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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은 20대 남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처음에 이대남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매우 친숙한 일상어로 자리 잡았다.
'이대남 현상'은 이대남의 다른 말이다. 이념에서 극우 성향을 보이고, 젠더 문제에서 반 페미니즘을 분출하고, 과격한 정치적 언행을 하는 20대 남자들의 성향과 활동을 말한다. 윤석열 내란 국면에서는 그가 주장하는 선거 부정을 믿고 중국을 무조건 혐오하며, 심지어 그를 영웅시하며 '윤 어게인'에 앞장선다. 한마디로, 이대남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과격한 극우 집단이면서 별동대다. 마치 히틀러 나치 독일 시절의 친위 돌격대(SS)를 연상시킨다.
그러면, 한국에 왜 이런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성장하게 됐을까? 어떤 사람은 빈부 격차와 청년 일자리 축소, 미래에 대한 불안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한국의 이대남 현상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사이버 내란-댓글 전쟁>(시월, 황희두 지음, 2025년 9월)은 이대남 극우 세력이 사이버 공간을 무대로 어떻게 발생했고, 육성되었으며, 자기 발전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이대남의 출현을 분석하는 학자와 달리, 사이버 공간의 특성에서 이대남 문제를 파헤친다. 따라서 훨씬 직접적이고 자세하고 실전적이다.

특히, 저자 황희두 씨는 프로게임머 출신으로 한때 이들이 활동했던 사이버 공간에서 함께 놀았던 전력이 있다. 그래서 더욱더 그들의 활동과 생리에 밝을 뿐 아니라 맞춤형 대책까지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20대 극우는 자연발생한 것이 아니라 보수 정치권에 의해 육성되고 조장됐다. 그 첫 씨앗이 뿌려진 계기는 노무현 정권의 탄생이었다.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노무현 후보가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승리하자, 최병렬이 대표로 있던 당시 한나라당은 노 후보의 승인을 인터넷의 힘으로 보고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사이버 전사'를 키우기로 한다.
이런 흐름이 박근혜 대표로 이어지고, 작업이 정권 차원에서 본격화한 것이 이명박 정권 때다. 이명박 정권은 그의 측근인 원세훈 국정원장을 사령탑으로 삼아 20대 남자들의 극우 전사화를 주도했다. 군과 경찰 등 가용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다 동원하다시피 했다.
저자는 윤석열 정부의 탄생은 바로 이명박 때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이라면서, 지금 사이버 공간을 무대로 하는 이대남의 극우화를 방치하면 10여 년 뒤 다시 제2의 윤석열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한다.
물론 이명박 정권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20대 극우화를 육성한 것은 아니다. 그전에 20대들이 노는 사이버 공간, 커뮤니티가 있었다. 20대 남자들이 디지털 환경의 변화와 남자만 하는 병역의무에 대한 불만 등을 등에 업고 이런 사이버 공간에 몰려들었다. 2010년 출현한 일베, 아프리카TV, 일베의 쇠퇴와 함께 대체재로 등장한 펨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커뮤니티는 점차 조롱을 일삼고 혐오를 보상화하며, 그로 얻은 포인트를 현금화하고 도박을 플랫폼화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황 씨는 ① 밈 중심의 정치화 ② 놀이형 혐오 ③ 조직적 여론조작 ④ 반지성주의의 음모론 확산 ⑤ 커뮤니티의 권력화 ⑥ 연령 하향과 시민적 정체성 약화를 이들 커뮤니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꼽았다.
이명박 정권은 이런 커뮤니티에 의도적으로 잠입해 조롱과 혐오를 부추기는 공작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이런 악행은 원세훈 등의 수사에서 상당 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들의 공작이 중단됐다고 해서 극우 커뮤니티의 활동이 자연적으로 중단되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는 것이다.
이미 조롱과 혐오를 통해 돈맛을 본 사람들이 자가발전을 하기 시작했고, 민간의 외피를 쓴 전직 공작원 등이 들어와 계속 조장질을 하면서 이미 광범위하고 강고한 생태계가 조성됐다. 황 씨는 지금은 리박스쿨과 전광훈·손현보 등의 극우 종교 세력의 가담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종교·문화 등 사회 전역에 극우들이 똬리를 튼 채 심리전, 여론전, 정보전, 인지전을 전개하는 상황까지 발전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 진영의 사람들이 이 문제를 정면에서 대응하기보다는 외면하거나 방치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극단적인 사람은 늘 있기 마련이라는 '한 줌론', 그들은 관심받는 게 목적이니 괜히 언급해 그들의 먹이가 될 필요가 없다는 '먹이 금지론',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 것이라는 '자정 작용론'을 내세우며 별것 아닌 것처럼 대하는데, 이것은 전혀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는 게다.
그는 20대 극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즉 '사이버 내란'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려면 정보 생태계의 구조·플랫폼 알고리즘·감정 소비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문제는 복잡하고 길고 거대하다. 인맥·정보·자금·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얽혀 수십 년째 지속돼 왔고, 그 안에는 국가권력뿐 아니라 민간 기업, 사이비 종교 세력까지 얽혀 있다"면서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쫓지 말고 뿌리 깊은 구조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그렇다고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없고 '사이버 내란 특별법' 제정과 '국정원 개혁'을 통해 적어도 10년 이상은 꾸준히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을 요약하자면, 그들이 어떤 생태계 속에서 어떤 언어와 논리로 활동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 차근차근 그리고 끈질기게 해독 작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 속에는 40대 이상의 기성세대가 전혀 모르는 얘기가 가득하다. 이대남과 이대남 현상을 파악하려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유한다. 극우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는 이준석 같은 정치인과 극우 사이버 육성 공작을 하거나 앞서고 있는 전직 국정원 직원, 극우 활동가들의 이름과 계보, 배경을 알게 되면 이대남 뉴스를 보는 눈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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