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이 채택되었다. (사진=민주노총 제공).jpg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이 채택되었다. (사진=민주노총 제공)

 

       "배달 라이더·차량 호출 기사 등 수억 명 플랫폼 종사자 대상 구속력 있는 국제 기준 첫 마련"

 

국제노동기구(ILO)가 플랫폼 경제 종사자를 보호하는 전 세계 최초의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 협약을 공식 채택했다. 이른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종사자들이 그동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 통과는 전 세계 노동 권익 보호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기업들이 정규직을 채용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독립적인 단기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ㅡ 협약 채택 경위
6월 12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대회에서 《플랫폼 경제 체면 노동 협약》이 정식으로 통과되었다. 이번 표결에는 중국 대표를 포함한 406명이 찬성, 8명이 반대, 36명이 기권하여 압도적 지지로 가결되었다.

 

협약의 적용 대상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사, 음식 배달 라이더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종사자로, 공식·비공식 경제 영역을 불문하고 "모든 디지털 노무 플랫폼"에 적용된다.

 

ㅡ 협약의 주요 내용
협약은 플랫폼 기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 사전 고지 의무: 종사자 고용 전 임금 산정 방식, 주문 배분 규칙 등 운영 세부 사항을 사실대로 공개해야 한다.
•임금 보장: 임금을 전액 제때 지급하고, 적용 가능한 최저 보수 기준을 준수하며, 업무 관련 비용을 환급해야 한다.
•사회보험 편입: 연금·실업보험·산재보험 등 법정 사회보험에서 배제되어 온 플랫폼 종사자들을 해당 제도에 포함시키도록 비준 국가에 요구한다.
•부당 계약 해지 금지: 플랫폼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고용을 종료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ㅡ 국제 사회의 반응
협약 통과를 둘러싼 각국의 입장은 엇갈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는 반대표를 행사했다. 미국의 경우 2025년 조사 데이터에서 플랫폼 종사자들이 운영 비용 공제 후 실질 시급이 연방 최저 임금보다 약 30%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이번 협약의 적용이 특히 절실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카타르 알자지라(Al Jazeera)는 이번 협약 통과가 "노동자 보호 강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전반적 추세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ㅡ 의의와 한계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팽창하는 플랫폼 노동 시장에 처음으로 국제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협약이 실제로 발효·시행되려면 각 ILO 회원국이 국내 비준 절차를 별도로 완료해야 한다는 점이 현실적 과제로 남는다. 미국처럼 반대표를 던진 국가들이 자국 내 비준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협약의 실효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플랫폼 긱 종사자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번 협약이 각국의 비준을 통해 실질적인 보호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국제 사회의 이행 의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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