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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의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경찰의 수사 축소와 책임 회피를 강하게 비판하며 경찰청에 대한 철저한 국정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쪼개기 수사”와 “핑퐁식 이송”으로 사건이 지연되고 실체 규명이 가로막히고 있다며, 전국 단위의 통합 수사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금융사기 없는 세상’, ‘금융피해자연대’ 등 피해자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끝없는 고통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MBI·KOK·ICC-FVP 등 조 단위 피해 규모의 사건들이 경찰 단계에서 축소되고 있으며, 일부 사건은 아예 핑퐁식으로 이송만 반복됐다고 한다. 실제로 MBI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2024년 2월 안성옥을 사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으나, 사건은 대구경찰청 — 경기남부경찰청 — 다시 대구경찰청 — 수원남부경찰서로 옮겨 다녔다. 피해자들은 이를 두고 “노골적 떠넘기기 핑퐁수사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가 제기된 후에야 일부 사건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여전히 핵심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고, 하위 모집책들만 처벌받는 불공정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조 원 규모 피해와 90만 명 피해자가 속출한 KOK 사기 사건의 경우, 서울에서 진행되던 수사가 돌연 울산지검·울산경찰청으로 이관된 점도 지적했다. 단체들은 “사건 규모에 비해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울산으로 넘긴 것은 축소 의도가 명백하다”라며 “결국 주범만 구속되고 수많은 공범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ICC-FVP 사건 피해자들도 경찰·검찰의 미흡한 수사와 솜방망이 판결을 규탄했다. 일본에서만 1조 원 규모의 사기를 벌인 조수연이 항소심에서 감형된 점, 그 공범 림겡우 사건이 분산 기소된 점 등을 들어 “쪼개기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단체들은 “‘전국 통합수사본부’ 설치를 통해 전국 수사 인력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며 “MBI·KOK·ICC-FVP 사건 모두 통합 수사 체계 아래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에 참석한 한 피해자는 “몇 년째 피해자만 고통받고, 주범들은 감형받거나 빠져나가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분노를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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