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철학
  • : 제6장 사회 발전 법칙과 역사 창조자 (3)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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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 없이는 진보도 없다. 이것은 문명이 지금까지 따라온 법칙이다.“(엥겔스,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 1886)

 

 인류의 수천 년 문명사는 어떤 의미에서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계급투쟁, 사회혁명과 사회개혁은 사회 기본모순 운동의 필연적 결과이며, 사회 발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ㅡ 인류는 계급투쟁의 역사

 

계급투쟁은 계급 이익의 근본적 충돌로 인한 계급 간의 대립과 투쟁이다. 계급투쟁은 계급 간 물질적 이익의 근본적 대립, 사회 경제 관계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모든 계급투쟁은 결국 경제적 이익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역사상 모든 착취 계급은 자신들이 점유한 생산 수단과 생산 체계에서 차지하는 지배적 위치를 이용하여 피착취 계급에게 잔혹한 착취와 약탈을 자행했다. 동시에, 경제적 지배자의 위치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피지배 계급에 대한 정치적 지배와 사상적 통제를 실행했다. 피착취 계급은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고 착취와 억압받는 위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항하게 된다. 계급투쟁은 계급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이며, 계급 사회의 전체 발전과정에 걸쳐 있다.

 

계급투쟁은 사회 기본모순이 계급사회에서 직접적으로 표현된 것이며, 계급사회 발전의 직접적 동력이다. 계급사회에서 생산력과 생산관계, 경제 기초와 상부구조의 모순이 일정 정도로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계급투쟁을 통해 표현된다. 사회 발전의 경제적 원인과 계급투쟁의 동력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역사적 유물론에 따르면, "모든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궁극적 원인과 위대한 동력은 사회의 경제적 발전, 생산 방식과 교환 방식의 변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의 서로 다른 계급으로의 분화, 그리고 이러한 계급들 간의 투쟁이다."(프리드리히 엥겔스,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1886) 

 

근대 이전의 계급투쟁이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은폐되어 있었다면, 근대 유럽에서 봉건제도의 붕괴와 함께 일어난 격렬한 혁명은 계급투쟁의 역할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프랑스 왕정복고 시기의 역사학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역사적 변화를 정리하면서, 계급투쟁이 중세 이후 프랑스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토지 귀족과 부르주아지 두 계급의 지배권 쟁탈이 영국 전체 정치투쟁의 중심이었다. 1830년부터 영국과 프랑스에서 노동자계급은 이미 지배권을 다투는 제3의 계급으로 인정받았다. "이 세 개의 주요 계급의 투쟁과 그들의 이익 충돌은 현대 역사의 동력이며, 적어도 이 두 가장 선진적인 국가의 현대 역사의 동력이다."(프리드리히 엥겔스, <영국 노동자계급의 상태>,1845) 

 

계급투쟁이 계급사회 발전에 미치는 추동 작용은 사회 형태의 교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사회 기본모순이 첨예화될 때, 즉 낡은 생산관계가 생산력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산력 발전의 족쇄가 될 때, 낡은 생산관계를 유지하려는 반동 계급은 필연적으로 생산력 발전의 요구를 대표하는 선진 계급과 첨예한 대립을 형성한다. 이때, 선진 계급이 반동 계급에 대항하는 혁명을 통해서만 반동 계급의 지배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 형태를 건설함으로써 생산력을 해방시키고 사회 발전을 추동할 수 있다. 

 

계급투쟁의 작용은 또한 동일한 사회 형태의 양적 변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피착취 계급이 착취 계급에 대항하는 투쟁은 서로 다른 정도로 착취 계급의 지배를 타격함으로써 반동 지배 계급이 일정한 양보를 하도록 강요하고, 일부 경제 관계와 정책을 조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사회 모순이 일정 정도 완화되게 함으로써, 많든 적든 생산력의 발전과 사회의 진보를 추동하고 사회 형태의 질적 변화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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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르타쿠스'(1960)의 한 장면

 

역사상 유명한 스파르타쿠스 봉기, 진승·오광 봉기, 만적의 난, 그리고 수많은 노예 봉기와 농민 봉기는 모두 노예주 계급이나 지주 계급의 통치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으며, 일정 정도 노예제도나 봉건제도의 기반을 동요시켰다. 근대 프롤레타리아가 부르주아지에 대항한 투쟁도 자본주의 제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부르주아지가 생산관계와 통치 방식을 끊임없이 조정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일정 정도 사회 발전을 추동했다. 계급투쟁의 역사적 역할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로 다른 시대의 생산 발전 상황과 사회 기본모순의 상황에서 설명해야 한다. 객관적 현실을 떠나 계급투쟁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부정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

 

ㅡ 마르크스주의 계급분석 방법론

 

마르크스주의의 계급 및 계급투쟁 관점을 사용하여 계급사회의 사회 역사 현상을 관찰하고 인식하는 것이 마르크스주의의 계급 분석 방법이다. 계급 분석 방법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사회 현상을 통해 계급사회의 본질과 법칙을 인식하는 데 지도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계급 분석 방법은 계급 상황을 전면적으로 분석하고, 각 계급의 경제적 지위, 정치적 입장 및 이데올로기를 분석함으로써 전체 계급 관계와 계급역량 대비를 전면적이고 동태적으로 파악할 것을 요구한다. 사회 현상에 대한 계급 분석을 할 때, 계급 모순과 비계급 모순, 기본 계급과 비기본 계급, 계급 대립과 계급 차이, 서로 다른 계급과 서로 다른 계층, 적과 우리의 모순과 ‘인민 내부 모순’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사회주의 초급 단계의 계급투쟁은 특수한 형태의 계급투쟁으로서, 역사상 계급투쟁이 사회주의 조건 하에서 특수한 형태로 남겨진 것이며, 이미 사회의 주요모순이 아니다. 동시에 국내외 적대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계급투쟁은 일정 범위 내에서 여전히 장기간 존재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계급투쟁은 점차 약화되고 완화되어 최종적으로 소멸할 것이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계급투쟁이 격화될 수도 있다. 사회주의 초급 단계에서 계급투쟁을 확대하는 것은 잘못된 경향이며, 계급투쟁의 ‘소멸론’을 주장하는 것도 잘못된 관점이다.

 

계급투쟁이 일정 정도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사회혁명을 초래한다. 혁명은 사회 형태의 질적 변화를 표시하며, 그 본질은 선진 계급이 반동 계급의 통치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 제도로 낡은 사회 제도를 대체하여 생산력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국가 정권이 반동 계급의 손에서 선진 계급의 손으로 이전되는 것은 사회 형태 변혁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표지다. 사회혁명은 사회 기본모순의 첨예화에서 비롯된다. 역사적으로 노예제를 타도한 신흥 지주 계급 혁명, 봉건제를 타도한 신흥 부르주아 혁명, 그리고 자본주의 제도를 타도한 프롤레타리아의 사회주의 혁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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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년 독일혁명 당시 베를린의 모습을 그린 역사화

 

ㅡ 혁명이 사회 발전에서 하는 역할

 

혁명이 사회 발전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혁명은 사회 형태 변화를 실현하는 결정적인 단계로, 낡은 생산관계가 생산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낡은 상부구조가 낡은 생산관계를 고집할 때, 반드시 사회혁명이라는 수단을 통해 사회 발전의 장애물을 파괴해야 한다. 혁명은 인민대중이 역사를 창조하는 적극성과 위대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한다. "혁명은 압박받는 자와 착취 받는 자의 성대한 축제다. 인민대중은 혁명 시기처럼 새로운 사회 제도의 적극적 창조자로서 등장하는 때가 없다."(로자 룩셈부르크, <대중파업, 정당, 노동조합>, 1906)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계급 대립을 제거하고 전 인류의 문명 성과를 충분히 활용하여, 사회의 전면적 진보를 촉진할 조건을 창조한다. "오직 위대한 사회혁명이 부르주아 시대의 성과, 세계 시장과 현대 생산력을 지배하고, 이 모든 것을 가장 선진적인 민족의 공동 감독하에 두었을 때만, 인류의 진보는 끔찍한 이교도의 신처럼 희생자의 두개골로 만든 술잔으로 달콤한 술을 마시는 것 같은 일이 없을 것이다."(마르크스, <인도 통치에 관한 영국의 미래 통치>, 1853)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다."(마르크스,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1852)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킨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혁명(1919년).png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킨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혁명(1919년)

 

ㅡ 개혁의 의미

 

혁명이 사회 형태의 질적인 변화라면, 개혁은 동일한 사회 형태 발전과정에서의 양적 변화다. 근본적으로 말하면, 개혁은 일정한 사회 형태의 자기완성 혹은 자기 발전으로서, 지배 계급이 자신이 수립한 사회 제도를 공고히 하고 완성하기 위해 사회 각 영역에서 혁신 조치를 취하는 것이며, 피지배 계급이 지배 계급과 현존 사회 제도를 타도하기 위해 발기한 운동은 아니다.

 

개혁은 사회 기본모순 운동의 필연적인 산물이다. 특정 사회 형태의 양적 변화 과정에서 사회 기본모순이 일정 정도 발전했지만 아직 혁명을 일으킬 정도로 격화되지 않았을 때, 개혁의 방식이나 수단에 의존하여 생산력과 맞지 않는 생산관계와 경제적 기초와 맞지 않는 상부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만약 혁명이 현존하는 사회 기본제도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력을 이미 그것을 수용할 수 없는 낡은 생산관계에서 해방시키는 데 적합하다면, 개혁은 낡은 사회 체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다. 즉, 사회 기본제도를 변경하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관계 중 생산력에 적응하지 못하는 측면과 부분을 변혁함으로써 생산력을 해방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착취 계급이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는 사회에서도 일부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가들은 자신 계급의 장기적 통치를 위해 개혁 조치를 취하기도 하지만, 많은 개혁이 지배자의 기득권을 건드려 실패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무술변법(戊戌變法)이 그렇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개혁도 적지 않았다. 중국 고대 전국시대에 상앙(商鞅)의 변법은 진(秦)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어 진나라가 6국을 멸망시키고 통일된 진왕조를 건설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한나라 초기의 개혁은 한무제 시기의 번영을 가져왔다. 당나라 초기의 개혁은 "정관지치(貞觀之治)"와 "개원지치(開元之治)"를 이루었다. 북송의 왕안석은 적극적으로 변법을 추진하고 신정을 시행하여 사회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최고 통치자 페리클레스가 경제 정책, 정치 체제, 군사 등 방면에서 과감하게 개혁을 추진하여 고대 그리스의 번영을 촉진했다. 

 

한국 고대 및 중세 역사에서도 지배 계급의 기득권을 건드리며 시도된 개혁 사례가 존재한다. 예컨대 고려 광종의 전제 왕권 강화 개혁 (949~975년)이 그것인데, 호족 세력의 영향력이 강해 중앙 집권 체제가 약화되던 시기에 노비안검법(奴婢按檢法)을 실시해 호족의 사유 노비를 국가가 조사해 일부 해방시키고, 과거제를 도입하여 유교적 인재 등용으로 호족 중심의 세습 체제를 견제하고자 했다. 하지만 왕권 강화에는 성공했으나 호족들의 격렬한 반발로 일부 정책을 철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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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고려시대 만적의 난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도 개혁에 의존했다. 20세기 30년대 미국에서 나타난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은 금융 정비, 산업생산 조절, 노사관계 조정 등의 수단을 통해서 미국이 당시의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였으며, 이후 미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사회주의 사회의 발전 역시 개혁과는 떼어놓을 수 없다. 엥겔스는 "이른바 '사회주의 사회'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 제도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혁하는 사회로 보아야 한다"(엥겔스, <반뒤링론>,1878)고 지적했다. 사회주의 개혁은 사회주의 제도의 자기완성이자 자기 발전으로서, 생산력을 해방시키고 발전시키며 사회의 전면적인 진보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 중국 개혁의 대상은 생산력 발전을 저해하는 경제 체제와 정치 체제, 문화와 교육 체제, 과학기술 체제 등이다. 그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전통적인 계획경제 체제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제도 혁신"으로서 그 목적은 생산관계가 생산력 발전에 적응하게 하고, 상부구조가 경제적 기초의 발전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다. 현대 중국 개혁의 깊이와 넓이, 새로운 체제로 낡은 체제를 대체하고 생산력을 해방시킨다는 의미에서 볼 때, 개혁은 또한 하나의 혁명이며 중국의 "제2의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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