즉각 폐기’와 ‘원청 교섭 제도화 방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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