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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가 대서양 건너편에서 강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르몽드》는 이 보고서가 역사적 단절을 상징하며, 그 어떤 미국 공식 문서도 이처럼 유럽 동맹국을 존중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평했다. EU는 공식적으로는 자제했지만, 여러 유럽 외교관들은 언론을 통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유럽 각국에 찬물을 끼얹은 셈”, “(미 부통령) 밴스의 2월 연설보다 더 심하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또한 보고서의 중국 관련 새로운 표현도 주목받았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미국의 최신 국가안보전략 보고서가 중국을 19번 언급하며, 이제 중국과의 ‘체계적 경쟁’을 강조하지 않고 “상호 혜택과 공정성을 우선하는 미·중 경제관계의 재조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 전문가들은 새 보고서가 ‘대국 경쟁 시대의 종식’을 알리며, 워싱턴은 이제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 집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모던 디플로머시》는 이번 보고서가 미국 전략 사고의 중대한 전환점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기존의 ‘자유세계 리더십’, ‘글로벌 민주주의 수호’, ‘국제 참여 확대’라는 상투적 구호는 사라지고, 대신 미국이 우선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이 자리 잡았다. 이 보고서가 미국 전략 의도의 공식적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ㅡ 유럽, ‘찬물 세례’

 

미국 대통령은 임기 첫해의 말미마다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연방정부 예산 배분과 정책 우선순위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 12월 4일 밤, 백악관은 최신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백악관 복귀 후 펼친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전면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의 ‘핵심 국가이익’에 집중하며, 미국의 글로벌 안보 우선순위를 재조정했다.

 

총 33쪽 분량의 보고서는 냉전 이후 미국이 추구해 온 ‘영구적 세계 주도’ 목표가 “근본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은 글로벌 패권 개념에서 벗어나 이익 우선과 실용 중심의 외교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워싱턴이 더 이상 세계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의 핵심 이익 구역으로 간주되는 서반구에 집중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미국은 다른 국가가 글로벌 또는 지역 패권을 차지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보고서의 유럽 관련 부분은 논란을 불러왔다. 《르몽드》는 보고서가 유럽을 단 2쪽 반 분량으로 다루면서,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유럽대륙은 “20년, 혹은 그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몰라보게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문명 소멸이라는 더 심각한 미래에 비하면, 경제 침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표현도 나왔다. 보고서는 출산율 감소, 민족 정체성 상실, 정치적 반대파 탄압, 언론자유 검열, 과도한 규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민 유입 문제 등으로 유럽이 ‘문명 소멸’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수십 년 내에 일부 NATO 회원국 인구의 다수가 더 이상 유럽계가 아닐 것”이며, “일부 유럽 국가가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유럽이 더욱 불만을 느낀 대목은, 미국이 유럽 내 ‘발전 경로 수정’을 돕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하며, 유럽 각국 내부에 ‘저항 세력’을 육성하고 ‘애국적 유럽 정당’의 등장을 환영한다고 밝힌 부분이다. 《르몽드》는 이것이 유럽 분열과 EU 약화, 유럽 내정에 공개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미국 ‘폴리티코’는 백악관 보고서가 “극우를 지지해야 유럽이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차 대전 이후 80년간 유럽 안보를 보장해온 미국이 이 보고서에서 대서양 동맹을 공개적으로 폄하했다”고 지적했다. 유럽 지도자들이 이 전략문서에 강하게 공개적으로 항의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카라스는 “미국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동맹”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에 따르면, 한 유럽 외교관은 “보고서의 유럽 관련 논조는 걱정스럽고, 밴스의 2월 뮌헨 연설보다 더 심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보고서가 유럽 국가를 이기적이고 쇠퇴하는 대국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하면서, “유럽 각국에는 정말 찬물”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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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ㅡ 중국 19회 언급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 웹사이트는 6명의 전문가를 초청해 백악관 최신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해석했다.

 

CFR 선임연구원 리베카 리스너는 트럼프 1기 국가안보 보고서는 미중·미러 대국경쟁을 중심으로 초당적 합의를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그 핵심 의제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최신 보고서는 중국과 미국을 ‘거의 대등한 관계’로 묘사하며, 워싱턴의 대중 정책 목표를 “베이징과 상호 이익의 경제관계 구축”으로 삼았다. 러시아 관련 논의도 모호했다. 과거 대국 경쟁 시각 대신, 대통령 국내 우선 정책을 반영하는 강한 이념적 틀이 자리 잡았다.

 

“미중 대국경쟁은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CFR 아시아안보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삭스는 최신 ‘국안보고서’가 나오면서 대국경쟁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새 보고서는 지정학을 부차적 위치로 밀어내고, 경제를 ‘최종 이익’으로 삼았다. 보고서 19쪽에 가서야 중국이 언급되며, 중국은 미국의 경제 경쟁자이지 ‘체계적 도전’이 아니라고 했다. 《연합조보》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총 19회 언급됐다고 전했다.

 

삭스는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신국안보고서’의 인도·태평양 부분이 중국을 중심에 둔다는 점”이라며, “그 지역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서 이기거나, 베이징과의 충돌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조약 동맹국인 필리핀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의 이번 보고서가 중국에 대해 달라진 표현을 썼지만, 외교학원 리하이동(李海东) 교수는 “미국이 기존의 전략적 경쟁 사고를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고, 표현방식과 주요 행동 영역만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서반구, 기술·경제 분야를 꼼꼼히 읽어보면, 중국과의 경쟁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서반구의 기술·공급망 등에서 미국 이익에 위협이 되는 ‘역외 경쟁국’ 배제 의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경쟁 구역이 글로벌에서 서반구로 집중된, 매우 뚜렷한 변화임을 보여준다.

 

ㅡ 전문가: 외교이념 대조정

 

미국 《더힐》에 따르면, 6일 여러 민주당 의원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해외 영향력 약화, 동맹국 소외, 경쟁국 강화 우려를 표명했다.

 

폴란드 총리 투스크는 “미국 친구들이여, 유럽은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EU가 러시아에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보고서는 EU가 “대다수 유럽인의 평화 열망을 무시하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노력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협상을 통해 빠르게 끝내는 것을 “미국의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면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안정 재건”과 “NATO의 영구 확장 동맹 인식의 종식”을 언급했다.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 페스코프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조정이 여러 면에서 모스크바의 시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반구 우선’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서반구에서 반드시 우위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라며, 라틴아메리카에서 군사적 존재를 강화하고, 전략적 요충지 사용권을 지속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중동의 외교적 비중은 ‘격하’ 처리하고, 미국이 중동에서 큰 대가를 치르는 ‘영구적 전쟁’에 빠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리하이동 교수는 “보고서는 트럼프와 ‘미국 우선주의’ 진영의 통치 이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는 전형적인 국가주의 버전의 보고서로, 기존 글로벌주의와 완전히 다르다. 즉,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고립주의에서 글로벌주의로 전환한 이후, 외교이념에서 대조정이 일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조정이 실제로 성공할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리하이동 교수는 “보고서는 미국 외교정책이 역사적 전통으로 회귀해 ‘먼로주의’로 전략 방향을 조정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19세기 미국 외교 관념으로 21세기 전략·안보 청사진을 그리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이는 미국이 자국의 상대적 쇠퇴를 인정한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자: 환구시보 독일 특파원 칭무, 환구시보 기자 리멍·위원)

 

2025-12-08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PS19iaJn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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