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
전국노동
-
전국노동
-
전국노동
-
정치·경제
-
오피니언
-
국제소식
-
오피니언
'프로그램이 폐지됐으니 계약도 끝났다'는 KBS청주총국의 판단은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모두 뒤집혔다. 13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 온 방송작가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았고, 1년 7개월간 이어진 싸움 끝에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그의 복직은 한 사람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의 기획근로감독으로 이어져 방송사 프리랜서 8명이 노동자로 인정받는 성과까지 만들어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는 2일 KBS청주총국에서 근무했던 라디오 방송작가 K씨가 지난 6월 1일 원직에 복직했다고 밝혔다.
K씨는 2011년 입사해 13년 동안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했다. 하지만 2024년 11월 프로그램 폐지를 이유로 계약 종료를 통보받았다. 이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청주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K씨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하며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노동위원회는 K씨가 방송사의 지휘·감독 아래 상시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계약도 반복적으로 갱신돼 온 점을 근거로 실질적인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반복된 계약관계를 고려하면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는 점도 함께 인정했다.
KBS청주총국은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위법이 없다며 KBS청주총국의 청구를 기각했다. 노동위원회 판정을 이행하지 않아 두 차례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은 끝에 K씨는 지난달 원직으로 복귀했다.
이번 사건의 의미는 복직에서 그치지 않는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등의 청원으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이 KBS청주총국을 대상으로 기획근로감독을 실시했고, 조사 대상 프리랜서 41명 가운데 FD 3명, AD 1명, 편집지원 1명, 라디오 방송작가 3명 등 모두 8명의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노동부는 이들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을 지시했다.
방송 현장에서 관행처럼 유지돼 온 '무늬만 프리랜서' 문제가 국가기관의 판단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방송사들이 프리랜서를 명목으로 상시 업무를 맡기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회피해 온 구조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이번 투쟁은 한 명의 복직을 넘어 방송사의 불법적인 프리랜서 운영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고 개선하는 출발점이 됐다"며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방송작가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 방송작가 직군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방송 비정규직 현실을 다시 드러냈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과 근로감독 결과가 개별 사업장을 넘어 방송계 전반의 프리랜서 남용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울산함성 무료구독 신청] https://t.me/+ji13hLs-vL83ZT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