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 산재은폐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피해 노동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금속노조].jpg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하청노동자 재해율 2.1%는 정규직 4.6%의 절반 이하… 절반 이상 은폐 추정"
"산재은폐 공개 노동자에 보복·탄압… 원청은 오히려 책임 떠넘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9월 16일 경상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의 하청노동자 산재은폐 실태를 폭로하며 원청인 한화오션을 강력히 규탄했다. 금속노조는 한화오션이 산재은폐 현실에 눈을 감고 방치하고 있으며, 산재은폐를 공개한 하청노동자에게는 하청업체의 보복과 탄압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ㅡ 하청노동자 재해율 2.1%… "절반 이상 은폐 추정"

 

금속노조는 한화오션이 매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는 '원하청 통합 산업재해 현황 조사표'를 근거로 하청노동자 산재은폐 규모를 추정했다. 2023년 통계를 보면 정규직노동자 8,213명 중 재해자는 379명으로 재해율 4.6%이다. 반면 하청노동자는 총 16,281명 중 재해자가 344명으로 재해율은 2.1%에 불과하다.

 

금속노조는 "조선소 직접 생산의 70% 이상을 하청노동자가 담당하고 있으므로 하청노동자의 실제 재해율은 정규직노동자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는데, 통계는 오히려 하청노동자의 재해율이 정규직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노동자에게 최소한 정규직노동자와 같은 재해율 4.6%를 적용해 계산하면 재해자는 751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하청노동자 전체 산재의 절반 이상이 은폐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ㅡ 봄봄테크, 산재은폐 정황 고스란히 드러나

 

금속노조는 최근 확인된 하청노동자 산재은폐 사례로 한화오션 사내 도장업체 봄봄테크 소속 여성노동자의 사건을 공개했다. 2025년 12월 이 노동자는 일하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재해를 당했다. 재해 노동자가 봄봄테크에 산재 처리를 요청했으나 봄봄테크 대표는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하며 "회사에서 다치면 산업재해조사표를 올리면 원청에 사고조사반에다가 올려줘야 되는데, 그게 아니고 그냥 출근하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그랬다면 원청에 보고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나중에 입은 좀 맞춰야 되거든. 몇 일 날, 장소는 나중에 집이 어딘지 보고 근처에 CCTV 없는 데 있잖아 그런데 해갖고 맞추면 돼"라고 말한 녹취가 공개됐다.

 

결국 하청노동자의 재해는 공상으로 처리됐고, 봄봄테크는 노동부에는 출퇴근 재해로 허위 보고하면서 원청 한화오션에는 재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 금속노조는 "하청업체 대표는 산재은폐를 위해 재해 장소를 CCTV 없는 곳으로 하는 치밀함마저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2025년 2월에도 같은 노동자가 일하다 미끄러져 갈비뼈가 골절되는 재해를 당했는데, 이때에도 노동부와 한화오션에 보고하지 않고 공상으로 처리했다. 금속노조는 "노동자 한 명에 대해서만 두 건의 산재은폐가 발생한 것"이라며 "하청업체 대표의 말에서 산재은폐의 동기와 이유가 노동부 때문이 아니라 원청 한화오션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ㅡ 산재은폐 공개한 노동자에 보복·탄압

 

금속노조는 산재은폐를 공개한 하청노동자에게 하청업체의 보복과 탄압, 원청 한화오션의 무시와 부당한 책임추궁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금속노조가 9월 9일 공문으로 봄봄테크의 산재은폐 사실을 한화오션에 알리자, 다음 날인 9월 10일 봄봄테크 관리자는 산재은폐 피해 노동자를 갑자기 오후 작업에서 배제시키고 탈의실 청소를 시켰다. 그리고 느닷없이 의료기관에서 업무적합성평가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노동자는 발목 수술 후 교육을 받으며 치료를 하다 2026년 6월 5일 자신의 업무에 복귀해 일해왔다. 그런데 산재은폐 사실이 원청에 알려지자 업무 복귀 3개월도 더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업무적합성평가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다. 금속노조는 "이는 산재사고를 핑계로 피해 노동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의도이며, 특히 산재은폐 사실이 알려진 바로 다음날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산재은폐를 공개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ㅡ 원청 한화오션, 오히려 책임 떠넘겨

 

원청 한화오션은 산재은폐 사실을 확인한다며 9월 14일 피해 노동자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조사과정에서 조사관들은 하청업체가 아니라 피해 노동자가 공상 처리를 먼저 요구한 것 아니냐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하청노동자를 추궁했다. 또한 피해 노동자가 마치 공상과 산재를 구분하지도 못하는 것처럼 무시하기도 했다. 조사 담당자는 정확한 설명도 없이 나중에 법원 재판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피해 노동자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금속노조는 "산재은폐 사실을 알린 하청노동자를 하청업체의 탄압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역시 원청 한화오션의 책임과 역할"이라며 "그러나 한화오션은 하청업체의 탄압과 보복 앞에 피해 노동자를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사실 조사'라는 이름으로 마치 책임이 하청노동자에게 있는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이 같은 잘못된 조사과정을 전면 재검토하여 하청노동자 보호를 기본으로 한 산재은폐 조사 및 처리 매뉴얼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ㅡ "한화오션, 산재은폐 공범임을 자인하는 꼴"

 

금속노조는 "봄봄테크의 산재은폐는 업체 대표 녹취에 분명히 나와 있듯이, 출퇴근 재해는 원청 한화오션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산재은폐"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평소에 누누이 말해온 대로 하청업체 산재은폐 행위를 단호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이 같은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산재은폐를 일벌백계하지 않는다면 한화오션 역시 산재은폐의 공범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는 한화오션에 ▲산재은폐는 없다는 허튼소리 집어치우고 하청노동자 산재은폐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 ▲산재은폐 공개 노동자를 하청업체 탄압과 보복으로부터 보호 ▲산재은폐 책임을 하청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봄봄테크 산재은폐 엄중 조치 ▲산재은폐 특별신고기간 운영을 통한 전수조사 및 확인된 산재은폐 업체 엄중 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 지부장, 강인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형주 웰리브지회 지회장이 발언했고, 강봉재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한화오션은 산재은폐 조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사내협력사 제재 심의위원회'에 넘겼으며, 심의위원회는 이날(16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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