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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을 전개 중인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

 

ㅡ 하청 노동자 2명 8일 만에 농성 해제, 7개월 만의 첫 교섭 참석… 원청 노조는 지회장 크레인 점거

 

한화오션이 원·하청 노조와의 교섭 국면에서 동시다발적 고공농성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하청노동자 일부는 첫 원청교섭 참석을 위해 농성을 해제했지만, 같은 날 원청 정규직 노조 지회장이 크레인에 올라 교섭 타결을 요구하며 맞불을 놨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로 구성된 ‘한화오션 원청교섭 승리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는 지난달 30일부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원청교섭과 차별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여온 하청노동자 6명 가운데 2명이 8일 오전 7시, 8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농성을 해제한 이들은 한승철·강봉재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으로, 이날 오후 4시 열리는 첫 원청교섭에 교섭위원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땅으로 내려왔다.

 

공투위는 이들의 농성 해제가 투쟁의 후퇴가 아니라 “원청교섭을 책임 있게 진행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조합원 4명은 원청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도장공장 지붕과 크레인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웰리브지회,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간 제1차 원청교섭은 이날 오후 4시 사내 서문금융센터 6층 안전교육장에서 개최됐다. 김정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을 교섭대표로 웰리브지회 4명, 조선하청지회 4명 등 총 9명이 교섭위원으로 참여했다. 양측은 다음 주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교섭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지 약 7개월 만에 성사된 것이다. 한화오션이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을 교섭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지난 1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교섭이 열리게 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노동부의 교섭 지도에 따라 약속한 대로 상견례에 참석해 성실히 교섭에 임했다”면서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9일째 불법 점거농성을 계속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ㅡ 배경: ‘노란봉투법’과 하청노동자의 7개월

 

이번 원청교섭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지 7개월 만에 이뤄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하청노조는 △하청노동자 임금·복지를 정규직의 80%로 상향 △차별 없는 성과급 △업체 폐업이나 변경 시에도 기존 고용·복지, 노조와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투위는 성명에서 “2022년 51일 파업과 2024~2025년 49일 단식농성, 97일간의 고공농성을 벌였던 우리에게 고공농성은 결코 가벼운 선택이 아니었다”며 “제대로 살고 싶었고, 일한 만큼 존중받고 싶었으며, 하청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은 법원의 판단과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이번 교섭이 보여주기식 교섭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ㅡ 같은 날 원청 노조 지회장도 크레인에 올라…“26차 교섭에도 사측 최종안 일방통보”

 

하청노동자의 첫 교섭이 시작된 같은 날, 원청 정규직 노조도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8일 한화오션 원청 정규직 노조인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김유철 지회장이 이날 새벽 1시 30분경 거제사업장 1도크 200톤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정규직 노조가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인 것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이후 처음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한화오션 노사는 6월 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 7일까지 26차례 교섭을 진행했고, 사측은 3차 제시안을 제출해 ‘받으라면 받으라’는 식으로 최종안을 통보했다”며 “한화오션의 일방통행에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몸을 내던지는 투쟁 말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3차 제시안에는 기본급 13만 8,689원 인상, 일시금 750만 원(타결일시금·상생격려금 등) 지급, 연 100만 원 상당 복지포인트, 정년 퇴직자 재고용, 성과급제 개선 태스크포스(TF) 신설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3차 제시안에 대해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내용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ㅡ 지역사회 우려와 향후 전망


두 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고공농성과 파업 장기화가 노동자 안전과 지역 조선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 1,77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원·하청 노조가 동시에 고공농성에 나서면서 교섭 국면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다음 주 이어질 원청교섭과 원청 노조의 임단협 교섭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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