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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한 60대 대리운전 노동자가 만취 승객의 차량에 매달린 채 약 1.5㎞를 끌려가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계는 이번 참변이 대리운전 노동자의 위험한 노동 환경과 제도적 사각지대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유성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 14일 새벽 1시 15분께 대전 유성구 관평동 한 도로에서 자신을 태워 운전하던 60대 대리운전 기사 B씨를 차량 밖으로 밀쳐내고 약 1.5㎞를 주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 송치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으며, 회사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청주로 향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안전벨트에 걸린 채 차량에 매달려 끌려갔고, 도로 옆 보호난간에 충돌한 뒤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B씨는 10년째 대리운전을 하며 두 자녀를 키워온 가장이었다. 사고 당일에도 “대전에서 청주 가면 4만 원을 벌 수 있다”며 일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민주노총은 1일 성명을 통해 “고인은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였기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위험을 감지하고 운전을 멈췄더라도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모순된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고객이 술에 취해 폭언이나 폭행을 해도 쉽게 운전을 멈출 수 없는 환경에 있다. 호출형 플랫폼 구조 속에서 ‘거부’는 곧 수입 단절과 플랫폼 퇴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과 안전한 근로 환경을 보장하는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더불어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근로자추정제 도입,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면 적용이 필요하다”며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가 즉시 일을 중단하고 현장을 벗어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2인 1조 근무제 등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 쟁취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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