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시간 끄는 사이 사기 영업은 계속됐다”
등록일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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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P피해자연합과 약탈경제반대행동, 금융피해자연대는 8월 27일 오후 2시
의정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융피해자연대)
 

484억 원대 피해를 발생시킨 XGP 코인 사기 사건이 기소된 지 3년이 지나도록 1심 선고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핵심 피고인들은 구속기소됐지만 1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됐고, 피해자들은 불구속 재판이 장기화되는 사이 XGP 관련 영업과 추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XGP피해자연합과 약탈경제반대행동, 금융피해자연대는 8월 27일 오후 2시 의정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시간 끌지 말고 XGP 사기범들을 엄벌하라”며 핵심 피고인들의 법정구속과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이날은 XGP 다단계 사기 핵심 피고인 전주원과 김제수에 대한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변론이 이어졌다.

 

검찰이 확인한 484억 원대 사기…“해외 핀테크 코인으로 포장”

 

의정부지검 형사4부는 앞서 XGP 사건과 관련해 해외 핀테크 회사의 결제 코인을 빙자해 다단계 형태로 500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약 484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코인 재단 실운영자 2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에게 거래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제공한 전직 거래소 임원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코인을 발행한 뒤 코인 발행재단을 실제 운영하면서 해외 법인과 외국인 대표를 내세워 이른바 ‘김치 코인’을 유럽 핀테크 회사가 개발·발행한 코인인 것처럼 포장했다.

 

또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실생활 결제 코인’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업체들과 제휴한 것이 아니라 배후 업체로부터 모바일 쿠폰을 구매해 제공하는 방식이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거래소 상장 이후에는 이른바 ‘MM(Market Making)’ 계정을 이용한 자전거래 방식으로 코인의 시세와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코인이 언제든 현금화될 수 있고 시세가 상승할 것처럼 홍보했다는 것이다.

 

다단계 조직도 구축했다. 여러 단계의 직급과 수당으로 구성된 조직을 코인 판매에 결합해 투자자 규모를 피라미드 형태로 확대했고, 검찰은 이를 무등록 다단계 판매조직 개설·관리·운영 혐의로 기소했다.

 

거래소 임원이 코인을 매도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XGP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사실도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거래소 회원 34명의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제공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약 322억 원 상당의 재산보전조치도 진행했다.

 

구속기소 뒤 보석 석방…3년째 이어지는 불구속 재판

 

전주원과 김제수는 2023년 6월 30일 구속됐고, 같은 해 7월 19일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재판은 장기화됐다. 이들은 1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2024년 1월 8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 뒤 2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이어졌고, 2026년 8월 현재 사건 기소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 1심 선고는 나오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48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의 재판이 이렇게까지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정작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보석 석방 이후에도 XGP 관련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전주원은 SNS를 통해 현재도 XGP가 사기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XGP 관련 영업 역시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수사기관이 이를 즉각 수사하고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경찰과 검찰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MBI 피해자에게 다시 XGP 권유…“2차 피해 발생”

 

XGP 사건 피해자 가운데는 기존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인 MBI 피해자들도 포함돼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MBI 모집책 일부가 MBI 피해자들에게 XGP를 다시 소개했다. “MBI에서 잃은 돈을 XGP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XGP에 투자했다가 또다시 피해를 입은 피해자도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MBI 모집책 이모 씨, 정모 씨, 김모 씨 등이 MBI 피해자들에게 XGP를 소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모 씨는 현재 고양지원에서 MBI 관련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피해자들은 밝혔다.

 

더욱 심각한 것은 XGP 핵심 피고인들의 구속 사실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MBI 모집책 김모 씨는 XGP 핵심 피고인들이 2023년 6월 30일 구속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장기간 알리지 않았다.

 

이에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김 씨가 “전주원이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것은 무죄라는 뜻”​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보석은 무죄를 의미하지 않는다. 보석은 재판이 끝나기 전 피고인을 일정한 조건 아래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제도이며, 유무죄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결정된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잘못된 설명이 기존 사기 피해자들을 또 다른 투자로 끌어들이는 데 이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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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P피해자연합과 약탈경제반대행동, 금융피해자연대는 8월 27일 오후 2시
의정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융피해자연대)

 

“사기꾼은 한 곳에서만 사기 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코인 사기 사건으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MBI와 같은 대규모 금융사기의 모집책이 기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투자상품을 권유하고, 다시 피해가 발생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사기꾼들은 한 곳에서만 사기를 치지 않는다”며 “하나의 사기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고 처벌되지 않으면 기존 피해자들이 또 다른 사기의 표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MBI 피해자가 XGP 피해자가 되고, XGP 피해자가 또 다른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사기의 연쇄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원에는 신속한 재판과 엄정한 판결을, 경찰과 검찰에는 XGP 관련 추가 범행과 모집책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재판이 장기화되고 핵심 피고인들이 불구속 상태로 있는 동안 추가 범행이 계속되고 있다면 그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법원은 엄중한 판결을 내리고 필요한 경우 법정구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통해 해외 핀테크 코인으로의 허위 포장, 실생활 결제 구조 위장, 시세·거래량 조작, 다단계 모집, 개인정보 불법 제공 등을 확인한 XGP 사건. 그러나 피해자들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다.

 

3년째 이어지는 재판 사이에도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사법기관이 답해야 할 시간이다.

 

피해자들은 “사기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있어야 사기범들이 또 다른 곳에서 사기를 칠 생각을 하지 못한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사기의 연쇄를 끊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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