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배운태 (울산동구노인요양원지회장)
등록일 : 2026.03.22

울산과학대 투쟁.png.jpg

 

봄비를 가볍게 여겼더니
환절기 감기가 찾아왔고
봄비에게 혼났다고 해야겠지

 

개교 53주년
신입생 입학 축하 글
대기업 취업 합격 글
우수 학교 선정 글
정문 LED 전광판 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정문 옆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천막
어제 내린 비로 천막안은
축축하고 습기가 가득 찬 곳

 

달력에는 청소 못한 날
2026년 3월 19일 4292일
투쟁 
고통 
강인함 
끈질김
모든 것을 말해주는
달력에 쓴 매직 글씨가 있다

 

12년간 청소 노동자
생존권에 숨통을 쥐어 잡고
정주영이 설립한 학문의 전당
울산 과학대 자본의 민낯

 

이제는 모두가 70대
흰 머리카락이 빠지는
노인이 되었지만

 

12년간 함께 투쟁했던 
가로수 벚꽃 나무가 있었네

 

벚꽃 나무는 새싹 틔우려
봄비 맞은 작은 봉우리
청소노동자 고용보장 위해
봉우리는 떨리는 숨결로 안간힘 쓴다

 

어제처럼 
오늘도 변함없이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듯

 

흰 머리에 붉은 머리띠 
70대 동지들의 투쟁가는
봄바람에 실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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