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png.jpg
전국철도노동조합 주최로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이 성폭력 2차 가해를 이유로 ‘연대 파기’를 의결한 단체인 ‘노동자연대’의 깃발이 산하 철도노조 집회 현장에 버젓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 민주노총 방침 준수를 요구하며 문제를 제기한 전교조 조합원이 폭언과 집단적 야유 속에 강제로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민주노총의 방침 유효성과 산하 조직에 대한 통제력 부재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ㅡ 연대 파기 단체 깃발 등장에 항의하자… 돌아온 건 성차별적 폭언과 강제 퇴장

 

학교와 교육청의 부당 처사에 맞서 오랫동안 투쟁해 승소 판결을 받아낸 지혜복 전교조 조합원이 최근 철도노조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성차별적 폭언과 강제 퇴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혜복 조합원이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철도노조 3개 지부 총파업 결의대회’ 현장에 ‘노동자연대’의 깃발이 등장했다.

 

노동자연대는 과거 민주노총 내 성폭력 사안과 관련한 2차 가해 행위로 인해 민주노총으로부터 ‘연대 중단’ 및 ‘연대 파기’ 결정을 받은 조직이다. 민주노총은 2020년 제5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동운동과 성폭력반대운동은 분리되지 않는다"며 모든 연대사업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이어 불과 몇 달 전인 2025년 12월 제16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도 "노동자연대가 여전히 반성과 사과, 성찰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2차 가해를 멈추지 않는 한 연대 파기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지 조합원은 이처럼 민주노총이 최근까지도 강력하게 재확인한 공식 방침을 위반한 노동자연대의 집단 참석과 깃발 설치에 대해 주최 측인 철도노조에 수차례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노동자연대 측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 조합원이 직접 노동자연대 대오로 이동해 깃발을 내릴 것을 요구하자 현장에서는 심각한 마찰이 빚어졌다. 지 조합원의 증언에 따르면, 일부 참가자들과 대오는 그를 향해 "아줌마는 나가라"는 등의 성차별적 언어폭력과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퍼부었다. 이어 다수의 참가자들이 지 조합원을 몸으로 밀치고 에워싸 고립시켰으며, 끝내 주최 측 집행부에 의해 대오 밖으로 강제로 끌려나왔다.

 

지 조합원은 "성폭력 2차 가해 조직이 버젓이 깃발을 올리는 상황에서 침묵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방침 위반 단체를 제지해야 할 주최 측이 오히려 문제를 지적한 당사자를 강제로 끌어내고 폭력을 방치했다"고 성토했다.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혜복 선생님(2026.09.09.).png.jpg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지혜복  교사  (2026.09.09.)

 

이 사건이 알려지자 전교조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전교조 위원장은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문제 제기를 진행 중이며,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임시 회의 소집 등을 통해 조직적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ㅡ 민주노총 방침 철회인가, 산하 조직 통제력 상실인가

 

이번 사태를 두고 노동계 안팎에서는 두 가지 핵심적인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민주노총의 ‘노동자연대 연대 파기’ 공식 방침이 바뀐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민주노총이 2020년에 이어 2025년 12월에도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 없는 한 연대 파기 결정을 결코 번복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명시했음에도, 산하 조직의 공식 집회에서 해당 단체의 깃발이 버젓이 들어선 배경에 대해 민주노총의 명확한 해명이 요구된다.

 

둘째, 민주노총 및 가맹 산하 조직인 철도노조의 현장 통제력과 규율이 사실상 상실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앙 집행부의 명확한 연대 파기 결정이 존재함에도 현장 집회 주최 측이 이를 집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공식 방침 준수를 요구한 조합원에게 성차별적 폭언과 물리적 강제력이 행사되도록 방치·조달한 것은 민주노총의 조직적 자정능력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

 

지혜복 조합원은 "어제 일어난 심각한 폭력에 대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과 해결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본지는 노동운동 내부의 성찰과 건강한 비판을 통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자 하는 정론지로서, 본 보도 내용에 대한 이견이나 반론이 있을 경우 언제든 적극 수용하고 게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관련 단체 및 당사자분들의 정당한 반론권 행사를 항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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