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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고 김승모(28)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원청의 구조적 책임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29일 서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HL만도 고 김승모 노동자 사고원인 조사결과 및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조사 결과와 향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오후 12시 48분께 경기 평택 HL만도 공장 ABS가공 HCUMK 4라인에서 하청업체 피아로딕스 소속 김승모 노동자가 MCT 12호기 내부에서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중 기계가 가동되면서 협착돼 숨졌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HP400 MCT는 2005년 제작된 구형 설비로, 기계가 가동 중에도 문을 열 수 있는 구조였으며 작업자 접근을 차단하는 인터락(Interlock)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노조는 사고 당시 두 하청업체가 동시에 작업했지만 원청의 작업 조정과 현장 감독이 없었고, 작업 전 안전회의(TBM), 작업지휘, 접근통제, 안전띠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작업허가서와 위험성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거나 사고 이후 사후 작성·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노조는 특히 원청이 사고 당일 작업 일정을 앞당기도록 지시하면서 예정에 없던 12호기 점검이 이뤄졌고, 원청 관리자가 내부 작업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시운전을 지시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아로딕스가 정식 도급계약 없이 상시적으로 원청의 직접 작업지시를 받아왔으며, 신규채용 중단과 외주화 확대, 높은 공장 가동률 속에서 생산을 우선하는 경영이 '위험의 외주화'와 '조직화된 무책임성'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고 김승모 노동자의 어머니는 "조금만 안전에 관심을 가졌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한 사람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 책임자들이 반드시 처벌받고 다시는 하청노동자들이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작업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조성현 HL만도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사고조사단 구성과 구조적 원인 조사 ▲중대재해처벌법 취지에 따른 정당한 배상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경영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만도지부 평택지회는 현재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노사 공동 사고조사단 구성,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전체 위험성평가 실시, 특별안전보건교육, 트라우마 치료 지원, 보전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지난 28일 노조와의 협의 약속을 어긴 채,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으로 설비가 멈춘 상황에서도 외주 가공품을 반입해 조립라인 재가동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를 즉각 중단시켰다며 "사고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보다 생산 정상화를 우선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안전보다 생산과 이윤을 우선한 구조가 만들어낸 중대재해"라며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와 원·하청 구조 개선, 안전시스템 전면 개편, 경영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고 사고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며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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