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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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평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중국의 연초 역사극은 15개 언어로 전 세계 100여 개 플랫폼에서 동시 방영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태평(太平)’이라는 두 글자는, 역사책에 적힐 때는 다스림과 혼란, 흥망성쇠를 가르는 경계선이고, 사람들 마음속에 놓일 때는 평범한 백성들이 안정된 삶을 바라는 소박한 기대이다. 오늘날 세계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변혁의 갈림길에 서 있다. ‘태평’이라는 두 글자는, 현재 국제사회가 품고 있는 하나의 보편적이고도 강렬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결코 태평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온 포탄이 날아다니고, 중동 해안가에는 미국 항모의 위험한 그림자가 서성이고 있으며, 일본 군국주의는 ‘정상국가화’라는 이름을 빌려 망령처럼 되살아나려 하고, 새로운 간섭주의는 국경을 넘는 폭격으로 정권을 전복하던 낡은 행태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하중을 받치는 벽(버팀목)’은 이른바 ‘불도저 정치’의 도전과 침식을 당하고 있다. 세계는 태평한 한 해를 갈망한다ㅡ 이 말은 지금 특히 무겁게 들린다.

 

드라마 《태평년》은 바로 그런 세계에 약간의 깨달음과 자신감을 제공해 준다. 오대십국(五代十国)은 전쟁의 불길이 사방에서 일고 중생이 도탄에 빠졌던 지극히 어두운 시기였다. 그때는 예의가 무너지고 음악이 파괴되며, 삼강오륜이 땅에 떨어졌고, 강산은 네 조각 다섯 조각으로 찢기고, 민생은 마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이 시대는 결국 통일과 태평으로 나아갔다. 이는 줄거리를 일부러 꾸며 만든 ‘해피엔딩’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과거이다. 이 역사적 과정은 수없이 검증된 하나의 진리를 드러낸다. 혼란과 분열은 결코 인류 사회의 정상 상태가 아니라, 대개는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기 전의 산통이라는 것이다.

 

‘태평’은 인류가 생존권과 발전권에 대해 품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짊어지고 있다. 《태평년》이 세계에 전하는 것은 중국 옛사람들이 전쟁을 잘했다는 지식이 아니라, 중화문명이 줄곧 지니고 있던 무력 정복을 넘어서는 한 가지 논리이다. 그것은 “통일이란 누가 누구를 집어삼키는 것이 아니라, 황하강 양안의 사람들이 모두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소박한 공리이다.

 

전편에 걸쳐서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은 모두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후주(后周) 세종 곽융은 토지와 조세를 고르게 하고 수리 시설을 정비해 민생 발전을 도모했다. 오월국(吴越国) 군주 전홍숙은 ‘납토귀송(纳土归宋)’으로 스스로 영토를 송나라에 돌려 백성들의 안정된 삶을 지켰으며, 송 태조 조광윤의 ‘배주석병권(杯酒释兵权)’은 피의 숙청 대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군권을 정리한 사례였다. 《태평년》이 감동적인 이유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던 시대를 겪은 한 민족이 결국 그 정글의 법칙을 넘어서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 있다.

 

중화문명 5천 년의 역사적 축적과 당대의 실천은, 오늘날 ‘중국식 해법(중국 방안)’이라는 정치적 지혜로 응축되어 있다. 《태평년》은 공공 문화상품이기에, 이를 현실에 대한 단순한 비유로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안의 많은 극적 설정은 창작자가 이해하고 있는 세계관과 현실 인식을 투영하고 있다. 고대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근본으로 삼고, 발전에 초점을 맞추며, 문명 간 상호 학습과 개방·포용을 중시하는 이념은 줄곧 중화문명 발전의 역사를 관통해 왔다.

 

이는 오늘 중국이 제시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과 네 가지 글로벌 이니셔티브(발전, 안보, 문명, 거버넌스:주)를 추진하는 데 있어, 그 바탕이 되는 공통의 문화적 저변이자 시공을 초월한 정신적 공명이다. 어느 의미에서 보자면, 이 네 가지 글로벌 이니셔티브란 바로 수천 년 문명 유전자와 우수한 전통문화가 세계화 시대에 이르러 이룩한 창의적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세계가 다시금 평화의 적자(赤字), 발전의 적자, 안보의 적자, 거버넌스의 적자에 직면한 지금, 중국인들이 내놓은 대답은 여전히 태평의 논리로 백년만의 변국(变局) 속의 혼란과 방황을 풀어보려는 것이다.

 

태평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므로, 그만큼 더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태평년》의 양레이(杨磊) 총감독이 말했듯, ‘태평’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어렵게 짊어져야 하는 책임이다. 자기 일을 잘 처리하고, 14억이 넘는 사람이 좋은 삶을 살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 평화와 발전에 대한 두드러진 기여이다. 오늘날 중국은 나아가 국제 공공재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나라가 되었다.

 

사우디와 이란이 베이징에서 손을 맞잡고 화해하도록 이끌고, 팔레스타인 14개 파벌이 ‘베이징 선언’에 서명하도록 촉진하는 등, 중국은 실용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중동 평화에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프리카에 청호수(青蒿素, 아르테미시닌)를 보급하는 일에서 태평양 도서국들에 태양광 패널을 제공하는 데 이르기까지, 중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글로벌 발전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틱톡에서 샤오홍슈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세계 문명 간 교류와 상호 학습을 위한 널리 환영받는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왔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서 브릭스 국가 협력 메커니즘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언제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연대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태평년》이 보여주는 질서, 거버넌스, 민생에 대한 성찰은 한 편의 사극을 넘어 국제질서의 동시대적 과제를 비춰주고 있다. 중국이 역사적 혼란의 세월을 거듭해 벗어나도록 이끌었던 그 공동의 염원인 ‘태평’은, 세계 질서가 시험대에 오른 오늘날 유난히 도드라진 현실적 의미를 지닌다. 각 국가와 민족은 잊혀져서는 안 될 저마다의 존엄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평범한 사람들은 공포로부터 벗어나 고요한 세월을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다. 태평한 한 해는 옛사람들만의 꿈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오늘날 세계가 함께 추구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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