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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어느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 가장 격하게 비난하는 단어 중 하나가 '사이테이(最低)'다. 사전의 뜻으로는 '인물이나 성질 등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집단 중에서 검찰과 그 구성원인 검사(물론 전원은 아니지만)가 사이테이라고 생각한다. 심하게 말하면, 그들에게 국익이나 공익은 사치다. 그저 자신들이나 자신들의 조직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한다.
근자에 벌어진 대표적인 사례만 들어보자. 2025년 3월 7일 지귀연 판사가 구속 일을 날에서 시로 바꾸는 '악마의 계산'을 사용해 내란 수괴 윤석열을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검찰이 즉시 항고를 했으면 윤석열은 풀려날 수 없었다. 하지만 심우정이 이끄는 내란 동조 검찰은 전혀 다른 사안에 해당하는 '위헌론'을 거론하며 즉시 항고를 포기했다. 그다음엔 검찰 조직에 바로 시간이 아니라 날로 구속 기간을 계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하나는 건진 법사로부터 관봉권을 압수하고도 돈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는 관봉권 포장지를 없애버렸다. 초임 직원의 실수로 파기했다고 설명하지만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더구나 이 사건을 맡은 조직이 금융 전문 수사를 하는 서울남부지검이다. 그런 걸 가장 전문적으로 하는 자들이 실수 운운하니 소도 웃을 일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들의 악행이 쌓이고 쌓인 결과, 검찰청을 해체하고 공소청과 수사청으로 나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나와도 검찰은 끽소리도 못했다. 호시탐탐 고개를 들 기회를 엿보겠지만, 여기까지 온 것은 인과응보다.
<검사의 탄생>(월북, 검찰연구모임 리셋, 2024년 12월)은 검찰과 검사의 문제를 77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총체적으로 해부한 검찰 개혁 지침서다. 책이 나온 날이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20일 뒤다. 책이 나오기 전까지 상당한 준비가 필요했을 터니, 이 책이 윤석열 몰락 이후 전개될 검찰 개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이 추진되는 이 시점에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이 단독으로 쓴 것이 아니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운동계에서 검찰 개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온 사람 8명이 1년여간 공무 모임을 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공동 작품이다. 책의 구성도 특이하다. 검찰과 검사에 관해 일반 시민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 77가지를 뽑아 답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검찰 개혁은 소수의 전문가나 정치인 또는 검사들에게만 맡겨두기에는 너무 중요하다"라는 인식 아래, 보통의 시민들과 가장 쉽게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하다가 이런 형식을 취했다고 저자들은 밝혔다.
이 책의 첫 질문(제목)은 "검찰은 원래부터 힘이 셌을까?"다. 그리고 바로 "'검찰공화국'의 시작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답변을 달고 자세한 설명에 들어간다. 77개 항 질문이 모두 제목이고 바로 답을 함축하는 문장이 따르고 본문이 시작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제목과 함축적인 답만 보고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책은 모두 7개 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의 제목과 질문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1장 '우리는 검찰공화국에 살고 있다', 15개 질문. 2장 검찰은 무엇으로 사는가', 15개 질문. 3장 '검사가 누리는 특권들', 8개 질문. 4장 언론은 검찰을 감시할 수 있을까, 10개 질문. 5장 법원은 검찰을 통제할 수 있을까, 5개 질문. 6장 검찰 어떻게 바꿔야 할까, 11개 질문. 7장 검찰 개혁은 한판 승부가 아니다, 13개 질문.
독자들은 각 장의 제목을 보고 관심 있는 분야를 골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내용도 최대한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썼고, 실례도 많이 제시하고 있다.
나는 법조 기자단의 존재와 활동에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에 4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이 장의 제목 10개와 함축적인 답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검찰은 언론을 어떻게 이용할까? - '흘리고 받아쓰기'의 공생관계. 2. 검언유착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정확한 시작은 알 수 없지만…. 3. 검언유착, 얼마나 위험하길래?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이 보여주는 검언유착의 결과. 4. 언론은 왜 검찰 손에 놀아날까? - 그곳에 권력과 기삿거리가 있으니까. 5. 다른 나라의 언론도 똑같을까? - '표현의 자유'라는 것. 6.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는? -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수사 중 자살 사건의 공범 7. 법조 출입 기자단은 왜 문제라는 걸까? - '그들만의 리그'와 높은 진입 장벽. 8. 법조 기자는 정말 법조 편일까? - 모두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 9.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건도 보도하면 안 되는 걸까? - 수사 보도는 필요하지만 지금의 방식으로는 안 됨. 10.검언유착을 없앨 수 있을까? - 손해배상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읽어 보면, 언론이 검찰의 종속적인 동반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이 정보를 쥐고 있으니 아무리 뛰어난 기자라고 해도 종속성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장에는 기자들이 <법조 기자단에 가입하려는 이유>라는 칼럼이 실려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검찰 브리핑을 들을 수 있고, 못 듣더라도 브리핑 내용을 사후에 전달받을 수 있다. 또 재판 중에 출입 기자단 소속이면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할 수 있으며, 판결문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
이런 특혜가 있으니 기자단은 다른 기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높은 벽을 쌓고, 비 가입 기자들은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나는 이를 읽으면서 기자단 해제와 기자실 개방, 그리고 전면적인 브리핑제 도입, 그리고 여기에 더해 공판 기록의 공개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검찰 - 언론의 짬짜미 체제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기자들의 각성과 시민의 압박이 필요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검찰 개혁은 한판 승부가 아니다)는 공동 저자 8명의 대담으로 이뤄졌다. 여기서 '언론과 시민사회, 시민이 할 일을 뭘까?"라는 대목에서 이춘재 <한겨레> 논설위원은 단호하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검찰 기자단 해체부터 해야 한다고 봅니다. 수사 단계에서 검찰 받아쓰기를 하지 못하도록요. 하지만 현장 기자들은 출입처 해체를 두려워합니다. 이른바 '풀단'으로 이뤄지는 취재 독점, 판결문 제공 등 편리한 점이 많거든요. 하지만 검언유착이라는 의심을 걷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가 검찰을 오래 담당해온 검찰통 기자라는 점에서 더욱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앞으로 언론과 시민운동도 검찰 기자단을 포함한 기자단 해체 - 기자실 개방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검찰과 '환상의 콤비'를 이루고 있는 기득권 세력인 법원을 해부하는 공동작업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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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