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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앰코지회는 29일 오전 광주 북구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광주사업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4월 16일 서울행정법원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근무했던 여성노동자의 유방암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판결을 계기로 마련됐다.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며, 해당 노동자의 질병과 작업환경 간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노동자는 앰코코리아에서 약 10년 8개월, 이후 반도체 하청업체에서 약 3년 이상 근무한 뒤 2021년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별다른 현장 조사 없이 산재를 불승인했고, 노동자는 스스로 자료를 수집해 행정소송 끝에 산재 인정을 받아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앰코코리아의 작업환경에 대해 “악취와 분진 발생, 보호구 미착용 상태에서의 유해물질 취급, 환기장치 고장에도 작업 지속 등 비정상적인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낮은 임금과 높은 노동강도 등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이번 판결은 개인의 승소를 넘어 반도체 산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확인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이수옥 앰코지회장은 “클린룸은 깨끗한 공간이 아니라 노동자에게는 ‘독실’과 같다”며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업환경 측정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철저히 배제되고, 결과 역시 ‘이상 없음’이라는 형식적 통보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유해물질 정보 비공개와 노동조합 배제가 노동자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출 기준 미만이라는 결과만 공개하는 것은 정보 제공이 아니라 사실상 은폐”라며 “공정별 측정값, 유해물질 종류와 농도 등 핵심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암 치료 후에도 노동자들이 다시 교대근무와 유해환경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노조는 “이는 복귀가 아니라 재노출”이라며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앰코코리아 사업장에서는 그동안 백혈병, 유방암, 폐암, 뇌종양 등 다양한 직업성 질환이 다수 발생했으며, 사망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조는 ▲아픈 노동자 치료비 지원 및 휴직 보장 ▲산재 노동자의 안전한 업무 배치 ▲작업환경측정 결과 전면 공개 ▲산업안전 자료 노조 제공 ▲노조 참여 하의 위험성 평가 실시 ▲유해물질 정보 공개 ▲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포괄적 보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반도체 산업은 노동자의 희생 위에 세워질 수 없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이 보장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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