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10.13

 

희토류-1.png

 

2025년 10월 9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두 건의 공고는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었다. 희토류 관련 품목과 기술에 대한 전방위 수출 통제를 선언한 이 조치는, 글로벌 첨단산업과 군수 공급망의 판도를 뒤흔드는 전략적 한 수였다. 불과 하루 만에 워싱턴에서는 긴급 회의가 소집됐고, 미국 기업들은 재고 점검에 나섰다. '산업의 황금'으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 글로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1. 전방위 봉쇄: 자원에서 기술까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포괄성에 있다. 상무부 제61호와 제62호 공고는 희토류의 전체 생애주기를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채굴, 제련·분리, 금속 제련, 자성재료 제조, 2차 자원 회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의 기술이 수출 허가 대상이 되었다. 더 나아가 생산라인 조립, 시운전, 유지보수, 수리, 업그레이드 등 '기술 서비스'까지 통제 범위에 포함시켰다.

 

가장 혁신적인 조항은 '역외 적용' 규정이다.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관련 품목이라도 중국 성분이 0.1% 이상 포함되어 있으면 중국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통제하는 차원을 넘어, '손에 잡고 가르치는' 기술 이전까지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과거 흑연과 갈륨·게르마늄에 적용했던 방식을 한층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 것이다.

 

이러한 전방위 감독은 이전까지 존재했던 기술 유출의 회색지대를 완전히 차단하는 효과를 갖는다. 미국 기업들이 제3국을 경유하거나 가공 후 재수출하는 우회로가 원천적으로 막힌 셈이다. 베이징 이좡(亦庄)의 한 자석 공장 정비실에서 작업자가 화이트보드에 "부품 도착 예정일"을 새로 적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정밀 타격: 군사와 첨단기술의 급소

 

중국 정부는 통제 대상을 명확히 구분했다. 해외 군사용 사용자에 대한 수출 신청은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명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부 해외 조직과 개인이 중국산 희토류를 직접 혹은 가공 후 군사 등 민감 분야에 사용한다"면서 통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첨단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정밀한 제한을 가했다. 14나노 이하 논리칩, 256층 이상 메모리칩의 연구·생산, 해당 공정의 반도체 생산장비와 테스트 장비, 그리고 잠재적 군사용 인공지능 연구에 사용될 희토류는 건별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이는 미국의 군수 및 첨단산업 공급망의 '핵심'을 정밀 타격하는 전략이다.

 

실제 타격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방 조달 소프트웨어 기업 Govini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군대 무기 시스템의 4분의 3이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다. F-35 전투기 한 대에는 417kg의 희토류 소재가 필요한데, 중국의 중·중(中重)희토류 통제로 인해 미국 국방부는 2025년 F-35 인도 목표를 120대에서 84대로 하향 조정했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건조에는 4.17톤의 희토류가 필요하지만,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디스프로슘 공급 중단으로 28번째 핵잠수함 진수를 최소 18개월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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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신에너지차 구동 모터, 풍력발전기, 휴대폰과 기지국 필터 등 곳곳에 희토류 자석과 소재가 들어간다. 장비가 고장 났을 때 수리 가능 여부, 공정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가 생산라인 안정에 직결되는 상황이다. "쓸 수 있느냐, 고칠 수 있느냐"에서 막히는 것이 "물건이 있느냐"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 압도적 우위: 매장량·생산능력·기술의 삼중 지배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통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희토류 분야에서의 압도적 우위가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 2025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광물 매장량 약 9,000만 톤 중 중국이 4,400만 톤(48%)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전 세계 총생산량 39만 톤 중 중국이 27만 톤(69%)을 생산했다.

 

그러나 진짜 우위는 기술에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92%를 장악하고 있으며, 90% 이상의 희토류 제련·분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99.99%의 순도 정제까지 가능한 이 핵심 기술이 바로 유럽·미국 산업의 '치명적 약점'이다. 쉬광셴(徐光宪) 원사의 연속 추출 기술 등 수십 년간의 축적이 중국을 세계 희토류 산업의 '규칙 제정자' 위치에 올려놓았다.

 

미국의 딜레마는 여기서 명확해진다. 미국에도 광산이 있지만, 고순도 분리와 자석 제조 능력은 약하다. MP Materials의 광산도 결국 해외에서 정밀 가공해야 한다. 미국에서 채굴한 희토류 원광을 kg당 9.2위안에 중국으로 보내 정제한 뒤, 10배 가격으로 자석 부품을 다시 사오는 '미국 채굴-중국 제련-미국 사용'의 수동적 순환이 형성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원 개발 함정'이다.

 

4. 미국의 대응: 불완전한 대체 공급망

 

10월 10일 새벽, 워싱턴에서 소집된 긴급 회의는 미국의 불안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국 관리들은 즉시 언론에 "공급 안정에 주목한다"고 밝혔고, 업계 기업들은 재고를 점검하고 정부에 의존 현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이런 대응은 낯설지 않다. 이전 반도체, 흑연 사태 때와 동일한 패턴이다. 공식적인 대응 절차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이 실제라는 의미다.

 

미국은 "탈중국화"를 외치며 대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호주의 Lynas, 말레이시아의 분리공장, 유럽의 프로젝트 등이 진행 중이지만, 양과 기술 성숙도 모두 한계가 있다. 미국이 완전한 희토류 공급망을 재건하려면 3,000억 달러와 10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두 번 예산을 지원한다고 단기간에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전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작동할까? 중국 기업들은 기술·성분 정보를 등록하고, 세관은 검사를 강화한다. 용도가 불분명하면 보완을 요구하거나 반려한다. 과거 흑연에서 이미 적용된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진짜 주문과 명확한 용도가 있는 기업은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회색지대는 막힌다. 길은 남겨두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5. 파급 효과: 가격 변동에서 산업 재편까지

 

희토류 통제의 파급 효과는 이미 시작됐다. 공급이 제한될 때마다 관련 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하위 산업의 비용이 오른다. 2010~2011년 희토류 파동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투자은행들은 비용 상승 비율을 예측하지만, 구체 수치는 통제 범위와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소비자에게도 영향은 불가피하다. 자동차 가격, 가전 가격, 풍력·휴대폰 네트워크 프로젝트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공정 변경, 공급사 교체, 일부 모델 출시 연기 등의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단기적 변동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능력과 기술 이전 속도가 관건이다. 압박은 있지만, 당장 공급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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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부품과 기술 서비스다. 장비가 고장 났을 때 수리 가능 여부, 공정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가 생산라인 안정에 직결된다. 계약 조항과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법규 시스템) 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먼저 허가 목록을 점검하고, 위험 포인트를 표시해야 한다. 생산 안정이 우선이고, 장기 대책은 그 다음이다.

 

6. 전략적 유연성: 합법적 무역의 창구

 

통제 조치가 엄격하지만, 중국 정부는 합법적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적절한 공간도 남겨두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에 통제 대상에 포함된 품목은 범위가 제한적이며, 여러 허가 편의 조치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수출 신청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줄 예정이다.

 

정책은 합리적인 과도기를 두어 각 이해관계자가 기존 상업 계약 및 합법적 요구를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도주의적 예외 조항이다. 최종 용도가 긴급 의료, 공중보건 사건 대응, 자연재해 구호 등 인도주의적 지원인 경우에는 허가 신청을 면제한다. 중국은 다자·양자 수출 통제 대화 메커니즘을 통해 각국과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합법적 무역을 촉진하며, 글로벌 산업체인·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유연성은 전략적 계산의 산물이다. 중미 양국 모두 민간 분야의 창구는 남겨두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다. 손은 뻗되, 계산은 철저히 한다는 원칙이다. 중국은 '수출통제법'과 이중용도 품목 관련 제도를 통해 추적·샘플링을 용이하게 하고, 흐름이 불분명한 경우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절차를 세분화해 리스크를 미리 막겠다는 것이다.

 

7. 장기전의 시작: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

 

지난 2년간 중국은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허가+용도 심사" 조합을 여러 번 사용했고, 미국도 핵심 기술에 "허가+리스트" 방식을 적용해왔다. 양국 모두 장기적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번 희토류 기술 통제도 이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산업체인 투명화와 대안 마련을 가속화할 것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국가안전의 성벽을 구축함과 동시에, 강대국 경쟁에서 전략적인 한 수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희토류는 이미 첨단산업과 현대 국방 시스템의 생명줄이 되었다. 중국은 매장량, 생산능력, 기술의 삼중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희토류의 생명줄을 쥐고 있으며, 이를 전략적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대체 공급망은 아직 미완성이고, 단기간 내 전면 대체는 어렵다. 가격과 납기 모두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길은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경쟁은 '시간 버티기' 싸움이 될 것이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희토류는 더 이상 단순한 산업 원자재가 아니다. 그것은 첨단기술 글로벌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자, 강대국 경쟁의 새로운 지정학적 무기가 되었다. 중국의 전방위 통제는 단순한 수출 규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체인의 구조적 재편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희토류를 둘러싼 이 장기전에서,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 

 

[참고자료]

https://baijiahao.baidu.com/s?id=1845652285750904565&wfr=spider&for=pc

https://mbd.baidu.com/newspage/data/landingsuper?context=%7B%22nid%22%3A%22news_9433384246623226653%22%7D&n_type=1&p_fro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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