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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미국을 축으로 한 ‘진자’는 얼마나 멀리 움직일 수 있을까?
쑨커친(孙恪勤)

 

유럽 여러 국가가 공개 성명과 심지어 군대 파견 증원 등의 방식으로 덴마크와 그 자치령인 그린란드가 미국의 ‘접수’ 의도에 저항하는 것을 지지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여전히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 요구"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 이로 인해 미-유럽 관계의 ‘비대칭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미-유럽 동맹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시작되었으며, 당시부터 "미국 주도, 유럽 추종"의 구도를 보였다. 미국은 1947년과 1948년에 "마셜 계획"을 차례로 제안하고 실행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경제원조를 통해 유럽의 전후 경제회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했다. 1949년 나토가 설립되었고, 초대 사무총장 이스메이의 말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이 군사-정치 집단의 존재 목적은 "독일인을 억누르고, 미국인을 붙들어 두며, 소련인을 막는 것"이었다. 미-유럽 관계에 있어서 나토는 사실상 경제 차원의 "마셜 계획"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워싱턴이 유럽에 대한 영향력과 통제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후 유럽은 경제 회복 과정에서 석탄철강공동체, 유럽공동체를 거쳐 현재의 유럽연합으로 발전하며 통합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대서양 횡단 관계에서 항상 주도적 역할을 맡았고, 유럽은 종속적 위치에 있었다.

 

오늘날까지 발전해 오면서, 미-유럽 관계는 미국의 글로벌 동맹체제 또는 지정학적 의미에서의 ‘서방’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되었지만, 그 불평등성 또한 가장 전형적이다. 앞서 언급한 유럽의 전후 회복과 발전이 크게 미국의 지원 덕분이었다는 역사적 요인 외에도, 현실적 메커니즘 차원에서 미국과 유럽은 나토와 G7 외에도 정기적인 정상회담과 경제무역, 기술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수준의 대화 체제를 구축했으며, 미국은 이러한 메커니즘에서 모두 리더십 역할을 맡고 있다.

 

힘의 대비 측면에서, 2000년 전후 유럽의 경제력과 발전 추세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유로화가 공식 유통되기 시작했을 때는 미 달러와 대등한 위치를 형성하여 국제 경제 및 정치 구도에서 유럽의 영향력을 크게 높였다. 그러나 2004년 이후 대규모 ‘동쪽 확장’으로 EU는 경제 공간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내부 발전 격차와 의사결정 효율성 등의 문제에 점점 더 영향을 받게 되어 미국과의 경제적 격차가 점점 더 커졌다. 군사적 측면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유럽의 안보 방위는 전반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체제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문제 측면에서, 미국은 전후 국제 질서의 주요 창설자이자 주도자 중 하나로, 유엔과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들이 대서양 횡단 관계가 "미국 주도, 유럽 추종" 구도를 형성하게 했다. 그러나 유럽은 항상 불만과 저항이 있었으며, 미-유럽 관계의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계속해서 목표가 되어 왔다.

 

동맹 관계이긴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결국 국제관계에서 독립적인 행위자이며, 또한 서로 다른 이익 주체이다. 다시 말해, 미-유럽의 이익 요구는 완전히 같지 않으며, 전후 동맹 이래 양측 간의 갈등과 충돌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프랑스 드골 시기에 사용된 "빈 의자 정책" 또는 "불참 정책"은 군축 문제에 있어 미국과 소련의 독점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당시 워싱턴을 상당히 당혹스럽게 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대러시아 정책, 관세, 그린란드 섬 등의 문제에서 모두 중대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 내부에는 항상 "어떤 경우에도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서양파가 있었지만, 동시에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강화를 요구하고 워싱턴과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유럽파도 항상 존재해 왔다. 최근 몇 년간, 미-유럽 관계가 격렬하게 흔들리면서 "전략적 자율성" 강화가 유럽 대륙의 새로운 정치적 정당성이 되었다.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유럽이 현재도 여전히 "역부족"이며, 미국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노력이 지금까지 진전이 느리다는 점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유럽 내부의 이익 분화와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여 일치된 합의와 통일된 보조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대서양 횡단 관계에 대한 통제력이 항상 강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전, 독일 슈뢰더 정부는 미국의 대이라크 무력 사용 정책에 반대했다. 보복으로, 미국은 ‘신유럽’ 전략을 가속화하여 EU의 중동부 유럽 신규 회원국들을 끌어들여 독일, 프랑스 등 "구유럽" 국가들을 견제하고, "분할 통치" 전략으로 EU의 힘이 강화되는 것을 제한하고 유럽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또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발발하고 지속되는 동안, 미국 바이든 정부는 주로 군사원조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유럽이 대우크라이나 지원의 주요 책임과 대가를 부담하도록 했다. 현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을 추진하려 했지만, 이미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대가를 치른 유럽은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되었다. 또한, 미국 현 정부는 공개적으로 유럽 내부의 우익 포퓰리즘 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 사실상 유럽의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켰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유럽 동맹은 점차 일종의 ‘제로섬’ 상호작용 관계를 형성했다. 유럽이 내부적으로 단결되고 경제력이 향상되는 시기에는 대미 평등 요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는 목소리가 줄어들고 "의지는 있으나 능력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미국 정책 변화의 영향은 더욱 뚜렷하여, 바이든 정부 시기에는 가치관 외교와 동맹 강화 정책을 추구하여 미-유럽 관계가 명백히 회복되고 가까워졌지만, "트럼프 2.0" 시기에는 유럽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면서 동맹 관계가 즉시 악화되고 소원해졌다.

 

이런 점에서, 미-유럽 관계는 미국을 축으로 하는 일종의 "진자 효과"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양측의 모순으로 인해 유럽이 워싱턴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진폭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미-유럽 관계의 완전한 파탄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며, 동시에 ‘비대칭성’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미-유럽 힘의 대비와 미국이 유럽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외에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요구가 강하지만 진전이 느려 "전략적 자율성"을 원하면서도 미국으로부터 진정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곤경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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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유럽은 ‘불안’에서 ‘성숙’으로 나아가야 한다
[프랑스] 피에르 피카르

 

베네수엘라에서의 미국 군사 행동에 대한 유럽의 반응은 매우 신중했으며, 내부 분열이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였다. 대부분의 유럽 지도자는 단지 신중하게 작성된 성명을 발표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 집단적 공동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신중함과 자제는 사태 진전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깊은 전략적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현재 유럽이 외교 정책 영역에서 겪고 있는 취약성과 무력함을 드러낸다.

 

유럽 주요 국가들과 EU 차원의 지도자들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합의 부족 상태가 즉시 드러났다. 일부 지도자들은 미국의 이번 행동이 법적으로 "복잡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근거로 자국이 "신중한 평가"를 내릴 필요성을 뒷받침했고, 다른 지도자들은 베네수엘라의 "평화적, 민주적 전환"을 지지한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이들은 국제법 수호와 외부 개입을 통한 타국 정권 교체 강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전혀 다른 반응들은 다시 한번 유럽 내부의 파편화 상태를 드러냈다. 사실, 이러한 분열은 다른 중요한 지정학적 영역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이러한 분열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을 반영한다. 즉, EU 내부는 전략적 문화, 안보 우선순위, 공동 외교 노선을 수립하는 능력 등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는 예외라기보다는 계시적 의미를 가진 사례다. 국제법 차원에서 민감하고 지정학적 의미가 강한 상황에 직면하여, 유럽 각국은 자국의 이익과 글로벌 힘의 균형에 대한 해석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유럽의 불안과 초조함의 핵심은 방법론적 차원의 모순에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행동이 다자주의 프레임워크에서 벗어나 국제 메커니즘의 근거가 부족하고 일방적 성격이 뚜렷하다고 보며, 이로 인해 국제법 규범이 존중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유럽은 항상 국제법을 수호하는 규범적 힘을 자처해 왔으며, 현재 이러한 상황은 기존 원칙과 전략적 현실 사이의 지속적인 긴장 관계에 직면하게 한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린란드 섬 사건이 또 발생했다. 미국의 그린란드 ‘접수’ 발언이 실행에 옮겨지든 아니든, 이는 유럽의 불안과 초조함을 가중시키는 전략적 모호성 또는 불확실성을 부각시킨다. 대서양 횡단 동맹의 핵심 멤버이자 유럽 안보의 핵심 보장자인 미국이 공개적으로 유럽-대서양 지역의 핵심 지대에 위치한 영토를 획득하고 싶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에게 이 사건은 권력 정치, 주권 프레임워크, 동맹 운영 사이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모순을 부각시킨다.

 

대서양 횡단 관계 자체에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한다. 유럽은 안보 방위 측면에서 나토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나토의 능력과 전략적 방향은 미국이 주도한다. 이러한 구조적 의존성으로 인해 유럽은 이 주요 안보 동맹국의 행동에 대해 유보적 의견을 표명할 때 정치적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미-유럽 간의 불균형하고 비대칭적인 관계로 인해 유럽은 독립적이고 일관된 입장을 명확히 하기 어렵다.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행동의 영향은 라틴아메리카나 아메리카 프레임워크를 넘어 더 광범위한 이슈들의 초점이 되었다. 유럽의 많은 사람에게 핵심 문제는 어떤 고립된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선례적 또는 방법론적 함의에 있다. 관련 논쟁의 초점은 워싱턴이 정확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이러한 비정상적 조작이 어떤 장기적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에 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러한 관행들이 기존의 국제법 질서와 다자주의 프레임워크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유럽의 냉담한 태도와 의견 불일치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아마도 EU가 공동 전략적 자세를 명확히 하지 못하는 한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자신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공통된 비전이 없는 상황에서, 유럽은 계속해서 파편화된 방식으로 행동하며 국제법 차원의 신중함, 대서양 횡단 단결, 국가 주권 고려 등의 요소 사이에서 우왕좌왕할 것이다.

 

물론, 곤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유럽에게는 현재도 몇 가지 실행 가능한 경로가 있다. 하나는 실용적 지향을 유지하며 "구체적 상황에 따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원칙에 따라 관련 위기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부 분열이 계속 존재하는 대가를 치르지만, 적어도 기존 안보 구조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점진적으로 더 일관된 유럽의 입장을 확립하는 것으로, 이는 국제법 존중과 유지, 다자주의 프레임워크 의존, 정치적 조정 강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내부 대립이나 관계 파탄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시간과 공동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베네수엘라 위기는 전략적 행위자로서 유럽이 직면한 곤경을 드러냈다. 유럽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국제 환경에서 전략적 불안을 정치적 성숙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 제8대학 교수)

 

출처: 환구시보 ,  2026-01/16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PyMFCKo7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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