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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에 이틀 묵었다. 산에 다니면서 자연휴양림에 이용하기는 처음이다.
주말 붐볐을 휴양림 숙소는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한산하다. 짐을 방에 들여놓고 외출한다. 오후 해가 질 무렵 등산로(전망대)에 접어들었다. 가을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떨어진다. 산꽃들은 거의 졌지만 진보라색 산부추꽃은 조석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활짝 피어있다. 마늘냄새가 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추위에도 강한 모양이다.
건너편에 속리산이 있고 유명하지 않은 산이라 등산객도 없고 등산로도 낙엽에 뒤덮여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 밧줄이 처져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어 보인다. 한참 걸어올라가는 데 구절초가 바람에 흔들린다. 진짜 가을꽃이 “여기 있소!”하며 손짓한다. 봉우리에 올라섰는데 ‘쌀개봉’이라는 표지석이 없다. 대신 건너편에 속리산 산줄기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익숙한 문장대는 가늠할 수 없다.
전망대를 향해 걷는다. 도토리나무들은 거의 잎을 떨구었는데 단풍나무는 마지막 붉은 잎을 흔들며 마지막 가을을 뽐내고 있다. 쌀개봉(612.3m)을 저 아래로 두고 전망대에 올랐는데 역시 산(671.4m) 이름이 없다. 육각형 정자에 ‘복덕정(福德亭)’이라는 현판만 걸려있다. 이 정도 높이의 산이 이름을 얻지 못한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저 멀리 속리산 ‘비로봉’과 ‘묘봉’이 손짓한다.
자연휴양림을 내려다보면서 반대방향으로 하산한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계곡으로 하산하는데 노란색과 붉은색 단풍으로 숲이 울긋불긋하다. 석양에 반사된 나뭇잎들은 형형색색이다. 자연휴양림에 들어서니 불 꺼진 숙소가 많아 적막할 만큼 조용하다. 숙소에 들어와 쌀로 밥을 짓고 준비해 온 밑반찬으로 맛난 식사를 한다.

526회, 쌀개봉(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보은), 2024.1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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