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제철 자본의 눈감은 안전보건대책이 낳은 살인
등록일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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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사망했다.

12월 12일 18시경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고농도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LDG배관 연결부에서 가스누출 정비작업 이후 혼자 보수한 부분을 점검하던 중 고농도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고는 2018년 12월 고 김용균(당시 24세)씨 사망사고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강화됐으나 ‘2인 1조’ 작업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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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장소인 제강1문 및 한국내화의 로수리장 인근 배관부
 

ㅡ 현대제철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속노조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제철에서는 지난 2010~22년까지 무려 4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산재 예방을 빙자한 10대 핵심안전수칙(Safety Core Rules)을 만들어 산업재해를 은폐하였다”고 폭로했다. 

 

ㅡ 이번 사고 역시 현대제철 자본의 야만스러운 안전보건 대책이 낳은 명백한 살인이다.

금속노조는 가스설비팀 노동자들이 설비 노후화로 인해 지금 당장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고 위험을 회사에 알리고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현대제철은 2025년 4월에야 가스배관 연결부를 교체하겠다는 답변을 하였다고 전했다.  

 

노동부 역시 이러한 “현대제철의 산재 은폐 범죄와 이름뿐인 안전보건대책에 눈감고 있으며, 이는 직무유기를 넘어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는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음에 이르지 않기 위해, SCR을 통한 산재 은폐와 노동자 통제, 무용지물인 안전대책 등 현대제철의 야만에 맞서 끝까지 싸울것이라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LDG 가스중독 사망사고 재해조사보고서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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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재해 개요

1. 재해 개요
- 일시 : 2024년 12월 12일 18시경(추정)
- 장소 : 제강1문 부근 LDG배관 연결부 (지상 6미터 높이)
- 재해자 : 현대제철 가스설비팀 (정비) 염00 기장(59세, 65년생)
- 근무형태 : 상시주간근무
- 담당업무 : 가스설비팀 (현대제철 당진공장 내 가스설비 점검, 보수)


2. 재해 경위

  • 11월 20~21일 : 사고구간(제강1문 부근 LDG배관 연결부)에서 리크 발생하여 메탈본드로 재해자 소속 정비팀이 보수작업 실시함. 사고구간은 현대제철 내 한국내화의 로수리장 근처로 평소에도 가스누출 관련 민원으로 민감한 구역이었으며, 11/20~21 작업도 한국내화에서 리크 관련 신고가 있어 실시한 것으로 정비팀은 추정하고 있음.
  • 12월 10일 : 사고구간에 추가적으로 정비작업 실시함 (재해자 본인이 스프레이 본드를 덧칠하는 작업을 함)
  • 12월 12일 16~18시경 : 재해자가 사고부위 점검을 위해 혼자 사고현장 방문
  • 12월 12일 19시30분경 : 재해자가 현장복귀를 하지 않아 동료 작업자 김00이 사고현장 방문하여 배관 연결부(지상에서 6미터 높이) 작업발판에 쓰러져 있는 재해자 발견. 가스누출상황으로 인해 직접 구조하지 못하고 사내구조대에 신고
  • 12월 12일 19시37분 : 사내구조대 출동 (1제강공장 1문 주변 쓰러짐 환자 1명)
  • 12월 12일 19시52분 : 사내구급차 중간보고 (1제강공장 1문 주변 심정지환자발생 외부소방서 지원요청)
  • 12월 12일 19시59분 : 사내구급차최종보고 (신원파악중. 심정지환자 1명. 당진종합병원 후송)
  • 12월 12일 20시03분 : 사내구급차최종보고 (가스설비팀 염인규. 심정지. 당진종합병원 후송)
  • 12월 12일 20시22분 : 당진종합병원 의사 사망선고


3. 사인 : 일산화탄소중독 (당진종합병원)

  • 사고장소가 옥외공간인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럽게 고농도의 일산화탄소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 11/20 작업전 1,000ppm 초과했다는 증언, 구조대원의 감지기에서 600ppm 이상 측정되었다는 증언 등을 종합하면 고농도의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 (구조대원 2명이었으나 현재까지 1개의 감지기 기록만 확보됨)
  • 일산화탄소중독은 산소결핍과는 무관하게 일정량 이상의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는 것 자체가 질식을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소가 충분한 옥외공간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

 

4. 사고원인물질 : Linz-Donawitz Gas(LDG)

  • 제철소의 전로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가스로 제철소에서는 이를 비롯해 COG, BFG 등의 부산가스를 대형배관을 통해 발전소로 이송하여 연료로 사용하고 있음.
  • 주요성분 : 일산화탄소(60~70%), 이산화탄소(15~20%), 질소(10~15%), 수소(5~10%), 메탄 및 탄화수소화합물(1~5%), 산소(소량)
  • 유해위험성 : 일산화탄소의 급성독성으로 인한 두통, 어지러움, 구토 및 고농도에서의 의식불명과 사망, 이산화탄소에 의한 질식 및 중독증상, 가연성 및 폭발성

 

Ⅱ. 재해 원인


1. 노후설비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거듭된 임시방편이 부른 사고

  • 사고가 발생한 위치는 LDG배관의 연결부로 심하게 노후되어 지속적으로 가스누출이 발생해 온 지점이다. 현대제철 내에는 이 외에도 노후설비로 인해 많은 작업공간에서 균열로 인한 가스누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2고로는 일상적으로 일산화탄소 누출이 심한 곳으로 가스검지기를 착용하고 작업하더라도 농도수치가 한계치에 도달하는 구역이다. 2020년 3월 30일에도 플렉서블 교체작업을 하던 사내하청 노동자가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해당 노동자들은 이 작업을 일주일에 한번씩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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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배관 및 연결부
  • 사고가 발생한 누출위치는 앞선 11월 20일경 인근에서 일하는 한국내화 작업자들의 신고(일산화탄소농도가 1,000ppm을 넘었다는)에 의해 보수작업이 진행된 바 있다. 정비작업 노동자들은 사고위치의 배관연결부는 심하게 노후되어 더 이상 용접으로는 보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증언한다. 때문에 재해자를 비롯한 가스설비팀 노동자들은 메탈본드를 붙이고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하는 임시방편으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임시방편으로 보수한 사고지점은 12월 10일 다시 누출이 발생하여 추가적으로 스프레이 작업을 진행했다.
  • 가스설비팀 노동자들은 이러한 방식의 임시방편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회사에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연결부의 부품 자체를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다. 25년 4월경에야 교체공사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정비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도저히 25년 4월까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배관의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 근본적으로 연결부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메탈본드 등을 사용해 보수하는 방식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정비 부위에 다시 균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정비 노동자들은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정비부위를 여러차례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재해자 역시 11월 20일에 이어 12월 10일에도 누출이 반복된 정비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사고장소로 향했다가 재해를 당한 것이다.
  • 가스설비팀 노동자들의 요구대로 노후된 배관을 방치하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서 부품교체가 이루어졌다면 노동자들이 무리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필요도 없었으며, 불안감에 정비부위를 재차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2. 실제적 위험을 무시한 작업절차와 안전수칙

  • 회사는 수많은 작업표준서, 안전작업허가서, 위험성평가 등의 안전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2인1조 작업, 가스감지기와 산소호흡기 착용 등의 수많은 안전수칙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러한 규정과 수칙들은 정비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업무조건과 동떨어진 것이었고 실질적 위험을 방지하지 못했다.
  • 수많은 작업표준서와 안전작업허가서, 위험성평가는 정비작업 자체를 실시하는 소위 ‘본작업’에 대한 내용들만 규정하고 있으나, 재해자는 본작업 후에 문제가 있는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재해를 당했다. 정작 가스중독 위험이 있는 문제 부위에 대한 점검작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작업절차나 허가제도가 운영되지 않았다.
  • 현대제철에서 정비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가스누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이는 본작업을 하는 상황만이 아니라 해당 부분에 대한 점검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더구나 이번 사고와 같이 반복적으로 누출이 발생하는 부위에 대한 점검은 매우 위험도가 높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관리조치도 없이 점검작업이 진행되었다.
  • 본작업에 대해서만 실시된 위험성평가의 내용도 매우 부실하여 가스 중독 위험을 비롯한 많은 유해위험요인들이 낮은 위험성으로 평가되어 있으며, 이러한 위험들에 대한 개선방안도 전혀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 과거에는 노동조합이 참여하여 위험성평가가 실시되었으나 언젠가부터 노동조합의 참여 없이 진행된 위험성평가의 결과라고 할수 있다.
  • 2인 1조 작업 역시 허울뿐인 수칙에 불과했다. 안전수칙에는 단독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지만 정비노동자들은 수시로 혼자서 점검을 하러 가거나 심지어 혼자서 작업을 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례로 LDG설비중 OG(Overhead Gas)설비를 담당하는 정비노동자들은 인원부족으로 1인 점검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족한 인원을 안전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외주노동자들을 고용하여 2인 1조 점검을 유지하도록 했지만 계약이 끝난 지난 10월 이후에는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점검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3. 무용지물이었던 1회용 산소호흡기와 가스검지기

  • 한편, 가스 중독 위험과 관련하여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가스감지기의 휴대와 1회용 산소호흡기의 휴대를 안전수칙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이 휴대하는 가스감지기는 가스설비팀 노동자들에게 적절하지 않다. 노동자들이 휴대하는 가스감지기는 직접 해당구역에 들어가야 가스농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점검용도로는 맞지 않으며, 정작 필요한 가스감지기는 위험지역에 고정식 또는 이동식으로 설치할 수 있는 무선가스검지기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원거리에서도 해당 지역의 가스농도를 확인할 수 있고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도 가능하여 훨씬 안전한 방법이 있음에도 현대제철의 노동자들은 직접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위험한 방식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실시간모니터링이 되지 않는 가스감지기는 이번 사고와 같이 착용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는 경우,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안전장치로서의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재해자가 복수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한편, 재해자가 휴대했던 호흡보호구는 휴대용이면서 1회용 공기호흡기이며, 산소공급시간은 10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일산화탄소 중독 상황에서 제조업체에서도 ‘생활안전용품’으로 명시하고 있는 산소캔 마스크는 의미가 없다. 정비노동자들의 증언에서도 해당제품이 작업용이 아닌 대피용이라는 점은 명백했고, 초고농도의 일산화탄소를 1회용 산소호흡기에만 의지해 감당하고 정비와 점검을 하라는 사측의 작업매뉴얼은 안전을 보장하지도, 안전을 책임지지도 않는 책임회피용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 일산화탄소 중독은 산소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일산화탄소가 산소보다 헤모글로빈에 결합력이 250배 이상 높아서 산소가 주변에 충분하더라도, 내적으로 질식 상태를 만드는 가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주된 성분인 LDG 가스 중독 예방을 위해 산소캔 마스크는 적절한 보호구가 아니다. 해당 제품(산소마스크 CAIREN S-1)은 화재질식 대피용으로, 주변에 산소가 결핍될 때 혹은 대기 중 유해성분 함유가 많을 때 활용할 수 있을 뿐이며, 화학 질식 예방용 보호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 내의 수많은 가스 관련 노동자들은 이 제품을 보호구로 지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4. 산재은폐를 조장하는 노동자통제수단, SCR

  • 현대제철에서는 10대 핵심안전수칙 (Safety Core Rule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안전수칙 위반에 대해 경고하거나 모범적인 개인에게 포상을 하는 수준의 일반적인 안전보건관리제도였으나, 2023년 8월경 핵심안전수칙 위반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시 위반자를 인사위원회에 즉시 회부하는 처벌수단으로 변경되었다. 회사의 산재예방정책은 명백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심의의결사항이지만 노동조합과는 어떠한 합의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되었다.
  • 안전수칙을 위반자를 처벌한다는 제도는 얼핏보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수단으로 보이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산재를 은폐하는 강력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휴업 이상의 재해가 발생한 경우 10대 안전수칙 위반을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즉시회부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징계의 위험 때문에 노동자들은 일하다가 부상을 입어도 산재처리를 하지 못하고 다친 몸을 이끌고 회사에 출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 보호구 미착용, 작업절차 미준수, ILS 미이행, 밀폐공간 가스측정 미실시, 화기작업 불티비산 미조치, 안전장치 임의해제, 중량물 하부 출입, 가동설비 임의 출입, 차량 사내과속, 음주 및 지정장소 외 흡연 등 규정이 적시하고 있는 10대 안전수칙은 사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항들이고 실제 현장에서는 휴업 이상의 재해가 발생하면 무조건 인사위원회에 회부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산재를 예방하는 첫단추는 현장의 위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산재예방정책이라는 SCR은 실제로 현장의 수많은 안전사고를 은폐하는 방식이자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현대제철의 경영진이 산재예방과 사업장의 안전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편협하고 낡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며, 현대제철에서 끊임없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죽음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5. 반복되는 가스사고와 이행되지 않는 개선조치

  • 금속노조 포항지부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인천, 포항, 당진공장에서 201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총 4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당진공장에서는 이미 여러차례 LDG와 관련한 가스중독사고를 비롯해 다양한 가스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본 사건 재해자를 비롯한 해당부서 노동자들은 아래 사건 중 2010년 2월 9일 LDG 부스터실 사고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 2013.11.26 현대제철 내 현대그린파워 화력발전소 건설현장
- 보일러 예열기 내 배플 손상으로 LDG 유입
- 예열기 내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명 사망, 3명 중상, 5명 경상. 
- 내부에서 작업중임에도 LDG 밸브를 차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

 

○ 2010.2.9 현대제철 LDG부스터실
- 부스터 하우징(임펠러 커버) 해체 및 보수작업중 LDG 대량유출
- 27명 일산화탄소 중독 

 

○ 2021.1.14 no.1 LDG부스터룸
- 바이패스 응축수 피트 내 더스트 및 슬러지 제거 작업중 가스 유출되어 2명 중독, 질식

 

○ 2013.5.10. 현대제철 내 전로
- 전로 보수작업중이던 한국내화 소속 노동자 5명이 아르곤가스로 인해 질식사망
- 보수작업 노동자들이 전로 내부에 있음에도 가동을 서두르기 위해 아르곤가스 투입 
- 이 사건 이후 한국내화는 가스누출 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고, 본 사고장소의 가스누출도 최초에는 한국내화의 신고로 알려진 것으로 보임

 

○ 2020.3.30. 2고로 일산화탄소 흡입사고
- 2고로 flexible 교체작업을 위해 노동자 5명이 작업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여 당진종합병원 이송함. 
- 당시 가스 종류는 BFG(H2, CO, CO2, N, O2 포함)
- 산소통이 있는 마스크(공기마스크)가 있으나 실제 착용하고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함. 내부 온도와 습도가 높고 작업할 때 위, 아래에서 물이 나오고 비산되기 때문에 공기마스크를 착용하면 물이 튀어서 시야확보가 전혀 안 되는 문제가 있음.(그동안 대부분 일반 방진마스크 착용 후 작업을 함)

 

○ 2020.4.24. 당진공장 수처리동 가스누출 사고
- 1냉연 공장 수처리동 약품탱크 인근
- 수처리동 외부 도로에 진공 버큠카를 세워두고 수처리동 내부 약품탱크 2개의 물질을 호스를 이용해 빼내는 작업을 진행 중 1차로 미생물 살균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수거하고 2차로 무기응결제(염화제2철)에 호스를 연결해 빨아들이기 시작

-폐수처리장에서 작업 중이던 명우네오텍 노동자 1명이 전화를 하러 밖으로 나오던 중 냄새를 맡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 다른 작업자들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침. 

 

  •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는 동안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도 수차례 진행되었고 그때마다 가스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권고되었다. 대표적으로 2020년 진행된 특별근로감독의 결과 구성된 ‘고로공장 가스안전 노체작업 개선 TFT’에서는 ‘일산화탄소 농도 외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안되어 서로 송수신이 되는 이동식 무선가스감지기와 휴대용가스감지기를 동시에 운영하는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다.
  • 노동자가 위험구역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가스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러한 방식이 보편화되었다면 LDG배관 정비 노동자들은 해당 장비를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설치하고 언제든 누출 여부를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그러나, 현대제철 현장에서는 다른 수많은 개선제안, 고용노동부의 권고, 노동조합과 현장노동자들의 요구들처럼 안전을 위한 개선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역시 수차례 근로감독을 진행했지만 정작 감독결과에 따른 시정조치, 권고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 결국,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대제철에서의 가스중독사고에는 개선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회사의 책임은 물론, 이를 감독하는 고용노동부의 책임 역시 묻지 않을 수 없다.

 

Ⅲ. 결 론

 

  • 사고가 난 바로 다음날 아침, 사측은 이미 김앤장의 변호사들을 대거 공장으로 불러들여 고인의 동료들을 면담했고, 팀원들의 작업과정에 대해 낱낱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인은 물론 동료들의 과실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회사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SCR을 통해 산재를 노동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징계까지 일삼는 회사의 태도는 이제 고인이 된 노동자의 명예까지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할 때마다 반복되는 회사의 책임회피와 그것을 위한 고인과 동료들에 대한 모욕은 분명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 2018년 고 김용균 노동자가 켄베이어벨트에 끼어 희생되었을 때, 회사가 처음 한 말은 ‘용균이가 너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중대재해를 두고도 책임감이 강한 재해자가 스스로 위험구역에 들어가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들이 현장에 퍼지고 있다. 고인이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노동자였음은 명백하지만 누군가의 책임감과 성실함이 죽음의 원인이 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재해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재해자를 죽음의 장소로 이끈 것은 그의 책임감이 아니라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임시방편으로 정비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재해자의 불안감이었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노동자들을 위험작업으로 내몬 회사의 책임이다.
  • 여느 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회사는 재해자의 보호구 착용여부, 가스감지기 사용여부를 들먹이며 고인의 책임을 주장하려 한다. 그러나 앞서 밝힌 것처럼 고인이 사용하던 산소호흡기는 일산화탄소 중독에는 무용지물이었고, 휴대용 가스감지기는 재해자의 작업조건에 맞지 않는 것으로, 훨씬 안전한 방식과 장비가 있었음에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사용한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 현대제철에서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는 것은 수많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개선방안도 실시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묵살하고, 고용노동부의 권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회사의 기본적인 태도 때문이다. 최근 심각한 산재은폐를 유발하고 있는 SCR제도는 이러한 현대제철의 삐뚤어진 안전경영철학의 또 다른 그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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