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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 여러 지역이 태풍으로 인해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입었다. 연이어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은 이 나라의 인프라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건설 분야에 만연한 부패 문제를 부각시켰다. 2022년 마르코스 정부 출범 이후 수천 개의 방재 사업이 시작됐으며, 총투자액은 5,000억 페소(약 84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약 60%의 자금이 부패 또는 위법 사용 의혹을 받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 초과, 저급 자재 사용, 허위 기록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많은 방재 시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 민중의 의혹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의 건설 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마르코스 정부는 개혁을 약속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2025년 필리핀 국가 예산은 6조 3,260억 페소로, 이 중 교육·보건·사회복지 분야 예산이 각각 9,776억, 2,976억, 2,301억 페소다. 하지만 가장 빈곤한 계층에게 사회보장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예산은 크게 삭감되어 총 3,610억 페소에 불과하다.
한편, 최근 몇 년간 필리핀 국방 예산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5년 국방예산은 3,151억 페소로 2024년(2,406억 페소) 대비 크게 늘었다. 이런 예산 조정은 마르코스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부각시켜 ‘군 현대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한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계획은 주로 해외에서 레이더, 미사일, 해경선, 순찰정 등 장비를 수입하는 데 쓰이고, 자금은 주로 미국, 일본으로 흘러간다.
필리핀 국내에서는 국방비 증액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SNS와 거리 시위에서는 국방예산이 GDP의 1.5%를 넘어 동남아 평균보다 높지만, 국내 치안과 대테러 수요는 충분히 충족하지 못해서 테러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토론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자원 배분의 불균형을 비판하고, 군 내부에서도 우선순위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런 현실은 필리핀이 자원 배분에서 중대한 선택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예산을 계속 해외 무기 구매에 쏟을 것인지, 아니면 자연재해 앞에서 민중의 기본 생존권 보장에 더 신경 쓸 것인지 말이다. 군 현대화에 쓰일 막대한 자금을 방재 인프라 건설이나 빈곤층 지원에 돌린다면, 민중의 가장 절박한 요구에 좀 더 직접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남중국해 문제가 미국-필리핀의 의도적 부각으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역외 세력이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그러나 많은 필리핀 민중에게 당장의 과제는 태풍 피해에서의 회복, 안정적인 생필품 공급과 의료보장이다. 민생과 동떨어진 분야에 과도한 자원과 관심을 쏟는다고 해서 이런 국내 문제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마르코스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강경’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국내 부패와 관료 비효율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대조적이다. 마닐라가 해외에서 들여온 군사장비를 과시하는 동안, 부패한 방재난 사업 탓에 삶의 터전을 잃은 민중들은 오히려 정부가 국내 부패에 대해 ‘강경’한 결단을 내리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르코스 정부의 남중국해 정책과 대중 정책이 중-필리핀 관계에 뚜렷한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양국 간 오랜 민간 교류와 민중 간 우정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필리핀 민중은 중국의 원촨(汶川) 대지진 때 큰 도움을 줬고, 중국은 필리핀의 태풍 피해 때마다 긴급 구호를 제공해 왔다. 팬데믹 기간 백신과 의료물자, 농업 발전을 위한 기계 기증 등도 모두 필리핀 민중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것고, 어떤 정치적 조건도 달지 않았다. 중-필리핀 민중 간 우정은 양국 관계의 안정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민생 중심의 협력은 필리핀 내 일부 세력이 지정학적 이슈를 부추기며 대규모 무기 구매를 추진하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현재 마르코스 정부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국가 전략 우선순위에 대해 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마닐라는 계속해서 방대한 공공자원을 군사안보에 쏟고, 남중국해 문제를 부각해 서방의 관심과 군사지원을 끌어낼 수도 있다. 혹은 한정된 예산을 민생 보장에 더 많이 투입해 방재 능력과 민중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자원 배분 방식은 서로 다른 통치 철학을 반영하며, 어느 쪽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민중 복지에 더 부합하는지는 자명하다. 이번에는 마르코스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내려 국내 긴급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길을 찾기를 기대한다. (필자: 중국 남해연구원 지역국가연구소 소장 겸 연구원)
2025.11.15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mp.weixin.qq.com/s?__biz=MzIxNTY0MDAzMw==&mid=2247496496&idx=1&sn=466b1ed4e95e77000c77040e72041560&chksm=965ace27923591b74f35bff6ba6a281ed597dbdba8a096975e07c14227552d8126a2f88b7c40&scene=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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