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커, 천쯔솨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1.28
미국 이민문제.png
체포되는 미국 이민자.


이 시리즈의 이전 기사에서 우리는 미국 이민 제도가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다원적 사회구조를 형성하면서도 이민 관리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했음을 심층 분석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미국의 ‘용광로’ 특성이 경제에 발전 동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불완전한 통합, 사회 계층화, 문화 충돌 등 많은 모순을 가져왔음을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이러한 모순들은 현재 미국 경제 성장 부진과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배경 속에서 집중적으로 폭발하고 있으며, 과거의 "아메리칸 드림"이 재정의되고 미국인의 국가 정체성도 재구성되고 있다. [환구시보 편집자 주]

 

ㅡ "경제 추진자"에서 "경쟁자, 위협자"로

 

1월 19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복면을 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56세 미국 시민권자인 아시아계 타오 씨의 집에 침입해 수색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를 강제로 수갑을 채워 밖으로 끌고 나갔다. 타오 씨는 속옷만 입은 채 담요 하나를 걸치고 차 안에서 한 시간 동안 심문을 받은 후에야 풀려났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사후에 타오 씨가 "지문 채취를 거부했고" "용모가 수배 중인 성범죄자와 일치한다"고 해명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이민 단속 활동이 강화되는 축소판으로, 점점 더 많은 미국 내 이민자들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자신이 여전히 소위 "자유롭고, 포용적이며, 공정하게"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에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많은 이민자가 더 나은 일자리와 생활 기회를 찾아 미국에 일하러 왔으며, 미국의 경제 발전은 항상 이민 노동력의 유입과 함께했다. 1880년부터 1930년까지 약 2,700만 명의 이민자들이 미국에 왔는데, 이들은 주로 남유럽과 동유럽 지역 출신으로 당시 미국 산업화의 노동력 기반을 제공했으며, 미국 도시 확장의 인구 기반도 형성했다. 지난 세기 후반부터, 특히 1965년 국적 기반 쿼터 제도가 폐지된 후,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이 미국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의 많은 노동력 수요를 채웠다.

 

현재 미국의 이민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미국에는 약 5,190만 명의 이민자가 있으며, 이는 총인구의 15.4%를 차지한다. 미국 노동력 인구 중 19%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다.

 

환구시보 미국 특파원은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외국인 간호사와 의료진이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여러 이유로 이들 중에는 서류 미비 이민자들도 적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국 병원에서 환자 돌보기, 병실 정리, 의료 폐기물 청소 등 더럽고 힘든 일을 할 사람이 있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280만 명의 외국인 의료 인력이 의료 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중 필리핀계 이민자가 가장 많아 약 35.7만 명에 달한다. 또한 이민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서류 미비 이민자의 약 2%가 필리핀 출신이다.

 

의료 산업 외에도, 캘리포니아주 밸리에서는 농장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민자들이 건설업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하이테크 산업의 외국인 엔지니어와 연구원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미국 싱크탱크인 대외관계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이민자 집단은 약 1.7조 달러의 경제 활동을 창출하고 수백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하며 미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사실들은 현재의 정치적 담론에서 종종 무시되거나 의도적으로 간과되어, 이민자들은 더 이상 "경제 추진자"가 아닌 "경쟁자, 위협자"로 묘사되며 정당 간 게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많은 외국인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무고한 미국 시민들에게 비열하고 혐오스러운 범죄를 저지른다. 일부는 각종 스파이 활동과 테러 계획을 포함한 적대적 활동에 종사한다. 많은 이들이 미국 국민의 관대함을 악용하고 있으며, 그들의 존재는 연방, 주, 지방정부의 납세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는 제조업 쇠퇴로 인한 구조적 실업이 장기간 효과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자동화, 산업 아웃소싱, 자본 이동으로 인해 현지 블루칼라 계층의 취업 기회가 감소하고 생활 수준이 하락하며, 전통적인 노동자 계층이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잃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의 주에서 현지인들은 절대적 빈곤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국가 경제와 제도에 의해 무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감정을 이용해 이민자들을 가장 직접적인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몇 년간의 관련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나 바이든 정부 시기 모두 불법 이민자 수의 증감과 미국 본토 노동자들의 고용 상황 사이에는 거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슈퍼마켓 재고 담당자인 클라우스는 환구시보 특파원에게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서가 아니라 고용주들이 계속해서 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와 같은 시간제 노동자들에게 미국의 경제 대환경이야말로 실업의 근원이라고 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주택, 에너지, 의료비용 급등의 영향으로 2026년까지 감당 가능성 문제가 미국의 핵심 정치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AP통신이 작년 중반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식품 및 잡화 가격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올해 1월 발표한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미래 고용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으며, 소득과 지출 전망에 대한 기대는 뚜렷한 개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ㅡ 현재 미국 이민 문제 논쟁의 세 가지 특징

 

지난 몇 년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그는 불법 이민자와 범죄, 일자리 손실 등의 문제를 깊이 연결시켜 보수파 유권자들의 반이민 감정을 자극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무슬림 입국 금지령" 등 극단적인 반이민 조치를 도입해 전국적인 항의와 국제적 비난을 불러일으키며 정당 간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켰다. 2021년 바이든 정부가 이민 정책을 완화한 후에는 미국-멕시코 국경 위기가 발생했고, 공화당은 민주당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텍사스주 등 공화당이 집권한 주들은 연방정부와 직접 대립하며 이민자들을 뉴욕 등 민주당이 집권한 도시로 보내고, "론스타 작전"을 전개하여 양당 간, 주와 연방 간의 충돌이 전면적으로 발생했다. 작년부터 트럼프 정부는 국경 통제를 군사화하고, 이민자 통제와 "반각성운동"을 연결시켜 갈등과 충돌을 더욱 심화시켰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미국연구소 학자 왕위판은 환구시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이민 문제 논쟁이 주로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첫째, 이슈의 확대로, 초기의 노동력 구조와 국경 통제 이슈에서 더 나아가 교육, 사회복지, 선거, 문화, 정체성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둘째, 대립의 극단화로, 보수파는 이민자들이 "미국 문화를 침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진보파는 반이민 정책에 "인종차별주의" 딱지를 붙이며, 의회는 합의 부족으로 포괄적인 이민 제도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연방 정책은 선거 결과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주와 연방의 대립이 심화되고, 법원이 빈번히 개입하면서 국경 위기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셋째, 담론의 분열로, 보수파는 국경 안보와 인민 생계 문제를 강조하고, 진보파는 다문화주의, 포용성,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하며 양측 간에 대화가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의 이민자 단속.png
미국의 이민자 단속

 

이민 문제 논쟁의 파급 효과는 이미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여겨졌던 공공 안전과 비상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여름, 워싱턴주에서 미국 소방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진행 중이던 산불 진화 작업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갑자기 현장에서 두 명의 소방관을 체포해 일부 구조 인력이 수 시간 동안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여러 명의 경험 많은 소방관과 퇴역 군인들은 이런 종류의 행동이 산불 구조 역사상 거의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논란이 미국 여러 지역에서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일부 주는 "피난처 도시" 정책을 추진하며 연방 이민 단속에 협조하기를 거부해 연방과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다른 주들은 지방 입법을 통해 경찰, 학교, 병원이 연방 단속 요원의 신원 확인에 협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ㅡ 미국인 70% 이상이 국가가 "통제 불능" 상태라고 인식

 

이 정치적 갈등 속에서 이민 문제는 이미 "누가 진정한 미국인인가"를 둘러싼 정체성 전쟁으로 변모했다. 공화당 일부 정치 담론에서 ‘미국인’은 더 이상 법적 지위만이 아니라 문화와 혈통의 상징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시민권이 ‘충성심’, ‘전통’, ‘문화적 일치성’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암시한다.

 

왕위판은 "미국이란 무엇인가", "누가 미국인인가"를 둘러싸고 현재 미국 여론이 크게 세 가지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보수파의 본토주의 세력으로, 문화 보수파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극단 민족주의파의 정치 연합이다. 이들은 미국이 앵글로-색슨 개신교 문화가 주도하는 국가라고 주장하며 전통적 가족 가치관과 애국주의를 강조한다. 지지자들은 주로 백인 블루칼라, 시골 주민, 복음주의 유권자들이다. 두 번째는 진보파의 다원주의 세력으로, 이들은 미국이 이민자 국가이며 다문화주의가 미국의 핵심 강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종 평등, 이민자 권리,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며, 지지자들은 주로 도시 중산층, 소수 민족, 젊은 유권자, 고학력 유권자들이다. 세 번째는 중도파 온건 세력으로, 미국의 핵심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등 공통 가치관이며 특정 인종이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극단적 대립에 반대하고 사회적 합의를 재구축하기를 희망하며, 지지자들은 교외 중산층, 무소속 유권자 및 양당 내 온건파들이다.

 

올해 1월, 영국 여론조사기관과 이코노미스트 잡지가 공동으로 실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71%가 자국이 "통제 불능"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작년 5월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종 다양성이 미국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한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자 비율이 2019년 82%에서 72%로 하락했으며, 특히 공화당 응답자 중 48%가 다양성이 미국 문화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는 보수파 세력이 지난 수년간 다원주의 문화의 성행에 대한 강한 반발을 보여주며, 미국 민중들이 자국의 문화적 합의 부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왕위판의 관찰에 따르면, 미국의 이전 ‘용광로’ 문화 담론은 정치적 양극화 배경 속에서 분열되고 있으며, 중도파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목소리가 약하고 그들의 주장도 실현하기 어렵다.

 

ㅡ "이상주의 필터가 색을 잃었다"

 

흰색 울타리, 푸른 잔디, 아이들이 잘 정돈된 잔디밭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 장면은 많은 이민자가 미국 교외 생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이미지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꿈은 ‘위협’과 ‘불확실성’으로 대체되고 있다. 수십 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진 씨는 최근 캐나다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환구시보 특파원에게 "이미 시민권을 취득했더라도, 자신을 진정한 미국인으로 여길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당신의 집에 들이닥쳐 옷도 입지 못하게 하고 데려갈지 모른다... 미국의 정책이 이민자들에게 이렇게 비우호적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계속 증가하는 세금과 연방정부가 색안경을 끼고 시행하는 단속 활동으로 인해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비전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왕위판은 미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주의 필터가 색을 잃었다"고 왕위판은 분석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전통적으로 노동과 개인적 노력을 통해 계층 상승을 이루는 것을 강조하며, 물질적 풍요와 개인 가치 실현을 포함하고, 기회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중산층이 축소되면서 위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중저소득층에게 현재의 "아메리칸 드림"은 더 많이 안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생존선’이라는 용어가 화두가 되었는데, 많은 미국 중저소득층의 "아메리칸 드림"은 계급 상승에서 중산층 지위를 유지하거나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축소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젠더, 성적 지향 및 여성 연구 부교수인 비나시 자프리는 많은 미국인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꿈의 초기 형태에도 접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나는 '아메리칸 드림'이나 그 변형이 내가 큰 희망을 품을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프리는 말했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고, 사람들이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고 지원하는지 주목하는 것이 나에게 약간의 희망을 준다."  (환구시보 미국 특파원: 정커,  환구시보 기자: 천쯔솨이)

 

▶다음 시리즈 예고: 냉전 종식 30여 년 이후, 미국의 이민 문제는 이미 사회 거버넌스 이슈에서 국가 미래 발전과 글로벌 경쟁 전략과 관련된 문제로 점차 발전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정당 간 논쟁과 정책 시행은 그 영향이 미국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국 외교 영역과 국제 전략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6-01/23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Q4DcP2SO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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