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룽(丁隆)/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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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수도 리야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이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회담을 가졌다. 이는 사우디 왕세자가 7년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은 것이다. 회담 기간 미국과 사우디는 《미·사우디 전략 방위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사우디에 F-35 전투기 판매를 승인하고 사우디를 ‘비(非) 나토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했다. 중동의 판도가 급변하고, 사우디의 전략적 자주성이 높아지고 미국의 중동 우선순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우디 왕세자의 방미는 미-사우디 관계의 내면이 이미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양측은 양국 관계의 ‘재조정’을 시도하고 있으며, 점점 뚜렷해지는 ‘이익 중심’ 논리가 미-사우디 관계의 새로운 바탕이 되고 있다.

 

이번 사우디 왕세자의 방미를 전후로, 양국의 방위 분야의 협력 변화가 외부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새 방위 협약의 체결은 양국 모두 안보 협력 강화를 통해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미국이 사우디에 ‘비(非) 나토 동맹국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나토 회원국이 아닌 동맹국에게 주는 최고 수준의 안보 약속이다. 올해 9월, 카타르가 이스라엘의 국경을 넘는 공습을 당했을 때, 미국은 사전에 경고를 하지 않았다. 이후 사우디는 파키스탄과 방위 협약을 맺으며 동맹 다변화 전략을 추진했고, 이는 미국의 신뢰도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적 구도라 볼 수 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방위 측면에서 사우디의 동맹적 지위를 높인 것은 안보 약속의 실효성을 보여줌으로써 양국 간 신뢰가 더 흔들리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이 사우디에 F-35 전투기 판매를 승인한 것은 이번 방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성과임이 분명하다. 사우디는 미국산 첨단 전투기 구매를 희망해왔지만, 여러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인권 문제 등으로 미국 내 반대가 있었고, 이스라엘은 중동에서의 절대적 군사 우위를 유지하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번에 미국이 국내외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린 것은, 군수 계약에서 얻는 막대한 이익뿐 아니라, 중동에서 ‘재균형’ 전략을 실행하고 지역 전략 구도를 재편하려는 계산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동에서 ‘전략적 축소’를 실시하고, 더 적은 비용으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목표와 부합한다. 미국이 사우디와 원자력 등 다른 전략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F-35 판매와 유사한 논리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방문 기간 사우디는 미국에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도 약속했다. 이 막대한 투자 약속은 미-사우디 관계가 기존의 ‘안보 우선’에서 ‘이익 중심’으로 뚜렷하게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사우디 정부가 ‘2030 비전’ 실현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미국의 기술과 시장이 필요하고, 미국은 ‘재산업화’를 추진하는 배경에서 사우디의 자본이 필요하다.

 

비록 미-사우디 양측이 안보와 투자 분야에서 합의를 도출했지만, 사우디는 ‘아브라함 협약’에는 가입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이전에 미국은 중동에서 미국-이스라엘 ‘빅딜’을 성사시켜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를 기대했고, 그중 사우디의 협약 가입과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에 불리한 미·사우디 새 협약을 추진했다. 이는 미국이 현실적 필요에 따라 타협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방문은 겉으로 보기엔 성과가 풍성하고 모두가 만족한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첫째, 이번 미-사우디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성과는 거래적 성격이 강해서, 관련 약속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미국이 사우디에 제공한 안보 대우는 행정명령을 통해 이뤄졌으므로, 향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F-35 판매 역시 미국 내·이스라엘 측의 다중 저항에 직면해 실제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첨단 전투기 등 고급 무기 배치가 사우디에 본질적인 안전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동의 분쟁이 계속되는 한, 상황은 근본적으로 호전되기 어렵다.

 

둘째, 양측의 투자 협력 전망도 불확실하다. 미국이 사우디 투자에 의존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사우디 역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외교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거래적 관계의 취약성은 무시할 수 없다. 사우디가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투자 프로젝트가 실제로 추진되고 기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두 불확실하다. 양국 경제 발전 수준 차이가 커서, 사우디가 자국 발전 단계를 뛰어넘는 ‘고급’ 협력 프로젝트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기도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우회해 사우디와 새 협약을 맺은 것은 중동 전략의 구조적 결함이 쉽게 보완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사우디 관계의 ‘재조정’이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의 방위 협력과 투자 약속을 얻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지역 안보 관리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이스라엘의 전략적 불안을 심화시켜 미국의 중동 안보 구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앞으로 팔-이스라엘 문제가 계속 교착된다면, 미국은 사우디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더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 양자 협력으로 다자 조율을 대체하려는 임시방편은 결국 중동 전략 구도에 새로운 불확실성만 더할 뿐이다.  (저자: 상하이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교수)

 

출처: 환구시보,  2025-11/22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PEmJ7wMo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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