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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의 한 아연 제조업체에서 또다시 비극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30분경, 해당 공장의 수조 내부에서 배관 작업을 하던 노동자 4명이 질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 1명이 의식을 회복했다. 숨진 이들은 모두 경기도에 본사를 둔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소방과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수조 내부 도색과 배관 작업을 수행하던 중 유해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산소 공급기가 현장에 있었지만 가동 전이었고, 불과 일주일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페인트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원청과 하청의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아홉 번째 밀폐공간 질식 사망사고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만 15명에 이른다. 기본적인 산소농도 측정과 보호구 착용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노동부 장관이 ‘무관용 원칙’과 ‘엄정 수사’를 약속했지만, 이러한 사고가 계속된다는 사실은 제도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준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번 참사를 "예견된 죽음"이라 규정하며, 밀폐 작업을 도급금지 대상으로 명시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미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으로 일부 유해·위험 업무의 도급금지 조항이 신설되었으나,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두 차례에 걸쳐 도급금지 대상 확대를 권고했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맨홀, 제철소, 조선소, 건설 현장 등에서 이어진 반복적 질식사와 사망사고는 명백한 구조적 문제"라며, 위험의 외주화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도급금지 확대와 재하도급 제한 제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어 "원청과 하청이 함께 참여하는 위험성 평가가 대책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현행 법령에는 이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끝으로 “경주 아연공장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처벌과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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