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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8월1일  9년 만에 첫 출근하는 아사히글라스지회.

 

- 연 5,280만 원 받는 지부장, 사무처 시절 임금(6,240만 원) 맞춰달라며 '재정자립기금' 신설
- 최저임금·비정규직 조합원 피땀 어린 돈으로 임금 보전… 거부하자 "징계 감당할 수 있냐" 모욕
- 양규서·함계남 사건 이어 금속노조까지… "하부 조직 위에 군림하는 민주노총 관료주의 심각“

 

민주노총 산하 조직들이 노동자 권익 보호와 투쟁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잊은 채, 내부 관료주의와 특권의식에 빠져 하부 조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적반하장식 압류·징계 사태(양규서·함계남 사건)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민주노총이, 이번에는 금속노조 구미지부의 '지부장 임금 보전용 기금 강요 및 징계 추진' 논란으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ㅡ  9년 복직 투쟁 승리했더니… 돌아온 건 "지부장 임금 보전 기금 내라“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지회 오수일 지회장은 18일 <"아사히글라스지회를 징계한다면, 받겠습니다. 그러나 이게 진짜 노동조합 맞습니까?">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내고, 금속노조 구미지부의 부당한 기금 강요와 징계 추진 행태를 폭로했다.

 

아사히글라스지회 조합원 22명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노조를 설립하자마자 해고되어, 김 판매와 후원주점, CMS 후원 등으로 연대기금을 만들며 9년 2개월이라는 긴 세월 동안 거리에서 투쟁해 2024년 정규직 복직을 이끌어낸 민주노조 투쟁의 상징적인 곳이다.

 

그러나  구미지부는 지난 3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조합원 1인당 매월 2,000원의 '재정자립기금'을 납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기금의 명목은 다름 아닌 '선출직 지부장의 임금 보전'이었다.

 

금속노조 사무처 출신인 최○○ 구미지부장이 당선된 후, 자신이 사무처 근무 시절 받던 임금 수준(연 6,240만 원)에 맞춰 달라고 요구했고 지부가 이를 기금 형태로 의결한 것이다. 이미 노조 중앙 및 지부 지원 활동비를 합쳐 연 5,280만 원을 받고 있음에도, 차액을 채우기 위해 지부 조합원들에게 돈을 거두기로 한 셈이다.

 

ㅡ 연봉 4천만 원 노동자에게 연봉 6천만 원 지부장 임금 보전 강요… 거부하자 징계 상정

 

아사히지회는 이러한 기금 납부를 거부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아사히지회 조합원들의 연봉은 약 4,000만 원 수준으로 지부장의 임금보다 훨씬 낮을뿐더러, 자신보다 임금이 낮은 노동자들에게 지부장 개인의 임금을 보전해 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민주노조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아사히지회 전 지회장인 차헌호 대외협력부장은 무급휴직 상태에서 연봉 3,000만 원도 안 되는 활동비로 비정규직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구미지부는 "대의원대회 통과 안건"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아사히지회에 기금 납부를 압박했고, 오수일 지회장에게 "징계 감당할 수 있겠냐"는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미지부는 지난 8월 운영위에서 아사히지회 징계를 결정하고, 9월 15일 금속노조 중앙에 징계를 공식 요청했다.

 

오수일 지회장은 "자신의 임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자신보다 임금이 낮은 노동자들에게 돈을 내라고 강요하고, 안 되자 징계를 요청하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향후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입하더라도 지부장 임금 보전용 기금을 내라고 할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ㅡ 현장 투쟁은 뒷전, 하부 조직에 군림하는 '민주노총 관료주의' 경종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지부 내부의 재정 갈등이 아닌, 민주노총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관료주의와 운동권 특권의식'의 단면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공공운수노조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를 해고·징계하고, 가해 의혹자를 재채용하며, 이에 항의해 30m 고공과 지상에서 목숨을 걸고 단식농성 중인 양규서·함계남 동지를 향해 "법적으로 끝난 문제"라며 외면하는 행태와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투쟁하는 약자 편에 서야 할 산별노조 및 지부 간부들이, 대의원대회 의결이라는 '조직 논리'와 '머릿수'를 무기로 하부 조직과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위력을 행사하고 군림하려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오 지회장은 "지부 임원의 임금보전을 위해 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한다면 받겠지만, 그것이 민주노조의 길인지 끊임없이 묻겠다"며 "부끄러운 건 징계받는 우리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민주노총이 현장의 절규와 비정규직의 눈물은 외면한 채, 내부 기득권 지키기와 하부 조직 징계에만 칼을 휘두르는 관료주의적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조합원과 시민사회로부터 완벽히 외면받는 '그들만의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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