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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차그룹의 부품사 원가절감 강요와 하청노동자 원청교섭 거부, 정년 연장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에 나선다.
금속노조는 19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부터 이틀간 자동차 생산을 멈추는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완성차와 부품사의 정규직·비정규직·자회사 노동자들이 함께한다. 20일에는 부품사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21일에는 완성차 노동자가 교차 파업에 나서며 자동차 생산을 이틀간 멈춘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가 내건 핵심 요구는 ▲부품사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 ▲원청교섭 성사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집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 법제화다.
“최대 20% 원가절감 요구…부품사에 위기 전가”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모듈·직서열 부품사를 대상으로 2027년까지 최대 20%의 원가절감 방안을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가절감 달성률에 따라 물량 배정과 입찰 자격을 차별하는 이른바 ‘페널티’ 도입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한 2·3차 부품사에 원가절감 부담이 전가될 경우 부품사 도산과 노동자들의 고용·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지부 정진홍 지부장은 “현대자동차 자본이 로봇과 미래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납품단가 인하 방식으로 부품사에 전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특히 “20%에 이르는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품사는 회사를 접으라는 것”이라며 “국내 부품산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해외 부품 의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자동차 한 대에 2만~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핵심 부품 하나의 공급만 끊겨도 완성차 생산 전체가 멈출 수 있다며, 완성차와 부품사를 단순한 하도급 관계가 아닌 ‘전략적 운명 공동체’로 바라보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질적 결정권 가진 현대차그룹, 원청교섭에 나서라”
하청노동자의 원청교섭 성사도 이번 공동 파업의 핵심 요구다.
금속노조는 개정 노조법 2조 시행으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의 사용자 책임이 법에 명시됐음에도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원청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거부하거나 교섭에 불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호 금속노조 울산지부장은 “현대자동차는 부품사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노동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면서도 원청교섭 요구에는 법망을 악용해 불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생협력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금속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진짜 사장 원청이 교섭에 나오라는 요구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금속노조 원하청 노동자들이,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하며 원청교섭 이행과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노후소득 공백 보장을 정부와 사용자에게 요구했다.
완성차 노동자도 공동 파업…“정년 연장 더는 미룰 수 없다”
완성차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과 고용안정을 주요 요구로 내걸었다.
기아자동차지부 강성호 지부장은 “매년 2천여 명의 노동자가 정년을 맞아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초고령사회에서 정년퇴직 이후 국민연금 수령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정년 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기아차지부는 국내 공장의 신사업과 신차종 투자를 비롯해 신입사원 충원도 요구하고 있다. 매년 상당수 노동자가 정년퇴직하는 반면 신규 채용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청년 일자리와 지속 가능한 고용안정을 위해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대자동차지부 이종철 지부장은 현대차의 사내유보금이 2025년 101조3천억 원까지 늘었다고 주장하며 “조합원의 땀으로 눈부신 성과를 만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공정한 분배가 아니라 회사의 이윤 독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지부장은 상여금 50% 인상과 함께 숙련재고용 제도를 폐지하고 온전한 정년 연장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일괄 상향하고 임금 삭감이나 고용 불안 없이 숙련 노동력을 계속 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자동화와 로봇 도입, 국내 신차·생산물량 감소로 고용 총량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숙련 노동력 유지는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번 파업은 임단협 넘어 자동차산업 생태계 지키는 투쟁”
금속노조는 이번 공동 파업이 개별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투쟁을 넘어 자동차산업의 원·하청 구조와 공급망 재편에 맞서는 사회적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18일 조합원 담화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선택적 집중과 외주화, 최대 20% 원가절감 강요로 1~3차 중소 부품사와 노동자들이 극한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품사 노동자 보호 노사정 협의체 구성 ▲원청교섭 성사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행정 집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 법제화를 공동 파업의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노조의 교섭력 약화를 노리는 한편 부품사를 쥐어짜고 하청노동자와의 원청교섭까지 회피하고 있다”며 이를 ‘완성차 노조 교섭력 약화, 부품사 쥐어짜기, 원청교섭 회피’라는 ‘3종 횡포’로 규정했다.
금속노조는 20~21일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을 통해 완성차와 부품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번 투쟁은 단순 임단협을 넘어 재벌 자본의 공급망 재편 및 원·하청 불공정 구조에 맞서는 사회적 투쟁”이라며 정부와 현대차그룹에 부품사 노동자 보호, 원청교섭, 정년 연장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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