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겸산(60대 직장인)
등록일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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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성 옥룡설산과 합파설산 사이의 호도협 입간판 - 여기서부터 장강이 만리를 흐른다.

 

트래킹 회원 30여 명과 함께하는 걷기 여행이었습니다. 결혼 40주년 주간이기도 했습니다. 인천~곤명~리장~곤명~청도~인천으로 이어지는 5박 6일 여정이었습니다. 옥룡설산과 리장고성을 구경하고, 해발 4,000m 차마고도(茶馬古道) 종주 걷기를 거쳐 석림을 관람하며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봄날의 꽃길이었습니다.

 

1. 장강대협(長江大峽)


높은 산, 깊은 협곡 그 사이를 흐르는 장강은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였습니다.

옥룡설산과 합파설산 사이의 호도협과 그 위로 난 차마고도는 차와 말로 살았던 운남 소수민족들의 무역로였습니다. 푸르고 높은 하늘, 깊디깊은 협곡, 여유 있게 흘러가는 길고 긴 장강—세계 3대 트래킹 코스 중 하나라고 할 만했습니다.

 

2. 대국굴기(大國崛起)


잠자는 용이 깨어나는가 봅니다. 리장역에서 어딘가로 출발하는 거대한 인파는 잠에서 깨어나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한 용처럼 느껴졌습니다. 꾀죄죄한 과거의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인도되는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하의 중국 인민이었습니다.

 

3. 폭발하는 생산력(生産力)


중국 인민은 10년 내에 모든 부분에서 미국의 생산력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습니다. 과학기술로 무장한 정연한 대오가 등장하고, 곧 시속 650km 고속철(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열차)이 중국 동서남북 5,500km를 종단으로 연결함으로써 물류 혁명, 소통 혁명을 일으키며 새로운 단계의 생산력 수준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였습니다.

 

4. 5무사회(5無社會)


30여 년간 중국을 돌아다니고 관찰했던 가이드는 중국을 ‘5무사회’로 말했습니다. 현금, 경찰, 부패, 도둑, 쓰레기가 없는 사회입니다. 휴대폰 지급 앱으로 결제하기에 아예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해 모든 거래 기록이 전자 시스템에 남아 부패가 구조적으로 차단된다고 하였습니다.

 

5. 쓰레기가 없는 환경 중국(環境中國)


10여 년 전 중국 정부는 환경 관리 최상위 30개 지자체에 1년 예산의 100%를 보너스로 지급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중국의 모든 지자체는 이를 목표로 환경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리장, 곤명, 청도 모든 거리가 아주 깨끗하고 공기가 맑았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청량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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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파설산 중턱에 있는 차마고도에서 본 협곡의 모습

 

6.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중국 사회주의가 어떻게 나아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금 우리가 처한 시대는 마르크스의 시대에 비해 심오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500년 세계 사회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여전히 마르크스가 규정한 역사적 시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사회과학자들은 “자본주의 생산성 수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앞서가고 있고 세계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다만 최근 러·우 전쟁이나 미·이스라엘-이란 갈등을 보면 자본주의 생산력과 통제력이 정점을 지나 추락기에 들어섰다는 판단도 들게 합니다.

 

7. 온포에서 소강으로


중국 정부의 말대로 중국 사회는 온포(溫飽) 사회를 거쳐 소강(小康) 사회로 들어선 듯합니다. 배곯는 사람은 없어지고 이제 생활의 즐거움을 소소하게 누릴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가령 철도와 항공 수요가 거의 200%에 달해 주말이면 거의 모든 기차표와 항공권이 매진된다고 합니다. 즐기고 노는 풍토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이름을 모르는 중국인이 약 30% 정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것이 사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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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림 石林 - 돌들의 숲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유명관광지의 호수

 

8.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의문


중국식 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에 대한 의문이 깊어집니다.

중국의 5성급 호텔은 호화롭습니다. 식당에는 진귀한 음식이 가득 차 있고, 주거 지역은 녹음으로 잘 가꿔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특색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12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강, 민주, 문명, 화해,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경업, 성신, 우선.

여기서 새로운 서사가 나와야 할 듯합니다. 근엄한 사회주의, 검약해야 하는 사회주의, 일사불란한 사회주의, 군사형 사회주의, 교도형 사회주의는 사회주의라기보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노동당·공산당이 집권한 초기 사회의 거친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봅니다.

 

9. 인류운명공동체에 대한 질문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결사에 따라 모두에게 풍족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인류운명공동체’가 가능한 것인가.

높은 산과 깊은 물, 리장 거리에 핀 붉은 벚꽃,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국 인민들의 소박한 모습이 이번 여행의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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